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CFS는 이전 대회들에 비해 많은 면에서 변화를 꾀했다. 먼저 유저들에게 총기 스킨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해 대회 상금을 대폭 늘렸다. 크라우드 펀딩은 도타2 디 인터내셔널이나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스마일게이트는 이를 통해 CFS 2017 총 상금 규모를 105만 달러(한화 약 11억 3천만 원)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국내 게임사가 진행하는 e스포츠 대회 중에선 가장 높은 금액이다.
CFS 2017에서는 크로스파이어의 모바일 버전인 '탄'도 종목으로 추가됐다. 비록 초청전이지만 하나의 IP로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종목의 대회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이번 대회에는 중국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도 더해졌다. CFS 2017 개최지인 시안시의 체육국으로부터 공식 대회로 인정받은 것. 시안의 택시와 지하철 등 다양한 대중교통에 CFS 광고가 붙는 등 일반적인 e스포츠 대회가 아닌 한 도시의 공식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스마일게이트는 날이 갈수록 확대되는 CFS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지난 9월 자사 e스포츠팀을 e스포츠전략실로 승격시켰다. 스마일게이트가 e스포츠를 단순히 게임 마케팅 도구가 아닌 하나의 중요한 콘텐츠로 본다는 사실을 재각인 시킨 일이었다.
스마일게이트의 e스포츠전략실 여병호 실장은 "CFS의 가치가 더 커질 필요가 있다고 내부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크로스파이어라는 IP의 가치를 높이는데 e스포츠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내부에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부서의 위상만 올라간 것이 아니라 지난해부터 꾸준히 인원을 충원해오면서 실제로도 몸집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e스포츠팀이 e스포츠전략실로 승격한 데는 후속작인 크로스파이어2에 대한 대비도 포함돼있다고 볼 수 있다. 다년간 쌓아온 e스포츠 노하우를 앞으로 출시될 크로스파이어2에 녹여내겠다는 의도다.
CFS는 중국을 비롯해 남미와 동남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관심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FPS 게임이 다시 붐을 일으키고 있는 시점에 크로스파이어2가 등장해 일정 궤도에 오른다면 CFS에서 약체로 치부 받던 한국이 메인 무대로 나설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만약 CFS의 패권을 위협하는 팀이 한국에서 나오게 된다면 그 의미는 남다를 것이다. CFS는 중국 내에서 가장 강한 경쟁력을 가진 e스포츠 콘텐츠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를 서비스 중인 텐센트 관계자가 "CFS는 중국에서 롤드컵과 같은 위치"라고 말할 정도다. 실제로 CFS와 같은 시기에 e스포츠 대회를 준비 중이던 중국의 한 업체는 CFS와 일정이 겹치자 대회 연기를 결정했다. 그만큼 많은 중국 e스포츠 팬들의 시선이 CFS에 집중된다는 뜻이다.
여병호 실장은 CFS 2017의 흥행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까지 한 곳에서 독점으로 이뤄지던 중국 내 중계가 올해부터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나가면서 더 많은 시청자가 경기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CFS 2016의 글로벌 시청자 수는 2천 5백만 명에 달했는데, 올해는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여병호 실장은 "CFS는 매년 정점을 찍었다. 올해 또 다른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년간 대회가 진행되면서 CFS에도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이 생겼고, 국가별 라이벌 구도도 생겼다. CFS 2017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매치는 개막전으로 중국의 슈퍼 발리언트 게이밍과 브라질의 블랙 드래곤즈가 대결할 예정이다. 두 팀은 한 달 전 베트남에서 열린 인비테이셔널 결승전서 맞붙었고, 블랙 드래곤즈가 승리를 거두는 파란을 일으키면서 크로스파이어 국제 대회에서 중국팀을 꺾은 첫 해외팀이 됐다.
여병호 실장은 "중국팀이 우승을 내준 것은 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해외 선수들의 실력이 향상되니 박빙 승부가 자주 펼쳐진다. 전체 퀄리티가 높아져 재밌을 수밖에 없다. 인비테이셔널에서 중국 쪽 시청자 수가 높게 나온 이유가 경기가 재밌어서다. 그래서 올해 CFS가 많이 기대 된다"며 "물론 중국이 우승할 거라고 보지만 쉽게 이기진 못할 것 같다. 개막전부터 인비테이셔널 결승전의 리벤지 매치가 성사됐다. 어느 때보다도 재밌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여병호 실장은 국내 e스포츠 팬들에게도 CFS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여 실장은 "스마일게이트는 단순한 게임 개발사가 아니라 e스포츠 콘텐츠에 관심을 갖고 있는 회사"라며 "장기적으로 e스포츠를 해오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보여드릴 기회가 많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니 앞으로 좋은 콘텐츠가 나와 여러분을 뵙게 될 때는 다양하고 재밌는 콘텐츠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CFS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