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우 선수는 아머먼트에서 딜러와 서브 탱커를 오가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트라이얼에서 POTG를 쓸어 담았던 솜브라와 한조를 컨텐더스에 올라와서도 마음껏 뽐냈죠. 딜러를 담당하는 선수면서도 디바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는 점은 팀이 다양한 조합을 꺼낼 수 있는 동력입니다. 아머먼트의 성장세를 함께 하고 있는 임영우 선수는 많은 사람들이 다음 시즌의 아머먼트를 기대하는 이유입니다.
아머먼트에서 프로게이머를 시작한 임영우 선수는 첫 프로 생활의 어려움 속에서도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는데요. 딜러로서는 드물게 3-3 메타가 재미있다고 말해 기자를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선수 생활동안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모두 보여주고 싶다는 임영우 선수의 담담하지만 당찬 인터뷰를 함께 들어보시죠.
Q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와 팀 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아머먼트에서 플렉스로 활동하고 있는 '플로라' 임영우입니다. 저희 팀은 멤버를 바꾸고 트라이얼부터 시작해서 컨텐더스에 올라가 4강에 올랐습니다. 안타깝게 트라이얼로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왔는데 멤버가 다 바뀌어서 플레이오프에서는 좋은 모습을 많이 못 보여드렸습니다. 저희 팀은 선수들의 일정 같을 것들을 빡빡하게 관리하는 게 팀적으로 장점인 것 같아요.
Q 컨텐더스 코리아 시즌1이 끝났어요. 시즌 후 휴식 기간 어떻게 지냈나요.
플레이오프가 끝나자마자 집에 와서 쉬면서 예전에 팀이었던 형들이랑 같이 게임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좀 쉬다가 팀에서 다시 연습 하라고 부를 거예요. 다시 연습하러 가야죠(웃음).
Q 어떻게 오버워치 프로게이머가 됐고 현 포지션에 정착했나요.
오버워치가 처음 나왔을 때는 흥미가 많이 없었어요. 그냥 '총게임이구나' 했는데 50% 할인하더라고요(웃음). 오버워치를 시작한 게 경쟁전 7시즌인데 원래는 프로를 할 생각이 없었어요. 10시즌 쯤 높은 점수를 찍어서 '해볼만 한가?' 싶어서 지원했는데 운 좋게 붙어서 아머먼트라는 팀에 들어와 많이 배우고 하며 프로가 됐어요.
처음에는 메인 딜러를 했어요. 'DPI' 최용준 선수가 대회 중에 자리야를 하는데 중력자탄을 너무 많이 먹혀서 '가고일' 이범준 선수로 자리야를 바꿨는데 잘 하더라고요. 저희 딜러들이 디바를 또 잘해요(웃음). 그래서 솜브라-디바를 하게 됐어요. 원래는 두 영웅을 하나도 안 해서 팀에서 천천히 배우면서 하게 됐죠.
Q 데뷔 시즌부터 3-3 메타가 이어졌는데 딜러를 못 보여줘서 아쉽진 않았나요.
고츠가 재미있긴 해요. 원래 경쟁전을 하다가 팀 게임 같은 걸 아머먼트에서 처음 하니까 3-3이 재밌었어요. 팀 연습 하는 게 재밌고 좋아서 하는 일이라 조합은 무슨 조합하든 상관없을 것 같아요.
Q 볼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원래의 주력 영웅이나 보여주고 싶은 영웅은 무엇인가요.
주력 영웅은 트레이서와 위도우메이커, 맥크리, 한조에요. 위도우메이커 연습을 많이 해서 저격수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한조는 이미 충분히 보여드린 것 같고요(웃음).
Q 처음 시작한 팀 생활이 힘들진 않았나요.
일정이 빡빡해서 좀 힘들었어요. 유튜브에서 본 프로들은 재밌을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힘들더라고요. 섣불리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저희 팀이 좀 해병대였어요(웃음). 아침 11시에 일어나서 산책 갔다 오고, 자는 시간은 3~4시가 됐죠. 그래도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불평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이겨냈어요.
Q 부모님이 프로게이머가 되는 걸 반대하시진 않았나요.
