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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다운 반전의 주인공 탈론 e스포츠 "건틀렛, 기적 만들어보겠다"

탈론 e스포츠.
탈론 e스포츠.
탈론 e스포츠는 한국 오버워치 e스포츠팬들에게는 주목받는 팀은 아닙니다. 퍼시픽 컨텐더스에서 세 번의 우승을 차지한 강호이지만 한국 팬들에게는 낯설거나, 한국 트라이얼에서의 탈락이 더 저 떠오를 뿐이죠. 건틀렛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탈론은 10위의 시드권이 말해주듯 더 높은 라운드로 올라가게 된다면 기적이라는 말이 나올 팀이지요.

하지만 탈론은 이미 반전을 만들어낸 바 있습니다. 지난 퍼시픽 쇼다운에서 중국 컨텐더스의 우승팀인 린간 e스포츠&후야를 3대0으로 완파하며 퍼시픽의 건틀렛 시드권을 지켜냈습니다. 건틀렛을 앞두고 만난 탈론의 코치와 선수단은 반짝이는 눈으로 전의를 불태웠습니다. 이번 기회에 자신들과 퍼시픽 리그를 향한 평가를 바꾸고 싶다는 탈론, 이들은 우승후보 0순위인 엘리먼트 미스틱(이하 EM)과의 맞대결을 앞두고도 주눅 들지 않고 기적을 만들어보겠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습니다.

DES=이렇게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드리는 것은 처음인 것 같아요.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드릴게요.
A '뮤즈' 김영훈=안녕하세요. 저는 탈론에서 메인탱커를 맡고 있는 '뮤즈' 김영훈입니다. 저희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건틀렛에서 좋은 모습 보이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A '고고라' 이지윤=탈론의 서브 탱커를 맡고 있는 '고고라' 이지윤입니다. EM 이기고 오겠습니다!
A '배쉬풀' 강보현=탈론에서 딜러 포지션을 맡고 있는 '배쉬풀' 강보현입니다. EM을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A '아라크네' 이지원 코치=탈론에서 코치를 맡고 있는 '아라크네' 이지원 코치입니다. 저희 조에 강한 팀이 많이 붙었는데 대회는 그대로 가면 재미없으니까 제대로 한 번 뒤집어 보겠습니다.

DES=시작부터 인터뷰가 비장한데요(웃음). 좀 가벼운 질문부터 드리면 시즌 종료 후 어떻게 지내셨어요?
A '뮤즈' 김영훈=저희가 워낙 시즌이 빨리 끝나다 보니 휴가가 길었어요. 휴가 끝난 후에는 하루 세타임씩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A '고고라' 이지윤=퍼시픽 컨텐더스가 굉장히 일찍 끝나서 연습 경기를 할 팀이 없었어요. 휴가를 굉장히 오래 가졌지만 연습 시간도 다른 팀보다 많이 가져서 어느 정도 성과를 볼 수 있었어요.
A '배쉬풀' 강보현=개인적으로는 운동 하면서 개인 정비 시간을 가졌습니다.
A '뮤즈' 김영훈=와 고급 용어다(웃음).
A '아라크네' 이지원 코치=컨텐더스 일정이 빨리 종료돼서 각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그래서 한국 컨텐더스도 현장에서 보면서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가 얼마나 중요한 대회인지 인식시킬 수 있는 기회였어요.

