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 부산은 이번 시즌 초 연패에 빠지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서서히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승리를 챙긴 GC 부산은 어느새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가시권에 두게 됐죠. 이런 GC 부산의 반등에서는 윤태인 선수의 활약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윤태인 선수는 공격적인 디바 플레이를 뽐내고 중요한 순간 궁극기 먹방으로 전세를 뒤집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또 숙련도 높은 자리야 플레이 역시 다양한 조합을 꺼내는 GC 부산에 힘을 실어주고 있죠.
윤태인 선수의 프로 생활은 기쁨으로만 가득하진 않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아직 어리다면 어린 나이임에도 윤태인 선수의 대답에서는 단단한 멘탈과 깊은 생각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소한 동물 사랑 이야기부터 진지한 프로 생활의 목표까지, 윤태인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Q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이번 컨텐더스에서 GC 부산 웨이브에 합류한 '프리'란 닉네임을 쓰고 있는 윤태인이라고 합니다. 저희 팀은 부산 지역에서 합숙생활을 하고 있고 제가 여러 팀을 많이 활동을 해봤는데 가족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서 멤버들 간에 불화가 없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Q 어떻게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를 시작하게 되셨고 지금 포지션에 정착했는지 알려주세요.
A 처음에는 중학교 동창들이 이런 게임이 나온다고 해서 오버워치를 시작을 했어요. 제가 게임을 원래 좋아하는데 해보니까 너무 재밌어가지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저녁 시간에 저녁을 거르고 한 시간 동안 할 정도로 좋아했었거든요. 처음에는 그냥 즐기려고 했는데 막 점수가 잘 올라서 프로를 지향 했어요. 부모님께서 학업을 병행하면 괜찮다고 허락하셔서 학업하고 병행을 하다가 팀에 들어가게 돼서 지금은 자퇴를 하고 계속 프로 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예요.
Q 어떻게 현재 포지션에 정착하게 됐나요.
A 처음엔 원래 겐지, 자리야, 솔저, 루시우 뭐 이렇게 잡다하게 하다가 LW레드 때 '아가페' 홍철용 코치님이 자리야 '원챔'을 해보라고 하셨어요. LW레드 때 자리야 하나만 연습을 많이 해서 넥서스 컵에서 3등을 했고 그러고 나서 디바 메타가 와서 디바도 연습을 하면서 서브 탱커로 포지션이 확정이 됐어요.
Q 서브 탱커가 생각할 게 많은 포지션이잖아요. 처음에 서브 탱커를 하게 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A LW레드에서 디바를 잘 안 좋아해서 연습을 잘 못했거든요. 디바를 안 ?고 딜러만 많이 하고 그랬다가 LW레드에서 경험하는 거나 관전하면서 보는 것들이 경험치가 쌓였어요. 팀에서 나가게 되고 디바를 본격적으로 연습을 하니까 피지컬이 많이 올라서 콩두 운시아에 들어가게 됐었어요. 처음에만 입문하는 게, 재미가 없었던 게 어려웠어요. 콩두 운시아에서 하게 돼서 재미를 붙였는데 그래도 아직은 딜러가 더 재밌네요(웃음).
Q 이제 부산에서 생활을 하고 계시잖아요. 부산 생활이 어떤지가 좀 궁금해요.
A 저희가 열두시에 기상해서 다 같이 운동을 하고 그 뒤로는 팀 연습하고 밥을 먹어요. 그리고 연습하고, 피드백하고, 개인 연습시간 갖고 그걸 무한 반복해요. 딱히 나가서 놀진 않아요. 부산에서 살고 있다 느낄 때는 제가 친구들을 못 만날 때 느껴요. 쉬는 날이 있을 때 막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때 못 만나는 불편함이 있긴 해요.
Q 가족적인 분위기라 하셨는데 처음에 숙소에 들어왔을 때 팀원들이 많이 도와주셨나요.
