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은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 e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2018 서머 8주차 bbq 올리버스 전에서 2대0 완승을 차지했다. 그리핀은 13승 5패, 세트득실 15점으로 정규 시즌을 마무리하며 단독 1위에 올랐다. kt 롤스터의 마지막 경기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지만, 최소 2위 자리는 확보했다.
그리핀의 원거리 딜러 '바이퍼' 박도현은 자력으로 1위를 확정 짓지 못한 것에 깊은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MVP와 kt 전의 결과에 따라 순위가 정해지는데, 혹여 결승에 직행하지 못하더라도 우리의 잘못이니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덤덤한 각오를 전했다.
선수단 전원에게 신인상을 줘도 아깝지 않은 팀이다. 그래도 박도현의 생각을 듣고 싶어 '신인상 1순위'에 대해 묻자, 박도현은 "'타잔' 이승용"이라며 "해외 선수에게도 밀리지 않는, 잘 하는 선수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추켜 세웠다.
다음은 박도현과의 일문일답.
Q 승격 후 치른 첫 시즌을 마무리 한 소감은.
A 첫 시즌이라 걱정이 많았다. 아쉽지만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만큼 잘 준비할 생각이다.
Q 어떤 부분이 아쉬웠나.
A 자력으로 1위에 오를 수 있었는데 아쉽다. 포스트시즌이라는 희망이 남아 있으니 결승에 꼭 오르겠다.
Q 1라운드가 끝났을 때의 느낌과 2라운드가 끝났을 때의 느낌이 다를 것 같다. 어떤 차이점이 있나.
A 1라운드보다 2라운드가 더 어려웠다. '각'을 잡았고, 준비한 대로 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규 시즌 1위를 유지하다 보니까 뺏기고 싶지 않아서 플레이가 소극적으로 변했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잃을 것이 없으니 여러 시도를 하고 과감하게 싸웠는데 패배에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달라졌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게임을 게임 답게 하자'는 콜을 나눴다.
Q 9일 진행되는 kt 롤스터와 MVP의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뀐다.
A 장난으로 '바로 연습실에 가서 MVP의 스크림을 도와주자'고 했다. 물론 MVP가 이기면 좋겠지만, 어떤 상황이든 주어지는 대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큰 기대는 안 하고 있다.
Q kt 전 2연패가 많이 아쉬웠을 것 같다.
A 밴픽과 실력에서 모두 밀렸다. 정말 아쉬웠다. 1라운드 때 한 세트라도 승리했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니 다가올 상황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Q 원거리 딜러가 적응하기 어려운 메타였다. 어땠나.
A 개인적으로 재미 있었다. 어떻게 보면 다신 오지 않을 수도 있는 메타이지 않나. 그리고 어떤 메타가 와도 쉽게 적응할 자신이 있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고.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모든 챔피언이 나올 수 있으니 변수 픽에 대해 신경쓰지 않게 되더라.
Q 서머 시즌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A 2라운드 킹존 드래곤X 전이다. 많은 것을 느낀 경기였다. 우리가 정글러에게 많이 기대고 있더라. 라인전에서 주도하는 밴픽보다는 후반 지향적인, 안정적인 챔피언을 주로 골라 왔다. 그러면 정글러가 변수를 만들어주고, 그것을 바탕으로 풀어갈 수 있으니까. 킹존 전도 그런 방식으로 가까스로 이겼는데, 하면서 '이렇게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정글러가 부담감을 덜 느끼도록, 라이너들의 주도권에 신경쓰자고 피드백했다.
Q 동료들 중에서 신인상을 뽑느다면.
A '타잔' 이승용에게 주고 싶다.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 끝나고 롤챔스 정글러에 대한 저평가가 생기더라. 우리 팀 정글러도 굉장히 잘하는데, 내가 말해선 신빙성이 없을테니 대회에서 보여주고 싶다. 해외 팀 정글러도 잘하지만 붙어보면 알 것이다.
Q 다전제로 치러질 포스트시즌에 대한 두려움은 없나.
A 스크림이 보통 3판이니까, 5전3선승제에서 3대0으로 이기면 똑같을 것 같다. 첫 경험이지만 잘 해보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A MVP 선수들이 힘내서 재밌는 경기 보여주셨으면 좋겠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결승에 직행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직행하지 못하더라도 우리의 잘못이니 겸허히 받아들일 생각이다. 열심히 준비해서 포스트시즌에서도 재밌는 경기 보여드리겠다.
마포=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