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을 진행하면서 2시간 반이 부족한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야기가 더 진행될 수도 있었지만 이미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버렸기에 다음을 기약해야 했죠. 그만큼 카트라이더(이하 카트) 리그를 아끼고 사랑한다는 방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대담에 참여한 네 분 모두 평소에도 정말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한 듯 보였습니다.
1편에서는 카트라이더 리그의 현재에 대한 이야기라면 2편에은 카트라이더 리그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지금은 많은 인기를 누린 시즌1보다 더 나은 시즌2를 만들기 위해 현재를 파악하고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시즌1에서 팬들이 많이 유입됐기 때문에 시즌2에서는 작은 문제도 큰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에 기존 리그 방식이나 룰 등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팬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도록 어떤 점을 더 보완해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이 있죠. 카트 리그 관계자들이 최근 가장 많이 듣는 말이기도 합니다. 인기가 높아졌을 때 방심하지 말고 더 많은 것들을 바꾸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무서운 충고가 담긴 말입니다.
그래서 이날 모인 네 명의 카트 리그 관계자들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고 어느 때보다 고민이 깊었습니다. 넥슨 카트 개발팀 팀장 조재윤 리더, 락스 박인재 감독, 김대겸 해설 위원, 유영혁 선수 등 카트 리그에 10년 넘게 종사한 사람들의 진짜 카트 이야기를 지금부터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카트 리그 전 경기 유료화는 시기 상조?
이소라 기자=지난 시즌에는 팬들이 정말 많이 현장을 찾아 주셔서 전날 넥슨 아레나 앞에 와서 기다리는 분들까지 생길 정도였잖아요. 일각에서는 팬들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전 경기 유료화를 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어요.
조재윤 리더=아직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유료화는 장단점이 있는데 카트 리그의 경우 아직은 단점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려 대상에는 들어와 있지만 지금 도입에 대해서는 의견이 반반인 것 같아요. 저번 리그가 너무 잘돼서 팬덤이 세지다 보니 선택하기가 쉽지 않아요.
김대겸 해설 위원=의견이 나뉘어요. 표를 못 사면 못 보기 때문에 안 팔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시간을 써서 기다리면 되는 문제인데 돈을 줘도 살 수 없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잖아요. 암표 문제가 분명이 있기 때문에 표를 구할 수 없을 때는 못 본다는 게 팬들 입장에서는 아쉽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어요.
이소라 기자=아직까지는 카트 리그에 팬이 더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이야기를 들어 보니 이제 막 커가는 상황에서 섣불리 유료화 하는 것은 시기 상조라는 생각이 드네요.
조재윤 리더=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게임의 타깃 층이 명확하고 이를 기반으로 팬덤이 형성돼서 방문한다면 카트는 게임을 플레이 하는 유저층이 정말 다양해요. 엄마 아빠 손잡고 오는 아이들이 저희에게는 미래의 고객이고 게임의 이미지가 좋아지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관객에 대해서는 무료입장이 되게 큰 부분이거든요.
김대겸 해설 위원=카트가 전부터 가족 단위 팬들이 꽤 많이 와요. 주말에 놀러 갈 곳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넥슨 아레나에 와서 리그를 보는 것이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여러 가지 고민들을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들에게는 유료화가 부담일수도 있으니까요.
조재윤 리더=저번 개막전에 가슴 아팠던 게 부모님이 표를 샀는데 2장 밖에 못 구해서 아이들만 들여보내고 밖에서 보시더라고요. 그런 상황들이 앞으로 유료가 될 때 비일비재 할 거라는 생각도 들긴 해요.
김대겸 해설 위원=아직 한 시즌 했고 팬들이 많이 봐주시지만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고 더 해봐야 되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조재윤 리더=과도기 측면이라 정착이 되면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가는 게 맞다고는 생각하고 있어요. 단기적으로는 아직 무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죠,
박인재 감독=팬들이 어린 팬들이 많은데 전날 새벽에 와서 있고 그건 좀 걱정되는 부분이 있어요. 주말 밤이다 보니 걱정이 많이 되더라고요. 술 먹은 사람들 진짜 많이 돌아다니거든요. 대부분 미성년자 여자 팬들이 많아서.
