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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의 e만사] 김수현이 전한 '우왁굳'과의 러브스토리

[이소라의 e만사] 김수현이 전한 '우왁굳'과의 러브스토리
그들의 결혼을 미리 알고 인터뷰를 잡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워낙 비밀을 잘 지킨 두 사람과 측근들 덕분에 그들의 결혼은 당일이 돼서야 관계자들에게 알려졌죠. 인터뷰 일정이 잡힌 것은 9월, 그녀가 2주 후 시간이 난다고 말한 것은 아마도 결혼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13일 깜짝 결혼식으로 우리를 놀라게 만든 두 사람은 롤챔스 '안경 누나' 김수현 아나운서와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크리에이터 '우왁굳' 입니다. 팬들 역시 그들의 결혼에 깜짝 놀랐고 실검에 두 사람의 이름이 오르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놀란 것은 기자였습니다. 결혼 4일 후 잡힌 김수현 아나운서의 인터뷰, 신혼여행을 가는 것은 아닌지, 인터뷰를 할 수는 있는 것인지, 과연 인터뷰를 해도 되는(?) 것인지 복잡한 생각이 들었죠. 물론 최초로 그들의 러브스토리를 팬들에게 소개할 수 있다는 설렘도 함께 말입니다.

다행히 김수현 아나운서는 인터뷰 일정은 변함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김수현 아나운서뿐만 아니라 '우왁굳' 팬들에게도 좋은 인터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시간이 무려 한 시간 넘게 초과됐습니다. 그들의 러브스토리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테니까요.

원래는 한 편으로 기획됐던 김수현 아나운서의 인터뷰는 그래서 두 편으로 나눠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첫번째 편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러브스토리로, 한 편은 누구보다 프로다운 김수현 아나운서의 이야기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가 가장 힘든 시기에 만났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김수현 아나운서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자신의 적성을 찾느라 정신이 없었고 '우왁굳'도 자리를 잡지 못했던 크리에이터였죠.

"저희가 유명해지고 난 뒤에 만났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아마도 가장 밑바닥일 때 만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에요. 저는 열심히 면접을 보러 다녔고 떨어지고, 또다시 면접을 보고 정말 정신적으로 힘들 때였어요. 남편 역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한 상황이었고요."

김수현 아나운서는 자신이 가장 힘든 시기에 옆에서 든든한 힘이 돼준 사람으로 남편을 소개했습니다. 말이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그녀가 면접에서 떨어지고 왔을 때도 용기를 북돋아주고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힘을 준 사람이 '우왁굳'이라고 고백했습니다.

"당시 이 길을 포기할까 생각도 했어요. 아나운서 지망생도 많은데다 저보다 어리고 예쁜 친구들이 즐비한 상황이었죠. 과연 내가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됐어요. 그때 지금의 남편이 '성공하려는 마음이 아닌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런 마음으로 일을 찾으라'고 조언해 주더라고요. 그 말이 큰 힘이 됐어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모른 채 그저 남들이 성공이라 부르는 길을 걸으려 했던 김수현 아나운서. '우왁굳'의 조언에 그녀는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문을 두드리는데 집중했습니다.

게임 방송국에 입사한 뒤 김수현 아나운서는 물 만난 고기처럼 날아다녔습니다. 그녀는 종목을 가리지 않고 팬들 앞에 섰습니다. 인터뷰어로서도, 리그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아나운서로서도 실력을 인정 받은 그녀는 이제 e스포츠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인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지금의 남편이 없었다면 지금의 제가 있었을지는 의문이에요. 사실 게임에 대해 잘 모를 때 남편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거든요. 게다가 옆에서 보고 들은 것이 있다 보니 방송에서 제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여러모로 남편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유명한 크리에이터인 '우왁굳'이지만 평소에는 이보다 더 말이 없을 수 없다고 합니다. 김수현 아나운서는 오히려 그의 과묵함에서 믿음을 가졌다고 하네요. 이 남자라면 평생을 믿고 맡겨도 될 것 같다는 확신은 과묵한 성격 덕분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소라의 e만사] 김수현이 전한 '우왁굳'과의 러브스토리


"말을 재치 있게 잘하고 유머가 있는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도 있었지만 저처럼 말 없이 묵묵하게 지켜 봐주고 필요한 말만 해주는 사람에게 듬직함을 느끼는 여자도 있는 것 같아요. 그의 과묵함이 감정 기복이 있는 저에게 큰 도움이 됐어요. 믿음직한 남자가 옆에 있으니 무엇도 두렵지 않더라고요."