아머먼트애 안 붙었으면 그냥 공부했을 건데 운 좋게 붙었어요. 부모님아 저보다 대회를 열심히 보시더라고요. 지지를 받으니까 좋았죠. (부모님이 보시면서 '왜 EMP 그렇게 썼니?' 하시고?) 네, 그러시더라고요(웃음).
Q 딜러를 꺼낼 기회가 많지 않은 현 메타에서 솜브라, 한조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코치님이 디바보단 솜브라가 변수도 더 많고 좋은 것 같다고 하셔서 솜브라를 했어요. 그러다가 상대가 솜브라가 나와서 맞솜츠가 나오면 뭐가 좋을까 하다가 코치님이 한조가 좋을 것 같다고 하셨죠. 한조가 음파화살로 솜브라 은신도 찾을 수 있고 한 대 맞으면 솜브라는 빠져야 하고 방벽 딜도 이득 볼 수 있어서 솜브라-한조-디바를 돌아가면서 했어요.
Q 솜브라로 많은 활약을 보여줬는데 스스로의 솜브라 실력은 어느 정도라고 평가하나요.
컨텐더스 중상위 정도? 3-3에서는 괜찮은 것 같은데 2-2-2 솜브라에서는 조금 모자란 것 같아요. 프로를 처음 시작할 때 3-3이다 보니 솜브라를 할 때 2-2-2인데 3-3처럼 한다는 피드백을 받아서 요즘 고쳐가고 있어요.
Q 컨텐더스에 쟁쟁한 솜브라 플레이어들이 많아요. 잘 한다고 생각되거나 경쟁자로 꼽을만한 선수가 있다면.
젠지의 '스토커' 정학용 선수가 잘 해서 동선도 따라하곤 했어요. 요즘은 엘리먼트 미스틱의 '도하' 김동하 선수가 EMP가 빨리 차고 해킹 각도 잘 보셔서 보고 배우기도 해요.
Q 인터뷰를 넘긴 '오베론' 함은상 선수 질문인데요, 어떻게 그렇게 솜브라를 잘하는지를 물었어요.
제가 정규 시즌 때 EM을 이기고 팀 연습을 하는데 되던 게 안 되는 거예요. 코치님이 상대 생각을 읽어서 하라고 하셔서 생각을 하면서 했어요. 그랬더니 딜, 해킹 각도 더 잘나오고 궁극기도 빨리 차더라고요. 그걸 습관을 들이다 보니 인식을 안 해도 상대가 여기로 오면 난 여기에 자리 잡고 딜을 넣고 해킹을 해야겠다, 그런 플레이가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솜브라를 잘 하게 된 것 같아요. 원래는 피지컬로 하는 스타일이었다면 이제는 '뇌지컬'로요.
사실 솜브라는 약간 '팀빨'인 것 같아요(웃음). 본대 힘과 팀 케어가 중요해요. 우리 팀이 잘 하면 솜브라도 더 날뛸 수 있는 환경이 돼요.
Q 솜브라 운용 팁을 주자면.
일단 브리기테를 조심해야 해요. 그리고 아나 수면 총 소리가 들리자마자 위치변환기를 타야 해요. 요즘 아나들이 너무 잘 해서 아니면 그냥 자요. 생각하면서 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상대가 어떻게 움직일지, 내가 이렇게 움직이면 상대가 어떻게 움직여서 내 딜 각이 어떻게 나올지 생각하면서 해야 합니다.
Q 팀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면 아머먼트가 4주차부터 부진했어요. 어떤 점이 아쉬웠나요.
선수들 체력 관리가 안 돼서인 것 같아요. 또 컨텐더스를 몇 주 하고 쉬고 하잖아요. 그 때 팀 멤버가 다 바뀌어서 연습 기간이 짧았다 보니 팀워크가 잘 안 맞았어요. 그래서 다 졌던 것 같아요.
Q 시즌 도중 로스터가 크게 변했어요. 임영우 선수를 제외한 출전 멤버가 모두 바뀌어서 힘들기도 했겠어요.
솔직히 심난했어요. 멤버들 보고 싶고(웃음). 됐던 것도 안 되고 하다보니까 좀 힘들었죠.
Q 팀원이 바뀌고 오더 측면에서의 변화도 있었나요.
