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령우는 2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프리카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열린 GSL 2019 시즌2 코드S 결승전 6세트에서 초반 땅굴망 러시로 조성호를 4대2로 제압, 공허의 유산 첫 저그 우승자로 등극했다.
박령우는 "그동안 GSL에서 아쉽게 우승하지 못해 한이 있었는데 오늘 그 한을 풀게 돼 정말 기쁘다"라며 "오늘 우승을 시작으로 조성주처럼 계속 우승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Q GSL에서 처음으로 우승했다. 기분이 어떤가.
A 2대2가 되는 순간 사실 풀세트를 갈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일찍 이겨서 눈물 흘릴 타이밍을 잘못 잡은 것 같다. 사실 첫 우승할 때 별로 슬플줄 몰랐는데 오늘은 감정이 확 올라오더라. 기쁘면서도 슬펐던 것 같다.
Q 슬픈 감정은 어떤 것이었나.
A 그냥 지금까지 고생했던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드디어 이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우승하고 나서부터 준우승하고 4강에서 탈락하면서 그 설움이 쌓였던 것 같다.
Q 세트를 주고 받으면서 팽팽한 상황이었다.
A 서로 준비해 온 것을 쓰면 지더라. 그래서 기본기 싸움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Q 마지막 세트에서 전략을 사용했다.
A 준비해 온 것이 아니었다. 평소에 한 두번 연습했었는데 잘 통했기 때문에 사용했다. 상대가 아예 모르고 있더라. 그래서 경기를 잘 끝낼 수 있었던 것 같다.
Q 블리즈컨에 직행했다. 기분이 더 좋을 것 같은데.
A 블리즈컨은 무조건 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 오늘 져도 블리즈컨이 있다고 생각해서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Q 프로토스 강세 속에 우승을 차지했다.
A 어제 자기 전에 생각해 봤는데 뭔가 저그가 안좋을 때 잘하더라. 그래서 나는 두들겨 맞아야 잘하는 저그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로 항상 프로토스에 대해 징징거렸던 것은 다 사실이고 진심이었다(웃음). 우승하고 스트레스가 다 날아간 것 같다.
Q 아버지가 아들의 우승을 위해 결승전 현장에 오지 않으셨다.
A 인그래도 어제 우승하면 아버지에게 뭐라고 해야 할지 고민했다. 아버지가 결승전에 오시면 지는 것 같다고 안오신다고 하시더라. 아버지가 안 왔는데 우승하면 어떻게 하지 생각했는데 우승해 버렸다(웃음). 징크스는 징크스일 뿐이니 다음에는 오셔서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Q 시즌3는 어떨 것 같나.
A 조지명식이 기다려진다. 지금까지 나에게 똥(?)을 투척했던 선수들이 생각난다. 예전부터 우승하면 전태양과 조성주를 괴롭혀야겠다고 생각했다(웃음). 당일에 나에게 잘해야 할 것이다(웃음). 특히 블리즈컨 포인트가 아슬아슬한 사람은 선물을 들고 와야 할 것이다. 이번 조지명식에서는 내가 갑질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이번에 우승한 것이 크게 와닿은 이유가 이번에 연습 상대를 구하지 않고 컴퓨터와 연습했다. 오늘 결과를 통해 혼자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정말 기분이 좋다. 항상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고 팬들을 위해서라도 계속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