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중국 광저우에서 펼쳐진 EA 챔피언스컵 서머 2017(이하 EACC) 8강에서 아디다스 에이스를 제압하고 내려온 아디다스 엑스 선수들은 감격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너무나 간절했던 승리였기 때문이었다.
전날 펼쳐진 조별 예선에서 아디다스 에이스는 조1위로 8강에 올라갔다. 그러나 엑스는 정재영을 제외하고 이호와 이상태가 별다른 활약을 해주지 못해 조3위로 가까스로 8강에 합류했다. 전문가들은 에이스의 낙승을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엑스의 2대0 승리, 게다가 조별 예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이호와 이상태가 에이스 팀의 '에이스'인 변우진과 신보석을 제압하고 경기를 끝냈다. 버스 기사였던 정재영을 한낱 승객으로 만들어 버리면서 말이다.
전날 이상태는 숙소에서 눈물을 펑펑 흘렸다고. 이상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해 형들에게 너무나 미안해서 울었다"라며 "(정)재영이형이 울고 싶은 만큼 울고 나면 마음이 풀릴테니 실컷 울라고 해줬고 그 덕분에 오늘 경기장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호는 "이상태와 함께 이번 8강에서는 정재영을 쉬게 해주자고 다짐했다"라며 "경기 전까지는 연습 때 한 번도 이기지 못해 불안했는데 경기석에 앉으니 상대인 변우진이 더 긴장한 것 같아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상태와 이호는 한결같이 "간절함의 승리"라고 말했다. 이상태와 이호, 정재영은 챔피언십에서 중위권에 머물렀던 선수들이다. 게다가 승강전을 통해 챔피언십 본선에 올라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EACC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고.
이호는 "모두들 4강 경기에서 네메시스의 승리를 예상하겠지만 우리의 생각은 다르다"라며 "내가 져도 정재영이 있다는 생각 덕분에 마음 편하게 경기를 하게 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태 역시 "우리의 간절함은 다른 팀들과 비교할 수 없다"라며 "지난 시즌에서도 우리 팀이 더 간절해서 우승을 한 기억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간절함이라는 마음이 기적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EACC에서 기적을 써가고 있는 엑스가 마지막까지도 기적의 주인공이 될지 관심이 모인다.
광저우=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