조재윤 리더=그래서 번호표 시스템도 들여오고 어떻게든 개선을 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어요.
김대겸 해설 위원=보통 선수들의 팬덤이기 때문에 혼자 오시는 분들은 없는데 어떤 의민지는 알겠어요. 저는 다른 것보다 화장실은 어떻게 가는지 걱정도 되더라고요. 시즌 들어가 봐야 알겠지만 또 그런 일이 있으면 아마 고민할 것 같아요.
유영혁 선수=보디가드를 붙이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죠.
◆스피드전과 아이템전이 혼재된 경기 방식
이소라 기자=리그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요. 팀전이 스피드전-아이템전-에이스 결정전으로 진행되고 있잖아요. 다들 이 방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유영혁 선수=오랫동안 해온 방식이긴 하지만 일부에서는 아이템전을 원치 않는 팬 분들도 많아요. 근데 아이템전을 빼자니 선수 풀이라든가 변화될 게 많을 것 같아서 확실한 의견을 못 내고는 있는데 어떻게 건드려야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건드릴게 있나 싶기도 하고.
약간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경기 수가 짧아서 변수가 많지 않나 싶어요. 더 늘려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카트 리그를 오래 지켜본 팬들은 응원하는 선수가 잘 하는데 경기 수가 짧아서 변수가 많아서 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김대겸 해설 위원=선수 입장도 이해는 하지만 변수라는 게 정말 가끔 일어나는 거거든요. 어차피 이길 팀은 이기고 질 팀은 진다고 생각해요. 경기 수가 길어지면 일방적으로 이기고 지는 그림이 긴 시간 나갔을 때 팬들에게 오히려 지루할 수 있다고 봐요.
카트의 게임성 자체가 짧은 시간에 빠르게 기승전결보다 ‘결결결’로 가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초반부터 시즌 제로 때부터 방식에 대한 회의도 많이 했어요. 저는 아이템전 도입하자고 의견을 냈던 사람 중 한 명이에요. 카트는 스피드전이 정통성을 가지고 리그를 진행해왔지만 아이템전은 분명 카트를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큰 부분이거든요. 아이템 유저 분들도 되게 많기도 하고요.
사실 카트 수익은 아이템 유저가 책임진다는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도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1세트 스피드전, 2세트 아이템전 구성으로 오랜 기간 진행됐죠. 아이템전을 하는 건 좋은데 경기력 측면에서 아이템 유저들에게 외면 받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난 시즌부터 아이템전 선수 교체 시스템을 새로 도입하며 템전을 잘하는 선수도 리그에 나올 수 있게 변화를 줬어요.
저는 여러 가지를 보여주는 게 되게 좋다고 생각해요. 카트가 가지고 있는 매력은 분명 각각 있거든요. 물론 아이템전이 어려워요. 아이템전은 직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 부분만 조금 개발이 이뤄지면 템전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소라 기자=아이템전의 직관성에 대해서는 경기를 보는 입장에서 아쉬움이 커요.
조재윤 리더=저희도 아쉬워요. 원래는 많이 바꾸려고 준비를 했는데 카트 리그 인기가 높아지면서 게임도 같이 유저들이 엄청나게 늘었어요. 기존에 10년 개발을 계속 해왔는데 기술 부채 부분이 계속 생기더라고요. 인기가 없을 때는 발생하지 않는 기술 부채가 많았고 서버도 지금은 많이 증설한 상태에요.
사과 공지 내면서 밤을 새워서 증설해서 어떻게든 게임이 돌아가게 해뒀는데 그러다 보니 리그를 하기 위한 개발은 손을 댈 수 없는 상태까지 왔어요. 올해 여름이 지나면 이런 것들을 많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해설의 질을 높이는 측면에서 계속 데이터를 쌓고 있고 카트 바디나 트랙에 대한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페이지를 만들어서 업데이트를 했고요. 외적인 부분에서라고 어떻게 해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박인재 감독=직관성은 확실히 아쉬운 부분이고 그나마 개발적으로 최대한 중화가 됐다고 봐요. 사이렌, 얼음폭탄이 추가되며 직관적으로 보이는 재미 요소가 확실히 생긴 건 긍정적이라고 봐요. 팀전 경기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긍정적인 건 은퇴 시즌부터 쭉 이어져온 방식이니 정통화가 된 느낌이고 익숙해서 그 틀 안에서 전략적인 부분이 자연스럽게 돌아가요. 특히 에이스 결정전 한 판의 쫄깃함, 수많은 클립을 만들어내는 인기 등 지금의 게임 방식 자체가 많은 역할을 했다고 봐요.