A 네 다들 많이 도와줬어요. 다른 선수들도 도와주고 '멘탈리스트' 김충인 코치 형이 제일 많이 도와줬던 것 같아요. 이야기도 많이 들어주고 서로 맞는 부분을 알아가지고 이야기를 많이 하다보니까 적응을 잘 했어요.
Q SNS에 굉장히 많은 동물 사진들과 동물 움짤들이 있더라고요(웃음). 동물을 원래 많이 좋아하시나요.
A 정확히는 귀여운 걸 좋아해요.(웃음) 솔직히 귀여운 걸 안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걸 공유했을 때 다른 사람들도 보고 좋아할 수 있으니까 공유하는 것도 있고 제가 보려고 공유하는 것도 있어요. 동물도 좋아해요. 강아지, 고양이 구분 안하고 제 입장에서 귀여운 건 다 좋아하죠. 예전에도 되게 키우고 싶었는데 어머니께서 비염이 있으셔서 키우진 못하고 그냥 보는 걸로만 만족했어요.
Q GC 부산의 명물인 페럿들이 있잖아요. 페럿들하고 지내시는 건 좀 어떤가요.
A 페럿들이 '멘탈리스트' 형 방에 살고 있거든요. 근데 적응하니까 이제 그 방을 갈 때만 페럿들하고 놀고 그 외에는 별로 그냥 딱히 신경을 안 쓰게 되더라고요. 약간 무심하게 된다는 거? 근데 귀여운 건 맞아요(웃음).
Q 지난번에 경기가 끝나고 팬 분들의 질문을 받았잖아요. 거기서 팬 분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 발바닥 냄새를 물어보셨어요. 이 기회를 빌려 질문에 답을 하자면 어떤 동물인가요.
A 고양이요.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 고양이예요.
Q 이제 게임 얘기로 넘어가면 이번 메타에서 서브 탱커가 되게 어려운 것 같은데 플레이 하긴 어떤가요.
A 딱히 잘 모르겠어요. 서브 탱커라는 게 팀의 영향을 되게 많이 받아서요. 이게 서브 탱커란 포지션은 진짜 완전 못하는 게 아니면 티가 안나요. 메인 탱커가 게임을 갑자기 던진다거나 아님 딜러가 잘린다거나 그럴 때 아니면 딱히 힘든 건 없어요. 팀이 잘하면 저만 잘하면 되거든요.
Q 서브 탱커 중에서도 디바가 할 일이 되게 많잖아요. 궁극기도 많이 먹어야 되고.
A 중력자탄 같은 경우에는 컨텐더스 자리야들은 좀 많이 당해서 매트릭스 쓸 때까지 그냥 안 써요. 그래서 중력자탄을 먹는 선수들만 먹고 못 먹는 선수들은 못 먹는 게 자리야들이 심리전을 잘 한다고 생각해요. 자리야가 공격하는 입장이고 디바가 수비하는 입장이라 자리야한테 선공권이 있고 주도권을 갖기 때문에 먹힌다는 건 솔직히 자리야가 못하는 거랑 다름이 없다고 생각해요.
Q 컨텐더스 선수들이 좀 더 신중하게 궁극기를 사용하는 편이라고 했는데, 원래 그런 거 먹었을 땐 더 신나잖아요.
A 물론 중요한 역할을 한 거니까 대회 때 먹으면 많이 좋긴 하죠. 근데 제가 전 팀에서 연습 때나 대회 때나 많이 먹었는데 교전이 지면 그건 그거대로 신나지가 않아요.
Q 서브 탱커 플레이에 있어서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을 꼽자면 어떤 걸까요.
A 제일 중요한 게 세 가진데 첫 번째가 포지션이고 두 번째로는 시야가 넓어야 돼요. 그리고 세 번째는 팀원들의 움직임과 상대 팀의 움직임을 읽어내는 심리가 필요해요. 거기서 이제 이해도가 나오는 거고요. 근데 그 세 가지 중에 제대로 안 된 선수도 되게 많아요(웃음).
