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을 맞춘 지 한 달 가까이 된 블라썸 브리즈 선수들은 고등학생부터 20대 중반까지의 연령대로 이루어져있다. 오버워치 경쟁전 점수는 마스터부터 4,300점대 그랜드마스터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현재 진행 중인 오버워치 컨텐더스 코리아 시즌3 오픈디비전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트라이얼 진출에는 실패했다. 3승 1패로 그리 나쁘진 않은 성적이었지만 프로 무대에 도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오버워치를 가볍게 즐길 법도 한데 왜 힘겨운 프로 무대에 진출하고 싶어 할까. 답은 간단했다. 오버워치에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블라썸 브리즈 선수들은 대부분 지난해 열린 오버워치 여성대회 '올 포 레이디스'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대회가 주는 매력에 푹 빠진 것이다.
플로리스트를 준비하다 오버워치에 매진하게 됐다는 '란즈' 조혜은은 "올 포 레이디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내 한계가 어디인지 궁금했다"면서 본격적으로 팀 활동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본래 직업이 보컬 트레이너라는 '로즈베리' 이한별은 "올 포 레이디스에서 급조된 팀으로 8강까지 갔었다. 당시엔 내가 잘하는 줄 알았는데 막상 대회에 나가보니 아니더라. 그래서 더 도전 의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미대 입시를 준비하다 건강 문제로 휴식을 취하던 중 오버워치를 시작하게 됐다는 '이투비오' 오희연은 "2016년 말부터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었지만 팀에 지원하기엔 점수가 조금 부족했다. 내가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는지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블라썸 브리즈에 합류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블라썸 브리즈는 현재 온라인으로 모여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파이팅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서로 목표 의식이 있는 만큼 연습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감정싸움보다는 서로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며 문제점들을 보완해나가고 있다. 오희연은 "아직은 블라썸과 연습 경기를 하면 한 세트도 따지 못하고 진다. 3개월 안에는 뭔가 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도전하다보면 성적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악플러들의 공격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들에겐 그런 걱정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는 열망이 더 컸다. 조혜은은 "그런 것을 신경 쓸 시간에 내 실력에 더 신경 쓰겠다. 보여드릴 수 있는 건 다 보여드리고 싶다. 최선을 다 하겠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오픈디비전에서 탈락한 블라썸 브리즈는 곧바로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다음 시즌에서는 컨텐더스 승격강등전인 트라이얼까지 올라가는 것이 목표라고. 이들은 "블라썸 소속으로 있는 동안은 계속해서 컨텐더스를 향해 도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