선수 풀도 스피드전에만 집중이 돼있는데 이은택, 강성인 같은 아이템전을 잘하는 새로운 스타가 나올 수 있고 스피드전은 조금 존재감이 떨어지는데 템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스피드 선수가 있어서 종합적인 평가가 선수에게 내려지기도 하고, 그런 걸 생각하면 긍정적이죠.
단점은 이제 좀 질려요. 저는 이 방식으로 나올 수 있는 역대급 명경기가 에볼루션때 터졌다고 생각하고 그 뒤로는 별로 감흥이 없어요. 이번 팀전 결승을 보고 많이 느낀 게 개인전은 호준이처럼 말도 안 되는 역전 우승이 있고 드라마틱 했는데 팀전은 드래프트 시스템 안에서 어느 정도 정형화가 된 상태에요.
김대겸 해설 위원=이벤트전이 있으면 좀 여러 다른 식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아예 아이템전만으로 대회가 나온다든지 아니면 선수들은 나오지 못하는 풀뿌리 대회가 있다든지 여러 가지가 있으면 좋겠어요. 아직까지는 대회가 있거나 콘텐츠가 있을 때 관심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선수들에게 집중되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지만 길게 보려면 풀뿌리는 있어야 해요. 특히 아이템을 계속 리그에서 가져가려면 아이템전 선수들이 나와야 될 것 같아요.
이소라 기자=박인재 감독 말대로 지금 리그 방식으로 나올 수 있는 명 경기는 이미 나온 것 같아요. 또 에이스 결정전에 대한 아쉬움도 있고요, 에이스 결정전에서 나오는 변수 때문에 선수들의 허탈감에 대해서는 걱정이 돼요. 아이템전 선수 풀에 대해서도 우려가 되죠. 아이템전이 사장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고요.
김대겸 해설 위원=카트를 처음 접할 때는 아이템전이 쉽지만 거기서 어느 정도의 실력이 됐을 때는 완전이 정체가 돼요. 프로급까지 올라가려면 너무 오래 걸려요. 거의 경험으로 하는 부분이거든요. 대회 안 나오는 선수들에게 대회 좀 나오라고 이야기를 해요. 너희가 나와야 아이템전도 살리는 거고 대회도 열리는 거고, 너희 여기도 없으면 아이템전은 대회 자체도 없하거든요.
이소라 기자=선수 수급 문제도 클 것 같아요.
박인재 감독=사실 의지가 있으면 데려다가 키우면 되는데 스피드는 어느 정도 하는 방식이 생겼으니까 괜찮은데 템전은 지금 실력을 키워내기도 시스템적으로 되게 힘들어요. 일단 리플레이 카메라가 없어서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시스템 자체가 없고요.
김대겸 해설 위원=아이템전 이슈는 지난 시즌 시작 전부터 있었어요. 어쨌든 리그에서 빼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해요. 이걸 어떻게 재미를 보여줄지에 대해 고민할 시기라고 생각해요. 스피드전이 재미있다는 건 이제 다 알아요. 에이스 결정전에 대한 고민은 듀얼레이스X 때 승자연전 방식으로 드러났어요. 다 장단점이 있는데 또 리그에서 갑자기 결승만 다르게 하는 것도 이상하니까요.
조재윤 리더=방법은 많은데 과연 리그에 적합할지에 대한 고민이 클 것 같고 두 번째는 지금 이 순간에 전환하는 게 맞을까 하는 고민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오랜 기간 동안 했던 방식인데 시즌1이 터져서 개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반대로 이야기하면 시즌1에 포텐이 터진 건 이 방식이었기 때문에 터질 수 있었다고 생각을 해요.