Q 그럼 스스로는 어느 정도까지 다 완성이 됐다고 생각하시나요.
A 솔직히 모든 선수가 완성은 없는 것 같아요. 게임도 패치를 하고 메타도 바뀌고 하기 때문에 수준이 높다, 낮다, 평범하다가 나뉘는 거고 거기서 계속 성장한다 생각해요. 저는 제 스스로가 상대적으로 실력이 높다고 생각해요.
Q '애로우' 박민석 선수의 질문인데요. 원래 딜러를 많이 하다가 서브 탱커 포지션에 정착하게 됐는데, 다른 포지션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지가 궁금하다고 하셨어요.
A 네. 물론 저는 어느 포지션을 해도 1인분은 할 것 같고 딜러를 해도 컨텐더스에서 수준급은 될 것 같아요(웃음). 이런 말을 하면 안 좋게 보시는 분들은 많겠지만 저는 제 역량이 지금 컨텐더스에서 딜러를 하면 일정 수준은 될 거라고 생각해요.
Q 그럼 딜러 중에서 지금 당장 경기에서 써도 내가 상위권을 할 수 있다 하는, 가장 자신 있는 영웅을 꼽자면 어떤 건가요.
A 솜브라랑 트레이서, 그리고 위도우메이커 정도요.
Q 프로 선수 하는 데에 있어서 자신감이 정말 중요하잖아요. 원래 이런 자신감이 강한 편인가요.
A 아뇨 원래 콩두 운시아 때까지만 해도 자존감도 되게 낮고 자신감도 없었어요. 처음 들어갔을 때는 '열심히 해야지'하고 들어갔는데 팀원들하고 맞추려고 말을 줄이다보니까 오히려 거기서 많이 안 좋았었어요. 에이펙스 16강에서 떨어지고 나서 자존감도 낮고 자신감도 없어서 되게 우울했거든요. 세븐 팀에 들어가면서 점점 자신감도 찾고 성격도 좋게 바뀌면서 1년 동안 되게 많은 발전이 있었어요. 아직 고쳐야 될 건 있지만 자신감은 많이 얻었다고 생각해요. 많은 경험을 해서 그걸 토대로 좋은 점을 많이 얻은 것 같아요.
Q 디바 플레이를 하실 때 보면 공격적인 플레이가 많이 눈에 띄어요. 이런 성격도 영향을 줬을 것 같아요.
A 성격적인 면보다는 제가 효율적인 걸 좋아해서 많은 효율을 낼 수 있는 플레이 스타일을 원해요. 공격적으로 하는 것도 상대를 킬을 내면 일단 좋잖아요. 그리고 두 번째로 궁극기를 많이 쌓으면 좋고. 그렇다보니까 공격적인 스타일로 되는 것 같아요. 지금 메타에서는 제가 하는 플레이가 저는 제일 효율적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해요.
Q 이제 그 팀 얘기로 넘어가볼까 해요. GC 부산이 초반에 좀 어려웠잖아요. 패배 기간 동안 어떤 점이 좀 문제였다고 생각하시나요.
A '이온' 임지헌 형이 기복이 좀 많았어요. 중요한 순간에 많이 실수가 많았는데 3패를 하면서 그 뒤로 '이온' 형이 되게 올라와가지고 기복이 없고 잘하는 형이 됐어요. 남은 경기 이긴 것도 '이온' 형이 원래 잘하던 모습을 계속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Q WGS 아마먼트 전 승리를 하면서 상승세를 탔는데 경기력 반등의 원인을 꼽자면.
A 팀이 다 같이 점점 안정적으로 잘 하는, 안정성을 가지고 다 같이 움직이는 게 있어서인 것 같아요. 팀이 원래 얼 타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게 없어지고 이제 다들 어떻게 해야 될지 알게 되면서 잘 플레이 하게 돼서 바뀐 게 아닐까 싶어요. 다 맞추면서 안정적으로 된 게 가장 큰 핵심이지 않을까 싶어요.