탈론 e스포츠 '아라크네' 이지원 코치.
탈론 e스포츠 '아라크네' 이지원 코치.
DES=탈론 e스포츠를 소개하자면 어떤 팀일까요?
A '아라크네' 이지원 코치=탈론은 한국 선수 세 명과 태국 선수 두 명, 홍콩 선수와 대만 선수 한 명씩 있는 다국적 팀입니다. 외국인 선수들 대부분이 오버워치 월드컵을 참가할 정도로 좋은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에요. 한국 선수들은 실력도 좋지만 친화력이 좋고 외국인 선수들을 잘 배려할 수 있는 착한 선수들로 구성이 돼있습니다. 팀 색깔을 이야기하자면 안전한 걸 추구하면서 약간씩 특수 픽을 사용하는 팀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A '고고라' 이지윤=서로 친구처럼 서슴없이 지내고 있죠. 여기에 팀 최연장자와 최연소자가 다 있어요(웃음). 강보현 선수와 김영훈 선수요.
A '배쉬풀' 강보현=저는 한 명의 선수로 보기 때문에 나이는 상관없습니다(웃음). 탈론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무지개? 무지개는 다른 여러 색깔들이 모여서 아름답잖아요. 저희가 다국적 팀이니까 무지개처럼 하나로 합쳐지면 예쁜 하모니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DES=다국적 팀에는 필연적으로 소통 문제가 따라올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탈론은 어떤가요.
A '고고라' 이지윤=콜은 한국인들끼리는 한국어로 간략하게 하고 전체적으로는 영어로 하고 있습니다.
A '아라크네' 이지원 코치=문제가 생길 때도 있지만 구성 자체를 힐러진은 힐러진끼리, 탱커진은 탱커진끼리 언어적인 문제가 없도록 구성을 했어요. 또 선수들이 브리핑을 간결하게 하면서 큰 어려움 없이 잘 진행되고 있어요.
A '배쉬풀' 강보현=요즘에는 자주 영어로 브리핑하려고 노력하니까 입에 배어서 예전보다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요. 다들 게임만 하던 선수들이라 처음에는 상당히 어려웠죠. 이제 익숙해져서 말은 하는데 쓰지는 못해요(웃음).
A '뮤즈' 김영훈=말하면서도 그 단어 스펠링을 몰라요(웃음).

DES=조금 아픈 이야기를 해보면 한국 컨텐더스 트라이얼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시기도 했어요.
A '아라크네' 이지원 코치=그때 솔직히 그만둘까도 많이 생각했어요. 준비가 안 된 상태로 갑작스럽게 트라이얼에 참가했고 하필 또 그 때 경쟁률이 셌잖아요. 결국 트라이얼에서 1승7패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죠. 지금은 다시 그 자리에 가게 된다면 이길 자신이 있거든요.

당시를 돌이켜보면 저희가 퍼시픽에서 조별 1위를 하다가 방심해서 떨어지게 됐어요. 선수들 고생 많이 했으니까 '이제 좀 쉬자'고 이야기한 다음 날 한국 트라이얼에 당장 임하게 됐어요. 그 때 하루 만에 뽑게 된 선수가 강보현 선수에요(웃음).
A '고고라' 이지윤=(김)영훈이는 올해 시즌1 앞두고 들어왔는데 영훈이도 대회 전 딱 하루 지내고 들어왔어요(웃음).
A '배쉬풀' 강보현=나는 콩두도 하루 전에 들어갔어.
A '고고라' 이지윤=형은 운명이네(웃음). 그때 완전 욕이란 욕은 다 먹었죠. '역시 퍼시픽은'이라는 꼬리표가 달렸어요. 보여줄게 정말 많았는데 못 보여준 게 정말 안타깝죠.

DES=그런데 또 다시 퍼시픽 무대로 돌아가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을 했잖아요. 아이러니하게도 또 한 번 퍼시픽에 대한 평가가 낮아지게 됐어요.
A '고고라' 이지윤=퍼시픽 수준이 낮다는 평가를 많이 받죠. 그런데 저는 막상 보면 한국이나 중국이나 다 비슷비슷 하다고 봐요.
A '아라크네' 이지원 코치=퍼시픽 자체가 유지가 되는 팀이 거의 없어서 그런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긴 해요. 하지만 커뮤니티 사람들이 약간 잊고 있는 게 다른 지역이 못 하기 보단 그냥 한국 지역이 잘 하는 거예요. 퍼시픽 지역도 태국이나 대만이나 오버워치 월드컵에 나가면 상당히 강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잖아요. 이런 게 한국 합숙의 의미가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한국 팀과 양질의 연습 경기를 할 수 있으니까 팀적으로나 선수들 개인적으로나 기량이 오르는 게 눈에 보여요.