아직은 더 자리를 잡으며 뭔가 감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되는 게 맞고 아이템전 선수 풀에 대해서는 선수단 지원하며 선수 풀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저희 몫인 거고요. 뭐가 먼저일지를 생각해서 나름의 원칙을 세우고 방향성을 잡고 진행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 같아요.
김대겸 해설 위원=사실 정착된 지는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어요. 14년 역사에서 3년 정도? 아직까지 보여줄 게 있다고 생각해요.
조재윤 리더=과연 방식을 바꿨을 때 전보다 더 재미있어야 하잖아요. 그 부분이 가장 고민이 되요. 방식을 바꾸면 저희가 항상 듣는 피드백이 누굴 겨냥해서 바꾼 거다, 뭘 하기 위해 바꾼 거다예요. 예전에는 카트 바디 제한이 없었는데 이를 강제했더니 특정 선수를 죽이기 위한 거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룰을 바꾸면 (문)호준이를 겨냥하는 거라고 말이 나왔었죠.
지금 완벽하게 정착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서로 다 동의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확 바꿀 수 있지만 지금은 조금씩 보태가는 형식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이벤트 전 등을 통해 시험을 해본 뒤 공감대를 형성하면 리그에 도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현장에 계신 분, 선수, 감독의 아이디어를 몇 번의 테스트를 거쳐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이소라 기자=개인전은 1대1 방식까지 가서 최종 1위를 뽑는 것이 과연 맞는가에 대해 말이 많아요. 이건 선수들도 호불호가 갈리더라고요.
유영혁 선수=계속 개인전이 8인전, 4인전, 2인전으로 올라가기도 하고 최근에는 8인전, 2인전으로 바뀌었잖아요. 옛날 8인전 4인전 때부 '8인전에서 1등, 4인전에서 1등한 사람은 무슨 혜택이 있지?'라는 말은 계속 나왔어요. 어차피 잘하는 선수가 우승하겠지만 부당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고 결국 1등으로 올라갔던 선수도 1대1에 가면 다시 원점이거든요.
김대겸 해설 위원=예전에는 8인전으로 해서 선취방식으로 끝나는 방식이었는데 예전과는 다른 색다른 재미를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팀전 결승과 개인전 결승을 같은 날 해서 에이스 결정전과 그림이 비슷하게 나왔는데 원래는 개인전, 팀 전 결승을 다른 날 했거든요. 하필 한 날에 하는 바람에 팀전과 개인전이 비슷한 구도로 흘러가지 않았을 까 생각해요.
조재윤 리더=그건 야외 결승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부분이에요. 야외 결승을 하면서 팀전과 개인전을 같이 할 수밖에 없었죠. 두 번을 모두 야외 결승을 나갈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하나만 야외 결승을 할 수도 없었거든요. 8인전은 약간 반대하는 입장이에요. 예전 방식은 선수들에게 말이 너무 많았어요.
박인재 감독=8인전은 후반전 지나가면 결국 3~4명만 경기를 해요. 나머지는 다 게임을 던져요. 그래서 이런 방식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조재윤 리더=공정성이 없다는 이야기도 되게 많이 들었어요. 리그에서 가장 중요한 건 누가 봐도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은 조금 더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항상 열려있기 때문에 언제든 의견을 던져주시면 반영할 수 있어요. 현장에 있는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요. 조금 아쉬운 건 리그 전이다보니 형평성 논란이 생길까봐 선수들과 이야기 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이소라 기자=확실히 선수 입장과 관계자 입장이 정말 많이 다르더라고요.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경기 방식에 대한 문제들을 많이 들었어요. 개인적으로는 노력한 선수가 우승하는 리그가 됐으면 좋겠더라고요. 그런데 현재 시스템에서는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봐요.
김대겸 해설 위원=지금까지의 방식은 흥미를 유발하는 방식일 수 밖에 없었어요. 저희가 항상 자부심을 느꼈던 것이 카트가 점유율 자체가 별로 안됐을 때도 충분히 자부심을 느꼈던 이유 중에 하나는 흥미를 유발하는 방식으로 리그를 돌렸다는 것이거든요. 선수들이 싫어해야, 선수들이 고통스러워야 팬들이 봤을 때는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어요.
