진에어 그린윙스 김유진을 잡아낸 뒤 기자석으로 들어온 박령우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역전승을 거두긴 했지만 본인이 잘해서가 아니라 김유진의 실수와 무모한 패기 덕분에 이긴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박령우는 "김유진이 2세트에서 환상 유닛을 10기 이상 만들면서 무리한 덕에 내가 이길 수 있었다"라면서 "내 본래 스타일을 버리고 대세 저그의 스타일로 풀어가려다 보니 많이 꼬였고 경기력도 좋지 않은데 곧 박령우 스타일로 돌아오겠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령우와의 일문일답.
Q 역전승을 따낸 소감은.
A 사도에게 휘둘리면서 0대2로 질 줄 알았다. 게임하는 내내 화가 나더라. 김유진이 심리전을 많이 걸어서 혼란스러웠는데 끝까지 해보자는 생각으로 끌고 간 것이 승리한 요인인 것 같다.
Q 1세트에서 엄청나게 유리했다.
A 저글링 드롭이 성공했지만 불리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초반 전략은 통했지만 사도 흔들기에 너무나 많이 당했다.
Q 2세트에서는 초반부터 불리했다.
A 김유진이 파수기를 엄청나게 뽑으면서 세리머니를 하려 하더라. 나도 그것이 진짜 병력인 줄 알고 절반을 나눠서 12시에 배치하기도 했다. 당하다 보니 오기가 생겼고 집중력이 높아졌다. 그 덕에 역전승한 것 같다.
Q 2세트에서 역전승한 것이 도움이 됐나.
A 3세트에서는 사도만 잘 막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최근에 경기력이 떨어진 것 같다.
A 내 스타일을 잊어버린 것 같다. 스타일 없이 다른 저그들처럼 하려다 보니까 잘 풀리지 않았다. 오늘 경기하면서 대세를 따르기 보다는 내 스타일대로 가져가는 것이 승률이 높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Q 두 경기가 남았다.
A 강민수만 잘 풀어내면 이길 것 같다. 저그전이라 고민이긴 하지만 잘 풀어보겠다.
Q 하고 싶은 말은.
A 최근에 휘둘리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실수도 많았다. 내 스타일을 갖춰서 돌아오겠다.
서초=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