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틱 하이는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OGN e스타디움에서 열린 오버워치 에이펙스 시즌4 16강 A조 4경기에서 러너웨이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3대0 완승을 거뒀다. 이태준은 루나틱 하이 복귀 후 두 번째 경기 만에 승리를 맛봤다.
다음은 이태준과의 일문일답.
Q 경기에서 승리한 소감은.
A 기분이 좋다. 어느 팀보다도 엄청 열심히 연습했다. 연습한 만큼 경기력이 나온 것 같아서 좋다.
Q 오랜 기간 쉬었다. 쉬면서 많은 생각을 했을 것 같은데.
A 너무 많이 힘들었다. 경기하는 것을 뒤에서 지켜보면서 꼭 무대에 다시 서야겠다는 마음으로 게임을 꾸준히 하고 있었다. 복귀하니 긴장이 너무 많이 됐다. MVP전에서는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제 실력 발휘를 못한 것 같다. 이제야 무대에 적응해서 내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Q 팬들 사이에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A 안 좋은 얘기도 많지만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버틸 수 있다. 저를 비판하는 글들 보면서 자극받아 연습을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안 좋은 얘기들도 피드백을 받아들여 긍정적으로 소화하려 한다.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보답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Q 오버워치 리그 서울팀 1차 명단에 들어가지 못했다.
A 얘기는 계속 하고 있다. 내가 서울팀에 보여준 것이 없다. 지금부터 보여줘야 할 부분이다. 에이펙스에서 '후아유' 이승준과 내가 서울팀에 안가기 때문에 출전해야한다는 시선도 있는데, 선발 라인업은 스크림을 통해 결정하고 있다.
Q 이승준과는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A 연습 과정에선 승준이와 나와의 호흡이 많이 안 맞았었다. 다른 방법으로도 연습해보고 '기도'-'후아유', '이태준'-'에스카' 조합으로도 연습해봤는데 나와 '에스카' 형 조합으로 좋은 그림이 나와 지난 경기에 출전했던 것이다. 그 이후 '후아유'가 겐지-파라-둠피스트를 모두 다룰 줄 알기 때문에 지금 메타에 필요한 존재라 포커싱을 '후아유'에 맞췄다. 그리고 스크림을 통해 '후아유'에 적합한 나머지 3명을 정했다.
Q 러너웨이는 1승을 한 상태였다. 지면 탈락인데, 부담되지 않았나.
A 솔직히 부담됐었다. 개인적으로 한 경기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MVP보다 러너웨이가 서너 배는 더 무서웠다. MVP에게 지고 나서 내 자존심이 무너졌었다. 나 때문이 아니더라도 내가 출전해 지면 나 때문이란 시선이 생기니 지면 부담이 클 것 같았다. 팀원들이 자신감 회복에 많이 도움을 준 덕분에 경기를 할 수 있었다.
Q 경기는 상대적으로 쉽게 이겼다.
A '눔바니'는 연습을 많이 했다. 분석도 해서 러너웨이가 '눔바니'를 선택할 것도 알고 있었다. 반대로 '아누비스신전'은 연습을 많이 못했다. '볼스카야인더스트리'나 '하나무라'를 선택할 줄 알았는데 '아누비스신전'을 선택해서 당황했다. 류제홍 선수가 솜브라 연습을 많이 해 '토비'의 루시우로 원힐을 돌리고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자고 했다. B거점에서 솜브라로 잘 막은 것 같다. 완벽히 방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러너웨이가 계속해서 한쪽 길로만 왔다. 오른쪽 길을 막는 법을 잘 알고 있어 쉽게 막은 것 같다. 여러 동선으로 왔다면 우리도 말릴 수 있었다.
Q 3세트 위도우메이커는 준비된 전략이었나.
A 상대가 겐지를 쓸 것 같았다. 0대2로 밀리는 입장에서 둠피스트를 꺼내는 것은 모험일 것 같아 가장 자신 있는 픽을 쓸 거라 예상했다. 겐지만 걷어내면 프리딜을 할 수 있으니 많이 압박해달라고 했다. 탱커 싸움에서 안 밀리다 보니 쉽게 이긴 것 같다.
Q 다음 상대가 메타 아테나인데.
A 오늘 러너웨이를 3대0으로 이기면 8강 진출 확정이라 생각했다. 메타는 현재 A조에서 가장 약한 팀이라 생각하고 있어 어느 조합으로 나와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
Q 메타가 약팀이라 생각하는 배경은.
A 딜러진은 누가 봐도 강하다. 하지만 힐탱 부분에서 버텨주지 못하면 딜러들이 할 수 있는 게 한정적이다. 반면에 우리는 딜러가 약하고 힐탱이 세다는 이미지가 있다. 그 말에는 부정하지만, 그 말이 맞다고 해도 힐탱이 세면 딜러도 세진다. 메타의 힐탱이 보완되지 않으면 우리가 3대0으로 이길 수 있을 거라 예상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항상 응원해주신 분들 때문에 프로게이머 생활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다. 감사하다는 말 전해드리고 싶다. 저를 싫어하는 분들도 많다. 감사하게 피드백 받고 있다. 공개되지 않은 곳에서 개인적으로 심한 말들을 많이 들었다. 항상 그렇게 저를 미워해주셔도 좋다. 자극제로 생각해 더 열심히 하겠다.
마포=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