유영혁 선수=사실 생각만 하고 있었던 거지 진짜 바꿔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어쨌든 리그가 어려웠을 때부터 했는데 지금은 되게 좋은 기회잖아요. 인기도 많이 올라왔고. 선수가 괴로워야 팬이 즐겁다는 건 예전부터 순응하기 시작했어요(웃음).
김대겸 해설 위원=전체적으로 잘 올라왔으니까. 앞으로도 고민을 해야 할 부분이고 선수들도 풀어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카트라이더 리그의 미래
이소라 기자=카트가 정통성과 재미,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토론을 통해서 시기상조라는 결론을 얻게 됐어요.
김대겸 해설 위원=시즌1의 인기도 세 네 시즌을 더 해야 이야기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저는 선수들 볼 때마다 항상 '아직이야', '너무 취하지 말아라' 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이소라 기자=선수들의 생각도 분명히 이야기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조재윤 리더=선수들이 많이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좋아요. 선수들의 이야기가 데이터가 되고 뭔가를 바꾸게 되면 그걸 근거 삼아 바꿀 수 있어요. 지금 카트 리그는 국내 최장수 리그잖아요. 초창기에는 정통성을 추구했었고 벗어나지 않으려 했는데 이때 가장 큰 건 게임이 잘돼야 해요.
스타나 리그 오브 레전드 등이 정통 리그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건 게임의 인기를 기반으로 팬덤이 형성됐기 때문인데 카트는 정통성에서 내리막길을 걷다가 이제 막 오르막길에 도달한 거거든요. 이제 한 계단 올라갔기 때문에 지금 당장 정통성에 대해 생각하기 보다는 올라갈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을 더 키우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김대겸 해설 위원=선수들도 많이 고민을 하고 있어요. 사실 선수들이 고생을 한 거에 비해 아직까지 얻은 게 많지 않아요. 고생한 기간이 워낙 길었기 때문에 더 빛을 보려면 신예 선수들이 더 많이 나와서 더 많은 도전자가 나와서 풀도 넓어져야 할 것 같아요.
조재윤 리더=이번 시즌2부터는 굉장히 센세이셔널할거에요. 선수들에게나 저희에게나 프로화를 위한 한 번의 전환기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프로화를 위한 정비된 시스템을 가져야 하는 것이고 그게 되면 유료화 관객과 정통성을 추구하고 선수들이 노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시즌1은 연속성 면에서 선수들에게 연속된 리그 제공하는 시작점이었고 이제는 선수들과 게임의 상생을 위해 한 발 더 나왔어요. 내년에는 더 바뀌고 재미있어지는 리그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김대겸 해설 위원=시즌1의 인기로 더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죠.
박인재 감독=팀전은 개인전에 비해 결승이 아쉽긴 해요. 왜 그런가 생각해보면 개인전은 예선에서 50으로 하다가 결승에서 80으로 하는데 결승에서 7판4선 하는 건 4강 때도 하는 거고 텐션의 차별화가 별로 없는 느낌이에요.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4강과 다를 게 없거든요.
김대겸 해설 위원=저는 사실 아쉬운 것이 개인전, 팀전이 같은 날 열리는 것들에 대해서는 더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건상 현실적인 어려움이 분명 있지만. 예선전은 다 괜찮다고 보는데 결승을 한 날에 몰아서 하는 것이 팀전과 개인전의 무게감, 집중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데 대해서는 중계진 입장에서도 아쉬운 거죠.
조재윤 리더=저희가 결승을 준비하면서 제일 걱정한 부분이 같은날 해야 하는데 과연 텐션이 유지될까를 되게 많이 고민을 했었거든요. 현실적으로 분리에 대한 어려움이 많더라고요.
김대겸 해설 위원=중요한 건 팬들이 너무 오랫동안 보다 보니 아무리 재미있는 경기를 해도 팀전에서는 개인전에서 올라갔던 텐션이 떨어질 수 밖에 없더라고요. 그게 조금 아쉬웠던 것 같아요. 팀전을 따로 봐도 분명 재미있는 경기였는데 기억에 덜 남아요.