Q GC 부산이 시즌 초반에는 3-3도 쓰고 아예 4딜러도 쓰고 되게 다양한 조합을 사용을 했는데 변칙 조합을 들고 나와서 크게 재미를 보진 못했었어요.
A 솔직히 그건 '필더' 권준 선수가 못해서 그래요. 4딜러를 할 때 솔저로 해야 될 역할을 수행을 안 하고 욕심 부리다가 죽는 게 너무 많아서 졌어요. 전술은 문제가 없었어요. 그저 '필더'가 못해서 그렇죠 뭐(웃음).
Q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남은 경기 어떻게 임할 생각인가요.
A 6등 안에만 들면 되기 때문에 무조건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적으로 임하고 있어요. 정규시즌 아무리 잘한다 하더라도 플레이오프 가서 떨어지면 그건 아무것도 없거든요. 남은 경기 무조건 세트스코어를 잘 따서 플레이오프를 진출하고 플레이오프에서 더 잘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이번 시즌 팀의 목표는 어느 정도인가요.
A 음……. 운명이 이끄는 데 까지겠죠? (올라갈 수 있는 곳 까지?) 네 그렇죠. 운명이 저희를 이끄는 데 까지.
Q 윤태인 선수의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솔직히 우승을 하면 좋겠지만 지금은 너무 욕심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결승이 제일 큰 목표고 제 스스로는 좋은 모습 보여서 빨리 리그를 가고 싶어요.
Q 앞으로 프로 생활을 하는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를 이야기하자면.
A 제 꿈은 리그에서 영향력 있는 선수가 되고 부모님들에게 떳떳한 자식이 되는 게 최종 목표에요.
Q 선수를 어렸을 때부터 하셨잖아요. 근데 경기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굉장히 생각이 깊은 것 같아요.
A 아무래도 생각을 많이 하기도 하고, 프로 경험 말고도 외적으로 많은 경험을 해서요. 세븐 때 제가 19살이었는데 세븐에서 지금 항저우에 계신 대표님께 "나이도 어린 게 어른인 척 하지 말고 그냥 나이에 맞게 살아라"는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왜 어른인 것처럼 행동하려하냐고, 힘들면 그냥 형들한테 기대라 라고 말을 많이 들었는데 제 성격이 원래 그래가지고 되게 뭔가 애처럼 생활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건 제 성격적인 부분이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은 다 터놓고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해요.
Q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하려고 해요. 다음 인터뷰 받을 선수를 지목하고 질문 한 가지를 부탁드려요.
A 엘리먼트 미스틱의 '스파클' 김영한 선수요. 김영한 선수가 굉장히 '인싸'여서 지목을 했어요. 대체 어떻게 그런 성격을 가지게 됐는지 궁금해요. 부끄러움이 없고 되게 어디에든 잘 어울리는 성격인데 그런 성격을 대체 어떻게 얻게 됐는지요.
Q 그럼 '스파클' 김영한 선수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 '게임 좀 잘해라' 라고 하고 싶네요. 장난이지만요. 할 말이 딱히 없네요(웃음).
Q 이제 인터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한 마디 자유롭게 해주세요.
A 원래 리그에 있던 선수들도 컨텐더스에서 뛰던 선수들이잖아요. 그 선수들이 있을 때 저도 같은 컨텐더스에서 같이 대회를 했었는데 그 때 막 엄청 밀리는 그림은 많이 없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지금 리그를 가도 좋은 경기를 보여줄 있을 거라 생각하고 리그를 꼭 가고 싶어요. 그 선수들하고 같이 경기를 하면 되게 많은 경험이 될 거고 좋은 영감도 많이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꼭 이번 시즌에 잘해서 더 좋은 모습 보여주고 리그를 가서, 그 리그에서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선수들과 같이 경기를 하고 싶어요.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