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으로 4위에 이름을 올린 DPG EVGA에게는 축하와 함께 실력보다는 운으로 MET 아시아 시리즈에 출전했다는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세간의 평가에 대해 DPG EVGA의 '수팍' 이준한과 '언더' 박성찬은 "운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것도 우리가 준비된 상황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MET 아시아 시리즈를 통해 PKL 6주차에 세운 70점이라는 대기록이 단순히 운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다는 '수팍' 이준한과 '언더' 박성찬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이준한=21살 '수팍' 이준한입니다.
A 박성찬=DPG EVGA의 맏형 22살 '언더' 박성찬입니다.
Q 페이즈2가 끝난 뒤 휴식기에 무엇을 하며 지내셨나요.
A 이준한=APK 프린스의 '블랙나인' 구종훈 선수와 원래 친구 사이라 함께 놀았고 다른 팀 선수들도 만나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빠르게 숙소로 돌아와 방콕 갈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유니폼을 입고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서 사복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새로운 옷도 조금 장만했습니다.
A 박성찬=집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OP 게이밍의 '멘털' 임영수, APK의 구종훈 선수와 함께 부산으로 호캉스를 다녀왔습니다.
Q 페이즈2와 비교해 지금 기량은 어느 정도 올라온 상황인가요.
A 이준한=솔직히 합을 맞춰보기 전에는 페이즈2와 비교해 70% 정도 기량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80~90% 정도로 호흡도 잘 맞고 성적도 잘 나오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A 박성찬=원래 휴식기를 가지면 기량이 떨어지다 보니 동료들 모두 휴가를 조기에 마치고 숙소로 복귀해서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페이즈2보다 더 좋은 것 같습니다.
Q 페이즈2 6주차 첫 경기에서 70점을 획득하며 순위를 확 끌어올렸는데 당시 팀 분위기는 어땠나요.
A 이준한=팀의 맏형인 박성찬 선수가 지금까지 성적이 조금씩 좋아졌고 이번에 크게 점수를 획득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욕심내지 말고 하던 데로만 하자면서 저희를 진정시켰죠. 4위 이상에 들어가서 MET 아시아 시리즈에 출전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경기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죠.
A 박성찬=만약 그 상황에서 욕심을 부렸는데 성적이 안 나왔다면 팀 내 분열이 생길 수도 있고 다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동료들에게 침착함을 요구했습니다. 침착한 분위기에서 기세를 이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Q 국제 대회 경험이 있는 선수에게 따로 조언을 들은 부분도 있을까요.
A 이준한=따로 조언은 듣지 못했는데 APK의 구종훈 선수가 가서 정말 잘하고 오라고 응원해줬습니다. 페이즈2 초반부터 정말 맹활약했는데 아쉽게 방콕행 티켓을 놓쳐서 아쉬움이 많이 남은 것 같더라구요.
A 박성찬=OP 게이밍의 임영수 선수가 북미나 중국 쪽 선수들에게 맞아보면 더 잘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해 줬고 VSG 장민석 코치님도 해외팀에 맞으면서 경험을 쌓아야 실력이 늘어난다고 조언해 주시더라고요.
Q 처음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소감도 궁금합니다.
A 이준한=극적으로 4위에 이름을 올리며 출전권을 획득해 당시에는 얼떨떨한 기분이었죠. 즐겁게 휴가를 보내는 동안은 몰랐는데 막상 복귀하고 연습을 진행하면 할수록 한국 지역을 대표해 출전한다는 생각에 점점 무게감이 느껴지더라고요.
A 박성찬=이번이 DPG와 '언더' 박성찬이라는 이름을 크게 알릴 기회라고 생각해요. 가서 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가장 견제되는 팀은 어디인가요.
A 이준한=연습을 하다 보니 AHQ와 동선이 자주 겹쳐서 신경 쓰고 있는 편입니다. 나머지 팀들은 현지에 도착해서 스크림을 진행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A 박성찬=해외 팀 중에서는 많은 팀이 견제하고 있을 중국의 17 게이밍이 가장 걱정입니다. 작년부터 영상을 많이 챙겨봤는데 이번에 맞붙는 해외팀 중 가장 잘하는 것 같거든요. 하지만 중국은 몰려오는 전략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문제는 한국팀이죠. 예측이 어려워서 초반에 안 만났으면 좋겠네요.
Q 형제팀 DPG 다나와가 EVGA를 견제 순위 4위로 꼽았습니다.
A 박성찬=페이즈2 때 미라마에서 DPG 다나와를 누르고 치킨을 먹었던 경기가 생각이 나는데요. DPG 다나와는 견제 순위 5위 정도가 적당하겠네요(웃음).
Q 페이즈2에서 시즌 막바지에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4위에 올랐는데 운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A 이준한=운으로 4위에 올랐을 수도 있어요. 자기장이 우리 팀에게 너무 유리하게 형성됐거나 우리가 준비한 전략대로 술술 풀렸을 수도 있죠. 그런데 저는 그런 상황에서 최대한 점수를 챙기는 것도 준비됐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PKL에서 데이 우승 최고 득점 기록은 저희가 세웠으니까요.
A 박성찬=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은 준비한 원이 형성됐을 때 최대한 점수를 끌어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운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준비가 안 됐다면 기회가 주어져도 잡을 수 없을 테니까요.
Q 그만큼 이번 대회가 더 중요하게 다가올 것 같네요.
A 이준한=팀을 알릴 수 잇는 기회인 것을 넘어서 우리팀의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무대라고 생각해요. 대량 득점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MET 아시아 시리즈에서는 꾸준히 잘한다는 모습을 보여줘야죠.
A 박성찬=운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많은 비판과 비난이 있다는 점을 잘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대회를 통해서 우려 섞인 시선을 앞으로 DPG EVGA라는 팀의 기대감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Q 해외팀 분석은 얼마나 이뤄졌나요.
A 이준한=저희 팀이 다른 팀의 색깔에 맞춰서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변수 대처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A 박성찬=동선을 파악하는 정도만 신경 쓰고 있고 나머지 연습 시간에는 개인 기량과 갑작스러운 변수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Q 우승 공약이 있을까요.
A 이준한=결승 무대에서 박성찬 선수를 목마 태우고 무대를 휩쓸고 다니는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그리고 팬미팅을 통해 재밌는 춤도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A 박성찬=아마 우승을 차지하면 눈물을 흘릴 것 같아서 무대에서 뭘 하긴 어려울 것 같아서 귀국 후에 팬분들과 함께 단독 팬미팅을 진행하려고요. 패밀리 레스토랑에 10여 분을 초청해서 함께 밥을 먹으면서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A 이준한=한국 팬들이 즐길 수 있는 경기 선보이고 오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A 박성찬=아시아에서 근접전에서는 최고의 선수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돌아오겠습니다.
구남인 기자 ni041372@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