두 사람의 열애는 철저하게 비밀리에 진행됐습니다. 최측근 이외에는 둘의 열애를 아는 사람이 없었죠. 남편만큼이나 최측근들의 입도 무거운 모양입니다. 소문이 날 법도 한데 한번의 구설수도, 소문도 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처음부터 우리는 절대 말하지 말자고 한 것 아니었어요. 그런데 남편이 방송을 시작하고 저는 아나운서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만약 사실이 밝혀진다면 저는 '우왁굳'의 여자친구가 되고, '우왁굳'은 제 남자친구로 불릴 것만 같았어요. 나 자신보다 누군가의 여자친구, 남자친구로 불리는 것이 싫었죠. 서로 성공하고 난 뒤 열애를 공개하자는 것이 서로의 생각이었어요."

서로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후 두 사람은 열애 공개에 대해 상의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곧바로 결혼 준비에 돌입했기 때문이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결혼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결혼식 당일, 두 사람은 크게 당황했다고 합니다. 실시간 검색어에 두 사람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기사가 쏟아지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놀랐습니다. 두 사람이 결혼 발표를 하지 않은 것은 "우리가 뭐라고 결혼 발표를 하냐"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결혼 발표는 연예인들이나 하는 것이라 생각했죠. 저희가 뭐라고 결혼 발표까지 하냐고 생각했는데 결혼 사실이 알려지고 포털사이트 1위를 하면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어요. 서운해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진짜 결혼을 비밀로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우리가 결혼 발표할 정도로 유명인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그리 한 것인데 너무 당황했죠."

김수현 아나운서는 이대로 넘어가면 안되겠다고 판단해 SNS에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적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새삼 남편의 유명세에 놀랐다고 하네요. 이 일을 겪으면서 남편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면 더 잘해야겠다는 결심도 했습니다.

"남편이 인기가 있는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솔직히 좀 자랑스러웠습니다(웃음). 게다가 댓글이 대부분 축하글이라 더욱 행복했어요. 신기하게도 제 남편은 남자 팬들이 더 많아서 그런지 저를 비난하기 보다는 부럽다는 반응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정말 다행이었죠."

김수현 아나운서는 "사실 지금의 '우왁굳'이 탄생한 데는 내 역할이 가장 컸다"며 웃었습니다. 열애를 하면서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녀는 지금의 남편에게 회사를 다니면 안되냐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결혼을 하려면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정적인 수입을 벌어오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는 1인 미디어가 이렇게 발달할 것이라 생각지도 못했고 남편이 이 분야에서 이 정도로 성공할 것이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한번만 믿어 달라고 하더라고요. 만약 하다가 안되면 회사를 들어간다고요. 생각해 보니 한번뿐인 인생인데 하고 싶은 것 하게 해주는 것이 맞다 생각됐어요. 그때 제가 말렸다면 지금의 '우왁굳'은 없었습니다(웃음)."

천생연분은 이렇게 서로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자신이 속한 곳에서 최고가 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김수현 아나운서와 '우왁굳'이 서로를 얼마나 믿고 의지했고 사랑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렇게나마 결혼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인 것 같아요. 앞으로 서로의 분야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 계속 보여드리겠습니다. 종종 남편 방송에 찬조출연도 할게요(웃음). 저와 남편에게 많은 사랑과 응원 부탁 드립니다. 결혼 축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김수현 아나운서 인터뷰 2편은 다음주에 업로드 됩니다. 많은 기대 바랍니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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