탈론 e스포츠 '뮤즈' 김영훈.
탈론 e스포츠 '뮤즈' 김영훈.
DES=한국 팀들과 연습 경기를 치러 보니 어땠나요?
A '뮤즈' 김영훈=처음 한국 컨텐더스 팀과 연습 경기를 했을 때는 '와, 이게 한국 컨텐더스인가, 도저히 못 따라가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요즘은 '어? 할 만한데?' 이런 생각이 들어서 건틀렛에서는 연습 기간이 있다 보니 더 할 만 할 것 같아요.
A '배쉬풀' 강보현=강한 사람에게 맞아야 빨리 늘죠(웃음).

DES=지난 퍼시픽 쇼다운에서는 중국 우승 팀인 린간 e스포츠&후야에 승리를 거두며 반전을 보여줬어요.
A '고고라' 이지윤=저는 이길 거라 생각했었어요. 당연히 이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은 의외의 반전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대회에서 보여주면 인식이 바뀔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니까 건틀렛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 드리면 조금 인식이 나아질까 싶어요.
A '아라크네' 이지원 코치=쇼다운에서 저희가 퍼시픽 결승 때 썼던 전략을 그대로 썼는데도 대응을 못하는 걸 보니까 확실히 저희가 위험하다는 판단을 안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EM도 이길만하다고 생각하는데 EM은 저희를 위험한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거거든요. 그 때 이제 뒤에서 한 번 잡으면 전승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A '배쉬풀' 강보현=오히려 저평가 받는 게 마음이 편하죠. 갑자기 이겨버리면 와 쟤네 뭐야 하고, 지면 뭐 그럼 그렇지 라고 할 거고요.
A '아라크네' 이지원 코치=린간e스포츠는 하나만 연습하고 와서 질 거라는 생각을 안 했어요. 더원위너는 중국 2위지만 다양한 조합을 구성할 수 있는 팀이고 린간 e스포츠는 솜브라 하나만 보는 팀이었거든요.

DES=그 승리로 이렇게 건틀렛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어요. 건틀렛에 참가하는 소감은 어떤가요?
A '뮤즈' 김영훈=다양한 지역 팀과 싸워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게 저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요.
A '고고라' 이지윤=일단 저희가 10등 시드인 게 좀 아니라고 생각해요. 쇼다운 4위여서라면 대서양 쇼다운도 4등이 있었을 텐데 왜 우리가 10위인지……. 일단 대회에서 잘 해서 퍼시픽의 이미지를 좀 바꾸고 싶어요.
A '배쉬풀' 강보현=북미 팀과는 연습 경기를 해볼 곳도 없고 핵서 어느 정도 전력을 가졌는지 알 수 없잖아요. 이번 대회가 북미 팀도 참가하니까 저희 팀이 어디까지 통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요.

탈론 e스포츠의 '배쉬풀' 강보현(왼쪽)과 '고고라' 이지윤.
탈론 e스포츠의 '배쉬풀' 강보현(왼쪽)과 '고고라' 이지윤.
DES=오랜만에 상암에서 열리는 대회잖아요. 팬들도 그렇고 관계자분들도 그렇고, 에이펙스의 향수를 느끼는 것 같아요.
A '배쉬풀' 강보현=오랜만에 가는 곳이긴 한데 부스 안도 그대로인지는 모르겠네요. 그 때 뒷자리가 올라가있어서 약간 지휘관이나 파일럿처럼 뒤에서 볼 수 있었거든요(웃음).
A '뮤즈' 김영훈=맞아 나 거기 앉아보는 게 꿈이었어(웃음).
A '배쉬풀' 강보현=그때 거기서 넘어질 뻔 하고 그랬거든요. 감회가 새로워요. 또 그 때는 힐러로 대회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제가 하고자 했던 포지션인 딜러로 한국 대회에 가는 거라 좋아요.
A '아라크네' 이지원 코치=건틀렛은 어떻게 보면 리그로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고 사람들에게 우리가 어떤 팀인지 알릴 수 있잖아요. 팀에게나 개개인에게나 좋은 기회라 차라리 EM과 붙은 게 잘됐다 생각해요. 경기할 때 가족들도 오니까 이기고 깔끔하게 끝낼 수 있으면 해요. 상암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저는 상암에 좋은 기억이 없어서……(웃음).
A '배쉬풀' 강보현=거기 경기장이 관중석이 상당히 가깝거든요. 걱정되는 게 다 EM 팬이라 환호성 차이가 날까 봐요. 우리 앞에 텅 비어 있고 EM쪽만 꽉 차있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있어요.
A '고고라' 이지윤=퍼시픽 결승 때도 상대는 일본 팬들이 가득 와있는데 저희 부스 앞에는 게임단주님하고 네 명이서 열렬히 응원하는 것 보고 눈물이 났습니다(웃음). 응원 받을 거란 생각은 전혀 해본 적이 없어요. 애초에 기대 안 받는 게 부담이 덜 되긴 하죠.

