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구에서 제일 잘해요."

다른 선수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비웃었을지도 모르지만 이영호가 했다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한치의 엇나감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영호는 1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프리카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열린 아프리카TV 스타크래프트 리그 시즌6 8강 D조 경기에서 전략가 변현제를 상대로 전략과 운영을 넘나드는 완벽한 프로토스전을 선보이며 3대0 완승을 거뒀다.

이영호는 "프로토스전에서 아쉬운 모습을 자주 보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를 갈고 준비했다"며 "지구에서 내가 가장 잘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4강 결승전에서 누구와 붙어도 내 플레이만 잘 하면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Q4강 진출에 성공했다. 기분이 어떤가.
A 이번 시즌도 시드 확보해 성공해 우선 기쁘다. 16강 경기력이 좋지 않았고 지난 시즌 프로토스전에서도 좋지 못한 성적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에 준비를 많이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

Q준비하는 과정이 어려웠을 것 같은데.
A 정윤종, 도재욱, 장윤철 선수가 많이 도와줬다. 세 선수가 정말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오늘 경기가 별로 어렵지 않았다.

Q1세트가 중요했다.
A 장윤철 선수가 오늘 경기에 오기 전 왠지 1세트에서 변현제가 더블넥서스 전략을 들고 나올 것 같다고 말해줬다. 나는 변현제 선수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냥 치즈러시를 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장윤철 선수 말대로 되니 뭔가 신기했다. 1세트가 중요해서 그런지 나는 막을 테면 막아보라는 생각으로 치즈러시를 준비했고 변현제 선수는 뚫을 테면 뚫어 보라는 생각으로 더블넥서스 전략을 가지고 나온 것 같다

Q2, 3세트는 기존 경기와는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A 연습을 정말 많이 했지만 '서킷브레이커'에서 리버-캐리어를 쓰는 사람은 없었다. 리플레이를 보니 내가 진 경기더라. 솔직히 당황도 많이 헀고 졌다는 생각도 했는데 상대 리버 두 기가 아무것도 못하고 잡히는 바람에 역전이 가능했던 것 같다.

Q3세트 역시 변현제가 빠른 캐리어 전략을 들고 나왔다.
A 3세트는 캐리어를 쓰는 프로토스를 많이 상대해 봤기 때문에 자신 있었다. 드롭십으로 피해를 주면서 이겼다고 생각했다.

Q4강 상대인 김윤중이 테란은 쉽지만 이영호는 어렵다고 했다.
A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최근 연습을 많이 했는데 그래서 더 경계하고 있지만 이길 자신은 있다.

Q4강이 모두 우승자다.
A 재미있게 됐다. 모두다 우승자이기 때문에 자존심 싸움이 될 것 같다. 이상하게 요즘 전 STX 선수들과 자주 만나는데 내가 지구에서 가장 잘하기 때문에 내 플레이만 잘 하면 누가 오든 이길 자신 있다.

Q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지난 16강 때 이제동 선수에게 힘들게 이겨서 올라가는 바람에 팬들이 걱정이 많으셨을 것 같다. 이제는 내 페이스를 찾았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응원 부탁 드린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