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V는 3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KBS 아레나에서 열린 아프리카TV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리그(이하 APL) 파일럿 시즌 결승에서 상황에 따른 매끄러운 운영으로 매 라운드 상위권을 기록하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만난 KSV 선수단은 굉장히 기쁜 표정이었다. 1라운드에서 만점 활약을 선보인 '주원' 김주원은 "그동안 정말 힘들었는데 1등으로 마무리해서 정말 기쁘다"는 승리 소감을 전했고, '섹시피그' 한재현은 "오늘이 내 24년 인생에서 최고의 날인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APL 초대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 쥔 KSV는 어떤 팀으로 거듭나고 싶을까. 주장 '윤루트' 윤현우는 "보이는 것처럼 압도적으로 전투할 때 지지 않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공격을 가하는 팀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고, 김주원은 "배틀그라운드 프로 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다음은 KSV 노타이틀 선수단과의 일문일답.
Q 우승한 소감은.
A '주원' 김주원=그동안 정말 힘들었는데 1등으로 마무리 해서 정말 기쁘다.
A '에스더' 고정완=솔직히 1등 할 줄 몰랐다. 열심히 한 만큼 좋은 성적을 거뒀고, 팬 분들께 보답한 것 같아 기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A '윤루트' 윤현우=스트리머를 포기하고 프로 게이머에 도전했다. 동료들에게도 방송 키지 말고 연습 하라는 식으로 많이 잔소리 했는데, 오로지 우승을 목적으로 함께 합을 맞춰서 시너지 효과가 나온 것 같다.
A '섹시피그' 한재현=우승은 기대 안 했다. 정말 기분이 좋다. 오늘이 내 24년 인생에서 최고의 날인 것 같다. 정말 기쁘다.
Q 라운드 우승은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의도된 전략이었나.
A 윤현우=1등을 하기 위해선 그만큼 위험 부담이 필요하다. 마지막에도 순위 방어에만 집중하자는 전략이었다. 라운드 1등보다는 종합 우승을 노렸다.
Q 오늘 1라운드에서 명장면을 만들어 냈다. 어떤 상황이었나.
A 김주원=1라운드 때 다 동료들이 다 잡히고, 나도 버기 바퀴가 망가져서 위험했다. 그 상황에서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 보이는 선수를 잡고 보자는 생각이었다.
Q 오늘 활약이 좋았다. 자신감이 많이 생겼을 것 같은데.
A 김주원=연습을 더 많이 해서 더 잘해지겠다. 오늘 대회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Q KSV 노타이틀은 순위 방어보다 전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4라운드에선 물 속 순위 방어전을 택했다.
A 고정완=3라운드까지 1위였고, 도로로는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가다가 전력 손실이 생기면 순위 방어도 힘들 것 같아서 자기장을 맞으면서 안전하게 물로 가자고 판단했다. 일단은 잘 먹혀 들었고, 운이 좋아서 안전 지대가 계속 물에 걸렸다. 거기서 순위 방어가 됐다. 이후에 바위 오른쪽 있는 선수가 나올 때 우리도 시야가 보이지 않는 각에서 올라가자고 콜했다. 다같이 올라갔는데 내가 연막탄으로 살 수 있었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Q 경기력이 완벽하진 않았다. 팀에서 가장 개선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A 고정완=이동 경로가 비슷해서 많이 잘렸다. 집에 들어간 선수가 있는지 보고, 차도 빨리 먹고, 교전 상황에서 합도 맞춰야 한다. 개인적인 센스도 길러서 다방면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지금은 많이 부족하다.
Q 대회 이후 어떤 점을 보완해 준비할 생각인가.
A 윤현우=최대한 실수를 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연습 공간에서 극한의 상황을 많이 연출해 볼 생각이다. 급박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지 경험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Q 시즌 중반에 선수 교체를 겪었다. 많이 힘들었을 것 같은데.
