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라이스의 프로토스 김대엽이 2017년을 최고의 한 해로 장식했다. GSL 시즌1에서 정상에 섰던 김대엽은 2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진에어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 프리미어 2017 시즌2 결승전 박령우와의 대결에서 4대3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면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김대엽은 "결정적인 순간에 항상 내 발목을 잡았던 박령우와 상대해서 부담되긴 했지만 이번에는 꼭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결승에 임했고 정상에 서서 좋다"라면서 "WCS 포인트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여세를 몰아 블리즈컨에서도 우승하고 싶고 영원히 스타2와 함께 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김대엽과의 일문일답.
Q GSL에 이어 SSL에서도 정상에 섰다. 소감은.
A 마지막 순간에 GG를 받을 때 울컥했다. 오늘을 위해서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연습한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Q GSL 우승보다 오늘 우승에 더 감동한 것 같다.
A 상대가 특별해서 그런 감정이 드는 것 같다. 박령우에게 큰 대회에서 항상 패했다. 박령우가 최근 기세도 엄청나게 좋았고 프로토스를 연파하면서 올라와서 더 이기고 싶었다. 그래서 다른 대회들보다 더 값진 우승인 것 같다.
Q 박령우가 초반부터 전략을 구사하면서 흔들기에 나섰다.
A 후반 운영을 자신 있어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장기전이 많이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1, 3세트에서 초반에 대군주 드롭을 시도하면서 오늘의 콘셉트가 초반 전략인 것을 깨달았다. 또 같은 팀인 강민수가 5세트를 마치고 나서 "박령우가 전략적인 수를 많이 두니까 염두에 두라"고 조언했던 것이 들어맞으면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
Q 아쉬웠던 세트는.
A 4세트인 '오딧세이'였다. 정말 많이 준비했던 세트였는데 저글링과 맹독충 올인에 무너지면서 2대2가 된 것이 아쉬웠다.
Q 2세트에서 장기전 끝에 졌다. 그 경기는 아쉽지 않았나.
A 박령우가 거북이처럼 웅크린 탓에 내가 할 것을 하지 못했다. 양쪽을 왔다갔다만 하다가 모선이 잡히면서 패했던 것 같다. 김도우와의 장기전에서 얻는 교훈이 있는 것 같더라.
Q 5세트에서 박령우는 군단숙주를 쓰려고 했다. 예상했던 전략인가.
A 4세트까지 군단숙주가 안나오길래 '버렸나'라고 생각했는데 5세트에서 군단숙주가 딱 보이더라. 체제상 내가 이기는 타이밍이어서 밀어붙였다. 만약 히드라리스크나 바퀴와 같은 유닛이었다면 장기전으로 갔을 것 같은데 저글링과 맹독충 중심이어서 미리 뽑아 놓은 집정관을 활용해 치고 들어갔고 결과적으로는 병력 조합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Q SSL에서 우승하면서 한국 지역 WCS 포인트 1위를 확정했다.
A 한국 지역 1위라는 것이 의미가 있긴 하다. 9년 동안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내가 1위에 올라선 적이 거의 없었기에 어색하다.
Q 올해에 양대 리그를 제패했다.
A 프로게이머를 하는 동안 내가 이런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지 못했다. GSL을 우승했을 때 '나에게도 이런 상황이 오는구나'라고 생각했고 2017년에 우승을 하나 더 할 줄 정말 몰랐다. 정말 뿌듯하다.
Q 블리즈컨이 남아 있다. 우승 욕심이 날 것 같다.
A 정말로 우승해보고 싶다. 작년에 처음 갔는데 4강까지 올라갔다.
Q 하고 싶은 말은.
A 내가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신 분들이 많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여기가 끝이 아닌 더 멋진 경기, 성과를 내는 김대엽이 되고 싶다. 그리고 스타2와 계속 함께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서초=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