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송병구를 만나기 위해 랜파티에 가장 먼저 참가 신청서를 작성했다. 스타1을 즐겨 보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6세 때부터 임요환 경기를 접했다고. 이후 임요환의 경기를 챙겨보다가 100승 상대였던 송병구를 처음 만나게 됐다.
"처음에는 안쓰러운 마음에 경기를 챙겨 보게 됐는데 점점 그의 매력에 빠져 들었죠. 송병구 선수의 모든 경기를 챙겨 봤고 언젠가는 꼭 실제로 보고 싶다는 꿈을 키웠어요. 하지만 제가 마음껏 경기장을 갈 수 있게 된 성인이 됐을 때는 송병구 선수의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없더라고요. 정말 아쉬웠어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송병구의 개인 방송을 챙겨 보던 이종원군. 그리고 이번에 WEGL에서 송병구를 초대해 랜파티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접하자 마자 뛸 듯 기뻤다고 한다.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는 설렘에 잠도 잘 못 잤다고.
랜파티 현장에서 이종원군은 ‘성덕(성공한 덕후)’이 됐다. 송병구와 단 둘이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잡은 것. 이종원군은 "이게 꿈 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며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올해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사실 전날 열린 MPL 현장에 갔다 왔어요. 처음으로 송병구 선수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쉽게 패해서 막 기분 좋게 보지는 못했거든요. 그래도 오늘 이렇게 기분 좋게 볼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네요. 이런 기회를 주신 WEGL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자신의 ‘광팬’을 만난 송병구 역시 들뜬 모습이었다. 송병구는 이종원군을 알아보며 "어제도 오셨고 제 방송을 꾸준히 챙겨 보시면서 자주 이야기도 해주신다"며 "예전에 같이 래더에서 만나 경기를 한 적도 있을 정도로 저를 지켜봐 주시는 고마운 팬"이라고 말했다.
그는 랜파티에서 퀴즈도 풀고 함께 온 친구와 함께 참가자들과 2대2 팀플도 즐기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송병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찍었다는 사실이 가장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게다가 송병구의 개인 방송에도 출연할 수 있었던 그는 팬들에게 "조경훈 아니냐"는 소리를 들으며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았다. 스페셜포스,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다 지금은 유명한 스트리머가 된 조경훈과 닮은 꼴로 송병구 방송을 지켜본 팬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사실 누군지 오늘 처음 들었는데 사진을 보니 거의 도플갱어 수준이네요(웃음). 송병구 선수의 개인 방송에 출연한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이렇게 팬들과 송병구 선수에게 각인될 수 있는 추억도 만들게 돼 너무 좋아요. 저야 말로 진짜 '성덕'인 것 같아요. 앞으로 스타1 리그뿐만 아니라 이런 랜파티도 자주 열렸으면 좋겠어요."
송병구를 만나겠다는 일념 하나로 참가했던 랜파티에서 이종원군은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을 쌓았다. 24일에 열릴 랜파티에서는 또 어떤 팬이 어떤 추억을 쌓고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지 기대를 모은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