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잘나가는 지상파 방송 뉴스 기상 캐스터였던 신예지 과장. 그녀는 KBS 기상 캐스터로 활약하면서 김사랑 닮은꼴로 많은 남성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 주인공입니다.
지난 5월 갑작스럽게 KBS를 퇴사한다는 소식을 전하고 4개월 뒤 그녀는 전혀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가 준비하고 있는 e스포츠 사업인 WEGL을 알리는 '겜덕(게임 덕후의 줄임말)' 방송인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지상파 기상 캐스터가 갑자기 게임 업계로 뛰어든 행보는 분명 일반적이지는 않아 보입니다. 전 국민이 보는 뉴스의 기상 캐스터를 그만 두고 특정 기업에 그것도 전혀 인연이 없는 게임을 하겠다고 하니 팬들뿐만 아니라 신예지 지인들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일 수밖에 없었죠.
지금까지 대부분의 게임이나 e스포츠 여성 방송인들은 더 높은 곳으로 날아 오르기 위해 잠시 인지도나 경험을 쌓는 곳으로 이곳의 문을 두드렸죠. 실제로 많은 여성 방송인들이 야구나 경제 등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로 인해 게임 팬들은 여성 방송인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상파 뉴스에서 게임으로 자리를 옮긴 신예지는 완전히 반대 상황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이런 선택을 한 것일까요? 트위치 쇼를 통해 팬들에게 인사하고 향후 WEGL을 통해 게임 팬들과 계속 만나게 될 '최강 겜덕 방송인' 신예지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숨겨왔던 나의..."
그녀가 게임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도저히 게임을 즐길 것 같지 않은 그녀의 외모 때문이겠죠. 새침하고 도도해 보이는 이미지 때문인지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억대 연봉을 준다고 제안했냐"는 농담을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숨겨왔던 비밀이 하나 있었습니다.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게임 덕후였던 과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녀가 얼마나 심한 게임 덕후였는지 들으면 다들 이 상황에 대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리니지부터 시작해 거상, 조선협객전 등 다양한 게임을 즐겼어요. 특히 조선협객전은 최고 레벨을 달성했고 모든 캐릭터의 아이템과 스킬을 외웠죠. 게임을 하다가 학교 등교도 못했을 정도였으니까요(웃음)."
그렇다면 그녀는 어떤 계기로 게임에 이렇게 빠지게 됐을까요? 그녀에게는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는 또 한 명의 게임 덕후인 남동생이 하나 있다고 합니다. 남동생 덕에 그녀는 자연스럽게 게임을 접했고 게임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친한 남자 친구들도 그녀의 게임 실력은 인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에게 게임을 한 수 배워가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녀의 게임 사랑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깊고 넓은 크기였습니다.
"남동생이랑 시간만 나면 게임을 즐겼어요. 저의 학창 시절은 게임으로 시작해 게임으로 끝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단순히 경험을 쌓기 위해 이곳으로 온 것이 아니라 진짜 게임이 좋아서 이곳으로 온 것이니 게임 팬들도 반갑게 맞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쉽지 않았던 결심 그리고 도전
아무리 게임이 좋다고 해도 안정적인 지상파 아나운서의 길을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주변에서도 KBS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게임 업계에 입사하겠다는 그녀의 도전을 극구 말렸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KBS를 그만두겠다는 결심은 주변사람들에게는 철없는 생각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쉽게 결정한 것은 아니었어요. 어쨌건 아나운서 역시 제 꿈이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안정적인 직장이었기 때문에 더욱 망설여진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같은 일을 반복하는 일이 저의 가슴을 뛰게 하지는 못하더라고요. 나이를 더 먹기 전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녀의 결심을 지지해 준 가족이 있었기에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며 밝게 웃는 신예지 과장. 의아해 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고 자신의 꿈을 쫓기까지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던 그녀의 아픔과 결국은 이뤄냈다는 뿌듯함이 전해지는 듯 했습니다.
물론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겠죠. 아무리 꿈을 쫓아 왔다고 해도 그 길이 꽃길만 있지는 않을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두려워하기 보다는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에게는 딱 맞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WEGL과 함께 성장해 나갈게요"
그녀가 단순히 WEGL을 알리는 방송인의 역할만 하기 위해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한 것은 아닙니다. 그녀는 현재 크리에이터 악어와 함께 마인크래프트 리그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죠.
"단순히 방송인으로만 활동했다면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새로운 것을 만들고 기획하는 일이 너무나 재미있더라고요. 누가 시키는 일이 아닌 내가 하는 일, 내가 주인공이 되고 내가 주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일의 최대 매력같아요."
KBS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아이덴티티로 온 것을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는 그녀. 아이덴티티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WEGL을 성장시키고 본인 역시 성장해 나가기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녀의 다짐은 열정과 진심으로 가득했습니다.
"팬들이 제 진심과 열정을 알아주기를 바라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해요. 최선을 다해야겠죠. 리그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WEGL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저 역시 게임 팬들에게 인정 받는 방송인이 되는 것이 목표에요. 앞으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겁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데일리e스포츠는 10월 2일과 3일 신예지가 팬들을 위해 준비한 '기상캐스터 잔나 코스프레 화보'와 '겜덕 여자친구 콘셉트 화보'를 전격 공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글=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사진=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