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경험을 가진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모였지만 라베가는 통합 리그 출범 후 중위권에 머물렀고 페이즈2에는 3주차까지 145점을 획득하며 12위에 그쳤다. 아쉬운 성적이지만 팀 분위기는 좋다. 라베가는 매 라운드 5위 이상을 가져갈 수 있도록 생존 능력을 키우는 것을 시즌 초반 목표로 삼았고 24번 중 13번이나 5위 이상을 기록했다.
생존 능력을 키운 라베가는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한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박영민 코치는 로캣 인브로 활동할 때부터 잘 사용했던 하이딩 전략과 저격을 위한 전략을 준비했고 구승찬과 선수들은 시즌 초반부터 아쉽다고 평가 받은 교전 능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PKL을 넘어 더 큰 무대와 비전을 가진 라베가의 '구승찬' 구승찬과 박영민 코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A 구승찬=과거 스페셜포스2 프로리그에서 IT뱅크에서 활동했던 26살 구승찬이다.
A 박영민=스페셜포스2 국가대표로 활동했던 라베가의 코치 31살 박영민이다.
Q 구승찬은 스페셜포스2 이후 다른 FPS 종목에서도 활동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A 구승찬=스페셜포스2 프로리그가 종료된 이후 다른 게임을 찾다가 함께 게임을 했던 김인재와 류제홍, 이태준 등의 선수들과 함께 블랙스쿼드에 도전했고 시간이 흘러 나는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프로게이머로 꾸준히 활동하던 동료들이 오버워치에서 인정받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움과 기쁨을 동시에 느꼈다.
Q 전역 후 오버워치에 도전했다면 김인재나 류제홍, 이태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았나.
A 구승찬=병역 의무를 마친 뒤 프로게이머로 복귀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만약 프로게이머로 복귀하려고 했어도 과거의 인연을 앞세워서 그들이 이뤄놓은 성과에 편승하는 것은 그닥 좋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프로게이머에 대한 욕심도 크지 않았다.
Q 프로게이머에 대한 생각이 없었는데 어떤 계기로 배틀그라운드에 도전했는지 궁금하다.
A 구승찬=주변에서 배틀그라운드 프로 제안을 받으면서 조금씩 욕심이 생겼다. 그리고 함께했던 선수들이 활약하고 배틀그라운드에서는 김인재가 잘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기까지 올라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한 번 도전을 결심했다.
A 박영민=때마침 우리 팀에서 리빌딩을 계획중이었고 스페셜포스2 국가대표로 활동하기전부터 루나틱하이 동료들과의 인연으로 구승찬을 믿고 영입하게 됐다.
Q 선수 복귀 후 굴곡이 많았는데.
A 구승찬=로캣 인브에서 처음 시작했는데 성적이 좋지 못했고 라베가 에이모에서도 부진한 성적이 이어졌다. 특히 라베가 에이모는 로스터 마감 전 날 급하게 구성이 완료됐기에 동료간 호흡도 부족했고 생각을 맞추지 못해 마찰도 많았다. 그 시간들이 아쉽게 다가온다.
Q 라베가 합류 후 분위기는 어땠나.
A 구승찬=스페셜포스2를 할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라 불편함 없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고 마음이 잘 맞아 앞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아 기쁘고 설랬다.
A 박영민=구승찬이 라베가 에이모에서 힘들어 하는 순간이 많았는데 라베가에 합류한 이후 빠르게 적응했고 기존 선수들과 잘 지내는 모습에 기분이 좋다.
Q 팀 분위기 덕분인지 개막주차에 상위권에 꾸준히 올랐다.
A 박영민=선수들에게 경기 내에서 생존 순위를 5위 이상을 기록하는 운영을 중심으로 전략을 준비해줬다. 연습 과정에서도 그렇게 훈련을 이어와서 경기 내적으로 순위 포인트를 챙기면서 상위권에 올라갈 수 있었다.
Q 하지만 2주차에는 조금 주춤한 모습인데.