오더를 원래 '만두' 김찬희 선수가 다 했는데 '초롱' 성유민 선수가 컨텐더스를 처음 뛰니까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여섯 명이서 다 같이 설계하면서 오더를 했어요. 원래는 제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었는데 오더 체제가 바뀌고 생각할 게 많아지니까 제 플레이 하면서 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Q 이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려고 했나요.
연습량을 늘렸어요. 하루에 4~5타임씩 연습을 하면서 '플레이오프 6강만 이기자' 했죠.
Q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패배하며 시즌을 마쳤어요. 플레이오프를 마친 후에는 어떤 기분이었나요.
솔직히 아쉬웠어요. 멤버가 바뀌고 이렇게 져서 너무 분했어요.
Q 스코어는 0대3이지만 경기력적인 면은 나쁘지 않았잖아요.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는데 연습보다는 못했던 것 같아요. 원래 연습 경기 때 '스피어' 김창재 선수가 소리 엄청 지르거든요. 플레이오프에 가서 오프라인 대회를 하니까 얼었더라고요. 그 형이 갑자기 막 브리핑도 없어졌어요. 그러다보니 앞라인이 좀 꼬였던 것 같아요.
Q 오프라인 무대를 경험한 선수가 많지 않았나요.
네. 김창재 선수 빼고는 거의 다 오프라인 무대는 안 뛰어봤을 거예요. 경기장 가서 떨리냐고 물어봤더니 다 안 떨린대요. 근데 하는 거 보면 떨거든요(웃음).
Q 아쉽긴 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의 경기력도 좋았고 아머먼트가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오르며 성장세가 무서워요, 이런 성장세의 비결을 꼽자면.
다들 승부욕이 강해요. 대회만 가면 다 이기고 싶은 마음에 연습 때보다 더 열심히 하고 다 같이 각성하는 느낌이에요. 저도 승부욕 때문에 아무리 연습이 힘들어도 다음 대회 상대 생각하면서 이겨야 되니까 열심히 하죠.
Q 다음 시즌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이번 시즌처럼 대회에서 어리바리 하지 않고 오래 맞춘 팀처럼 딱딱 맞춰진, 프로 같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다른 팀들이 저희를 만났을 때 무서워했으면 좋겠어요. 러너웨이처럼 상대할 때 위압감을 느낄 수 있는 팀이고 싶어요.
Q 선수로서 개인으로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대회에서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것 다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가 이런 것도 할 수 있고. 이런 걸 해도 잘 할 수 있고 하는 것들, 대회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앞으로도 그냥 잘 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Q 다음 시즌 전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준비할 생각인가요.
팀워크 위주로 연습할 것 같아요. 이번 시즌에는 팀워크를 맞출 시간이 없었다보니까 이번에는 일단 팀워크부터 맞추고 갈 것 같아요. 다른 건 나중에 해도 되는데 팀워크가 먼저인 것 같아요. 선수 개개인의 역량은 괜찮은 것 같아요.
Q 인터뷰를 하며 느낀 건데 원래 성격이 좀 덤덤하고 냉정한 편인가요.
제가 낯을 많이 가려서요. (지금 어색한 거군요) 네(웃음). 친해지면 약간 시끄럽고 재밌는 애에요. 숙소에서 시끄럽다고 욕을 많이 먹었어요. 연습 경기에 들어가면 좀 평소보다 조용해져요.
Q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간인데요, 다음 인터뷰를 받을 선수를 지목하고 질문 한 가지 부탁드려요.
러너웨이의 '강남진' 강남진 선수요. 러너웨이랑 연습 경기를 할 때 저희가 솜츠를 하고 러너웨이가 고츠를 하는데 초월 카운터를 기막히게 쳐요. 낚시를 해도 잘 걸리지도 않고요. 어떻게 하면 그렇게 심리전을 잘 하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Q '강남진' 강남진 선수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다음 시즌은 결승전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프로게이머 생활에 힘이 돼준 분들이 있다면.
부모님께서 계속 지지해주시고 친구들이 격려를 해준 게 제일 컸어요. 친구들이 인터뷰를 한다니까 이름 실어달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지훈이랑 호진이에게 고맙다고 하고 싶고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저희가 멤버가 바뀌고 나서 성적이 떨어졌는데도 플레이오프 때 응원 와주신 팬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저희는 발전한 모습 보여드리고 다음 시즌도 더 열심히 할 테니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