이소라 기자=팀전 결승 세트가 적은데 대한 아쉬움도 있어요. 결승 세트를 늘리는 이야기도 나왔던 것 같아요.
김대겸 해설 위원=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는데 4세트까지 만들자는 이야기도 했었는데 또 승자연전이 에결과 겹치는 부분이 있기도 하더라고요.
박인재 감독=지금 든 생각인데 7전4선승을 그대로 하고 듀스를 넣는 건 어떨까요. 3대3이 되면 듀스가 되게. 그러면 한없이 길어질 수 있기는 한데 대 박 경기가 나올 수도 있잖아요.
이소라 기자=분리를 해서 팀전에 힘을 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결국 카트가 궁극적으로 가지고 가려고 하는 건 게임단이니까요.
조재윤 리더=저희도 정말 아쉬웠던 거죠. 준비해서 미리미리 했다면 좋았을 텐데 막판까지 야외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나가서 1500을 채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어요. 또 리그 결승을 이틀에 걸쳐서 할 거냐는 고민도 있었고 나누면 어떤 경기가 나갈까 하는 논의도 있었고. 저희는 팀전을 추구하는데 선수들이나 정통성을 보는 쪽에서는 당연히 개인전이 나가야 한다는 시각 차이도 있었고. 일단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죠. 이것도 되게 강하게 밀어붙여 주셨던 분들이 계셨기에 성사될 수 있었던 거고 그게 아니었으면 똑같았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광운대에서 했기 때문에 정말 제대로 포텐이 터질 수 있었던 것 같앙.
박인재 감독=광운대에서 안 했으면 호준이가 그 말도 안 되는 경기를 보여줄 수 없었을 것 같아요. 호준이가 정말 스타예요. 그 무대에서 말도 안 되는 점수 차인데 우승 한다고 이 악물고 하는 걸 정말 오랜만에 봤거든요.
이소라 기자=결승전이 더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아쉬움인 것 같아요. 팀전 결승이 개인전에 비해 너무 짧더라고요.
박인재 감독=복기 방송을 다 했는데 다시 봐도 팀전 결승을 보면 약간 결승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장치를 조금 더 결승전에 차별화 되는 부분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4강 경기와 별로 다를 바가 없어서.
김대겸 해설 위원=승자연전은 재밌는 경기는 진짜 재밌을 수 있는데 위험한 게 둘이서만 계속 1대1로 게임을 하는데 약한 루즈해질 수 있어요. 그런 리스크를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냐, 선수들도 얼만큼 준비할 수 있을 거냐 하는 부분이 있죠. 여러가지 방식으로 세트를 늘리는 건 찬성하는 입장인데 명확하게 방식이 잘 나와야 정규리그에 적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라운드를 늘리는 데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방식에 대한 고민을 할 때 너무 많은 설명을 해야 하는 건 카트 리그와 안 맞다고 생각해요. 너무 설명이 길어지는 건 시청자들에게 카트 리그를 보는 데서 재미가 반감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현재는 되게 심플하게 1세트 스피드, 2세트 아이템, 3세트 에이스 결정전 끝인인데 이걸로 정통성을 갖춰가려고 하는 거죠. 이 방법에서 더 괜찮은 게 있으면 조금씩 적용시키고 회의를 거쳐서 바꿔야겠죠.
박인재 감독=4강까지는 지금 딱 좋아요. 듀얼 레이스X도 그렇고 듀얼 레이스3도 그랬고 팀전 결승은 항상 아쉬웠어요.
김대겸 해설 위원=올라가려는 노력에 비해 너무 짧다는 생각을 하긴 해요.
유영혁 선수=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맵 쪽에서 아쉬움이 있어요. 리그 트랙이 10개인데 팀전에서는 밴이 있다 보니 리그 끝날 때까지 한번도 안 보이는 트랙이 많아요. 라운드를 늘리기엔 좀 지루해지고 아예 밴을 한 팀에서 다음 주에는 연속으로 못하게 한다든지 밴픽을 좀 롤처럼 시청자들에게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팀마다 특성이 보이잖아요.
