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는 12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롤파크 LCK 아레나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2019 서머 5주차 그리핀과의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김정민은 1세트에서 볼리베어를 깜짝 선택하면서 MVP급 활약을 펼쳤고 2세트에서도 갈리오를 활용해 적재적소에 영웅 출현으로 등장하면서 그리핀의 5연승 행진을 끊어냈다.
김정민은 "리프트 라이벌즈 기간 동안 눈 앞에 놓인 그리핀과의 대결만 준비했다"라며 "준비한 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2대0으로 승리해서 기쁘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젠지는 지난 2018년 월드 챔피언십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그리핀을 떨어뜨린 후 2019 스프링 시즌 그리핀의 12연승 행진을 끊어냈으며 이번 서머에서도 그리핀의 5연승에 제동을 걸며 천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정민은 "특별한 것 없이 하던 대로 했다"라고 답했지만 "스프링 때 이겨 봐서 또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했다"고 밝혔다.
젠지는 1세트에 볼리베어를 깜짝 선택했다. LCK에서 2,278일 만에 등장한 볼리베어였고 서포터 포지션에서는 처음으로 사용됐다. 김정민은 준비된 전략이 아니었다고 했다. 김정민은 "볼리베어를 팀 게임에서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고 솔로 랭크에서만 써봤다. 마지막 픽까지 가니까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했고 코칭 스태프에게 "쓸 '각'이 왔으니 한 번만 시켜달라고 했다. 즉흥적인 선택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서포터 챔피언으로 쓸 만한 것들이 없었고 상대가 노틸러스였기에 볼리베어도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볼리베어를 꺼낸 '각'에 대해 이야기했다.
깜짝 카드로 꺼내들어 승리를 만들어냈지만 볼리베어에 대한 김정민의 평가는 아직 의문 부호가 달려 있다. "솔로 랭크에서는 좋은 편인데 아직까지 팀 게임에서, 특히 대회에서 유행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라면서 평가를 유보한 김정민은 "9.13 패치로 진행되면서 경기에 나오는 서포터 챔피언들이 늘어났지만 누가 써도 좋은 챔피언이 있다기 보다는 자기가 잘 하는 챔피언이 승률을 높일 수 있는 챔피언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볼리베어 역시 이런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2세트는 극적인 승리였다. 유리하게 풀어가다가 그리핀에게 내셔 남작과 장로 드래곤 등을 연달아 내주며 밀렸던 젠지는 중단 교전에서 2킬을 만들어낸 뒤 곧바로 상대 넥서스로 진격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정민은 "'룰러' (박)재혁이 형이 카이사를 잘 때려놔서 싸움이 열렸고 두 명을 잡았다. 다 같이 끝내자고 끝내러 가서 그리핀이 라인 클리어를 하는 걸 막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쌍둥이 포탑을 치면서 포탑과 넥서스 체력만 확인했는데 체력이 빠지지 않길래 확인해보니 칼리스타가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다. 재혁이 형이 순간적으로 자기가 어디 있는지를 놓치면서 끝내지 못할 수도 있었다"라면서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한 김정민은 "카이사를 마크하면서 넥서스를 두드렸고 럭스가 존야의 모래시계로 살아서 넥서스를 깰 수 있었다"고 역전승의 순간을 회상했다.
젠지는 5승4패, 6위의 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김정민은 1라운드 "초반 시작이 좋았는데 연패를 당한 뒤 분위기가 안 좋아졌다. 하지만 그리핀과의 대결에서 이기면서 다시 분위기가 좋아질 것 같다"고 말하며 2라운드 첫 상대인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기에 대해서도 "1라운드에서 이겨봤던 상대니까 자신감을 갖고 준비할 것이며 우리 팀은 못할 때는 정말 못하는데 잘할 때는 정말 잘한다. 기복이 심하더라도 잘하는 경기가 더 많이 나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