A 구승찬=준비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원이 형성되거나 다른 팀들이 전투를 유도했을 때 우리의 대처 능력이 부족해 조기에 탈락해 성적이 좋지 못했다.
A 박영민=생존에 집중한 운영에 치중하면서 실전에서 적과 교전하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예기지 못한 교전에대한 감이 떨어졌고 결국 패배로 이어졌다.
Q 현재 어떤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보완하고 있나.
A 구승찬=교전에 대한 자신감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 PKL 페이즈1에서 라베가가 랜드마크에 구애받지 않고 이곳 저곳에서 전투로 승리했던 운영을 다시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A 박영민=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팀들이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다. 우리 팀이 생존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운영은 충분히 준비가 됐다고 판단해서 교전 능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연습을 통해 많은 팀들의 동선을 분석했고 저격할 수 있는 카드를 준비했으나 아직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다. 비행기 동선과 원 생성이 맞는다면 리그 후반부에 사용할 생각이다.
Q 페이즈2에서 많은 팀이 랜드마크와 전술을 변경했다.
A 구승찬=PKL에 출전하는 팀들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더욱 많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을 고민하고 있다. 그 결과가 랜드마크 변화까지 이어진 것 같다.
A 박영민=VSG는 '스타로드' 이종호의 뛰어난 오더와 다른 선수들의 걸출한 개인 기량까지 더해지면서 랜드마크를 비행기 동선에 맞춰 다양하게 가져가는 모습도 보여주더라. 지금 트렌드는 이전 시즌보다 더 가운데 밀집되어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다수의 팀이 2곳 이상의 서브 랜드마크를 유동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Q 이런 분위기에도 라베가는 '미라마'에서 애매한 위치를 랜드마크로 사용하고 있다.
A 구승찬=페카도 서쪽에서 나눠져 아이템을 수급하고 남쪽으로는 추마세라 동쪽 능선까지 차지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추마세라 동쪽 능선지대에 OP 게이밍 아더가 자리를 잡아서 조금 애매한 상황이 됐다.
A 박영민=페카도 남쪽과 추마세라 북쪽에 위치해 있는 소위 '짤파밍' 자리에 위치해 있다. 당연히 대도시에 비해 아이템 수급량이 현저히 떨어지기때문에 좋은자리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원 형성에 따른 대비를 하기엔 충분히 가치가 있다. 또, 사방에 강력한 팀들이 자리해 오히려 보호받는 느낌도 있다. 원이 어떻게 형성되도 강팀 하나는 뒤에 놓고 경기를 풀어갈 수 있어서 우리팀이 생존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A 구승찬=배틀그라운드 프로게이머로 복귀를 결심했을 때 KSV에서 활동하던 김인재를 통해 많은 자극을 받았다. 과거 함께 했던 동료를 넘어 FPS 장르에서 국내 최고의 프로게이머로 인정받는 모습을 보며 이미 잘나가는 옛 동료들의 도움 없이 내 힘으로 저기까지 올라가서 인정받고 싶다고 생각했다.
A 박영민=단기적으로는 남아있는 PKL 페이즈2 경기에서 신선하고 재미있는 전략을 많이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장기적으로는 상위권 팀을 넘어 세계무대에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팀으로 거듭나고 싶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구승찬=응원해주는 팬들과 동료, 코칭스태프 덕분에 지금까지 왔다. 모두를 위해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늘 다짐한다. 항상 감사함을 느끼고 있으며 그 마음을 절대 잊지 않고 살아갈 것이다.
A 박영민=지금의 라베가는 펍지 워페어 마스터즈 시즌1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아프리카 펍지 리그 시즌1에서도 3연속 치킨을 차지했던 로캣 인브의 선수와 코치진이 대부분이다. 하이딩과 저격을 주무기로 삼던 저력있는 팀으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기에 더 위로 올라갈 자신이 있다. 소중한 팬들의 응원을 원동력으로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 꼭 우승으로 보답하겠다.
구남인 기자 ni041372@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