박인재 감독=그게 아까 말한 정통성에 대한 부분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무거워지기 때문에 더 팬이 많아지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밴픽이라는 건 게임단화가 되고 코치가 생기면 되게 저의 역량이 들어가는 부분이거든요. 지금은 딱히 전략적으로 풀게 많지 않아요.
김대겸 해설 위원=틀린 말은 아닌데 지금은 약간 시기상조라고 생각해요. 프로화가 되고 나면 충분히 재밌는 그림들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지금은 사용되는 트랙만 보이는데 각 팀별로 밴하는 걸 보여줬으면 하는 이야기는 했었어요.
이소라 기자=밴도 또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어서 충분히 좋을 것 같아요.
박인재 감독=지금은 무조건 밴되는 맵이 정해져 있거든요. 밴픽을 할 거면 리그 트랙을 차라리 2~30개 선정해서 연습해서 자기 꺼 2개 픽하고 상대 꺼 3개 밴하고 하는 식으로 선택폭을 넓히는 게 낫지 지금 10개의 트랙에서 밴픽을 하는 건 의미 없다고 생각해요.
김대겸 해설 위원=트랙이 너무 많아지면 선수들에게 연습에 대한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경기력 측면에서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박인재 감독=트랙을 늘려도 코칭을 하면서 지켜본 바로 봤을 때는 당장은 부담될 것 같은데 경기력에 큰 영향 없을 것 같아요. 결국에는 다 소화해요.
조재윤 리더=선수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도 있고 두 번째로는 보는 사람이 힘들어요. 10개가 정해지면 그 리스트를 다 머릿속에 넣고 가는데 20개면 이걸 떠올리는 게 힘들어요. 예를 들어 영혁 선수가 하는 걸 보고 따라 하고 싶은데 힘들어요. 나도 20개를 보고 해야 하니까.
밴에 대한 부분은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라서 e스포츠 팀, 해설진, 스포티비와 이야기해서 보완할 수 있어요. 아니면 강제로 주차별로 고지하는 방법도 있을 거고요. 장기적으로 팀이 구성이 잘 되고 유지가 되면 밴픽 요소를 살릴 수도 있고요. 지금은 사실상 밴픽을 하는 전문 요원들이 없거든요. 지금은 내가 잘 하는것, 못하는 건데 전략적으로 팀원을 위한 밴픽 요소가 있어야 하죠.
김대겸 해설 위원=장기적으로는 풀어가야 될 게 많죠.
조재윤 리더=템전 리그를 하려고 할 때 카트 바디 밴픽도 많이 고민했어요. 트랙마다 주력 바디가 정해져 있었고. 그런 것들이 지금 상태에서 들어가면 오히려 리그를 더 어렵게 하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해서 지금의 날것의 모습으로 하고 있어요.
이소라 기자=지금 유입된 팬들이 지겨워지면 그 때 바꿔도 될 것 같아요(웃음).
김대겸 해설 위원=너무 복잡해서 머리 쓰면서 보는 건 또 카트와 맞지 않거든요.
박인재 감독=카트 바디도 신차들이 많이 나오니까 확 바뀌면 또 팬들이 따라오기 어려울 거거든요. 팬들이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공부하면서 보기 싫다고 하더라고요.
이소라 기자=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셔서 정말 감사 드려요.
김대겸 해설 위원=저희도 감사하죠. 저희들끼리만 항상 이야기해서 해결되는 부분이 많이 없거든요(웃음).
박인재 감독=좌담회가 아니라 소원 수리 느낌이에요(웃음).
조재윤 리더=접점이 별로 없고 이렇게 심도 있게 이야기할 기회가 많지 않아요.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되게 좋을 것 같아요.
박인재 감독=카트 이야기를 그것도 좋은 이야기를 두 시간 반 동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 못했어요. 불과 1년 전만 해도 카트 이야기 하면 다들 한숨 쉬었는데. '그게 말이 되냐'고 했었거든요. 행복하네요.
이소라 기자=다들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사실 할 이야기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지만 다음 기회에 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어요. 차기 시즌에서 뵈요.
진행 및 글=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정리=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
사진=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