A 윤현우=3인 스쿼드가 된 후에 아무 생각이 없었다. 유예 기간 10일 안에 같이 할 선수를 구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짧은 기간이더라. 스플릿이랑 예선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은 선수여야 하는데, 잘 한다고 알려진 선수는 이미 다 본선을 뛰고 있었다. 뽑기가 어려웠는데 김주원이 눈에 띄었다. 실력은 피드백 하면서 키우면 되고, 총을 잘 쏜다는 점 하나만 보고 영입했다. 사실 오늘 이전까지는 문제가 많았다. 양대 리그가 진행되는 상황이라 연습도 부족했고, 대회에서 합을 맞추는 상황이었다. 꾸준히 폼을 올리고 있었는데 오늘 좋은 결과를 내줘서 많이 고맙다.
A 김주원=결과가 좋아서 나도 좋다.
Q 가장 위협적이라 느낀 팀은 어디인가.
A 한재현=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론 우리가 합을 조금만 더 일찍 맞추고, 연습을 더 많이 했으면 압도적으로 1등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A 고정완='섹시피그' 선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Q KSV 노타이틀이 갖는 장점은 무엇인가.
A 윤현우=교전 상황에서 투척물을 잘 활용한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 싸워야 하는지, 중심에 자리를 잡고 있다면 어떻게 각을 벌리고 기습하는지 등 상황에 따른 방법을 잘 안다.
Q 고정완은 오래 살아남기로 유명한데, 비결이 있나.
A 고정완=내가 4번 포지션이기 때문이었다. 동료들이 앞에서 버텨주고, 나는 뒤에서 최대한 살면서 순위 방어를 했다. 사운드와 브리핑을 듣고, 적이 있는 곳을 예상해서 없는 쪽으로 몸을 숨기는 식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1번 포지션으로 바뀌어서 예전보다는 꽤 죽고 있다.
Q 모스트킬을 놓쳤는데, 아쉽진 않나.
A 한재현=아쉽진 않다. 오늘은 초반에 한 두 명씩 잘리다 보니까 킬을 먹을 기회가 별로 없었다. 모스트 킬보다는 제대로 싸워보지 못해서 아쉽다. 나한테는 잘 안 풀린 날이었다. 모스트킬은 다음 대회 때 노려보도록 하겠다.
Q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시청자 수가 많은 스트리머가 프로로 데뷔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현재까지 성과는 만족스러운가.
A 윤현우=한 번으로는 마음에 안 찬다. 우승을 하기 위해 팀을 꾸리고, KSV에 들어왔다. 프로와 스트리머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방송을 포기했다. 팬들에겐 죄송한데, 우승을 해서 다 같이 성장하고, 회사가 크는 것이 좋다는 판단이 들었다.
Q 방송을 보면 한재현이 김주원을 많이 혼내더라. 오늘 잘 했는데 해주고 싶은 말은 없나.
A 한재현=대회 전날까지도 혼났었다. 피드백을 많이 받고. 그런데 오늘 1라운드를 하고 깜짝 놀랐다. 정말 잘 했다고 칭찬 많이 해주고 싶다. 잠재력이 있는 선수라는 생각도 들더라. 오늘은 너 때문에 1등한 것이니 너에겐 최고의 날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주원아, 잘 했다!
Q 상금은 어떻게 쓸 생각인가.
A 김주원=부모님께 다 드릴 예정이다.
A 고정완=나중에 살기 위해서 저축할 예정이다.
A 윤현우=현실적으로 저축이 먼저인 것 같다.
A 한재현=어머니가 마사지 가게를 하나 차리고 싶다고 하시더라. 2,000만 원 정도 든다고 해서 차려 드릴 예정이다.
Q 노타이틀은 어떤 팀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A 윤현우=보이는 것처럼 압도적으로 전투할 때 지지 않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공격을 가하는 팀으로 기억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A 김주원=배틀그라운드 프로게이머를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팀이 KSV 노타이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A 고정완=우선 진심으로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너무나도 감사하다. 1등 했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다른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후원해주시는 게임단주 케빈 추 님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단장님, 감독님, 코치님 두 분, 그리고 형제팀 KSV 아셀에게 감사하다. 가족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더 열심히 하겠다.
A 윤현우=응원 해주시는 팬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그리고 내가 선수들에게 방송을 키지 말라고 해서 기다리고 계시는 팬분들이 많으실 것이다. 기다려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A 한재현=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그리고 저번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응원하러 와 준 여자친구에게 정말 사랑하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어머니께 꼭 마사지 가게 차려드리겠다. 케빈 추 단장님께도 정말 감사하고, 내일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푹 자겠다.
강서=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