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2 종목에서는 개인 리그 정상에 올랐지만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우승하지 못했던 김민철이 1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감격을 맛봤다.
김민철은 15일 서울 노원구 광운대학교 동해문화예술관에서 열린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이하 KSL) 2018 시즌2 조기석과의 결승전에서 4대1로 승리하면서 데뷔 첫 스타크래프트 메이저 개인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김민철은 "현역 시절에 이루지 못한 꿈을 뒤늦게 이뤄서 기쁘고 정말 기분 좋다"라면서 "결승전을 치르기 전까지는 우승하고 나면 개인 방송에 집중하면서 손목 치료를 받으며 즐기려고 했는데 우승의 맛을 보고 나니 더 분발해야겠다고 다짐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조기석과의 결승전 1세트에서 긴장한 탓에 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는 김민철은 3세트 '투혼'에서 승리하면서 우승을 직감했다고 밝혔다. "조기석이 전승을 거두고 있던 맵이 '투혼'이었기에 수비적인 전략을 짜왔는데 조기석의 타이밍 러시를 잘 막으면서 손쉽게 이긴 것이 우승의 요인이 된 것 같다'라면서 "조기석이 4세트 전장을 '에디'로 뽑으면서 속으로 쾌재를 물렀다"라고 설명했다.
이영호와 결승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김민철은 '에디'에서 사용할 전략을 미리 구상했다. 11시 앞마당에 해처리를 펼친 뒤 본진 드론을 그 쪽으로 보낼 경우 테란이 심리전에 걸려들 가능성이 높다는 조언을 들은 것. 김민철은 "이영호와 경기를 직접하기 보다는 대화하면서 전략을 떠올리는 방식으로 코치를 받았는데 '에디'에서 임하는 테란의 심리를 잘 알려줘서 이길 자신이 있었고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를 전한다"라고 말했다.
광운대학교 동해문화예술관이 웅진 스타즈 선배였던 김명운이 이영호와 결승전을 치른 곳인 것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김민철은 "그 때 김명운 선배를 응원하기 위해 왔기에 정확하게 기억하고 0대3으로 패했던 것도 안다"라면서 "내 생애 첫 스타크래프트 결승전 장소가 이 곳으로 정해지면서 김명운 선배가 내 개인 방송에 놀러와서 열심히 하라고 이야기해줬다"라고 전했다.
향후 계획을 묻자 김민철은 "군에 가야 하는 시간이 점차 다가오고 있기에 내년 안에는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라면도 "KSL 우승자로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차기 시즌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