DES=건틀렛을 앞두고 중점적으로 준비한 부분이 있나요?
A '아라크네' 이지원 코치=선수 연령층이 어리다 보니 승부수를 둘 수 있는 게 흐름을 타는 거라 생각해요. 텐션과 흐름 잡는데 집중하고 있어요. EM이나 XL2 아카데미같은 강한 팀과 붙기 때문에 어설프게 져도 된다는 마음으로 임할 생각은 없어요.

DES=EM과 비교해서 탈론이 이건 더 강하다 하는 부분이 있다면?
A '고고라' 이지윤=저희가 약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친개처럼 물며 달려들겠습니다. 미친개가 사자를 잡을 수 있어요(웃음).
A '배쉬풀' 강보현=다국적 팀들의 장점인데 한국인들만 있으면 지거나 하면 텐션이 낮아지거나 할 수 있는데 오히려 외국인들과 하면 언어가 안 되니까 그냥 다들 '댓츠 오케이'해요(웃음). 시너지가 괜찮아요.
A '아라크네' 이지원 코치=외국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보다 좀 더 긍정적인 부분이 있어서 저희가 침체가 안 되더라고요.
A '배쉬풀' 강보현='ManGoJai' 웡킨롱 선수가 한국어로 '할만 해'하면서 텐션을 높여줘요.
A '고고라' 이지윤=근데 요즘은 리퍼한테 맨날 죽어서 중국어로 욕을 하고 있더라고요(웃음). 여러 나라 선수들과 생활하다 보니 홍콩, 대만어, 중국어 욕은 다 마스터 했습니다. 이번에 태국어를 배울 생각이에요(웃음).

쇼다운 반전의 주인공 탈론 e스포츠 "건틀렛, 기적 만들어보겠다"
DES=건틀렛에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고고라' 이지윤=큰 소망은 우승이고 작은 소망은 EM을 이기는 거예요.
A '뮤즈' 김영훈=일요일까지 살아남기만 해도 좋겠어요. 늦게까지 대회를 하는 게 목표에요.
A '배쉬풀' 강보현=목표는 우승이죠. 탈론에 들어와서 오프라인 대회를 세 번 했는데 아무래도 타지이다 보니 익숙한 한국어가 아니기도 했고 또 오랜만에 에이펙스가 열렸던 경기장에서 하는 것이기도 하고 좀 설래요. 꼭 일요일까지 대회를 나갈 수 있었으면 해요.

DES=건틀렛 임하는 각오는 어떤가요.
A '고고라' 이지윤=저희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약팀이 아니라는 걸 다 보여주고 싶네요.
A '배쉬풀' 강보현=강팀을 만나더라도 질 생각은 없어요. 지더라고 절대 쉽게 지지 않겠다는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A '아라크네' 이지원 코치=이번이 저희의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자리이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성적을 내고 싶어요. '그래도 우리가 떨어지지 않겠어?' 하는 어설픈 마음가짐으로 할 바에는 '차라리 너희를 떨어뜨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미친 듯이 달려들어서 한 번 기적을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DES=어느덧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간이네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A '고고라' 이지윤=탈론은 이렇게 활기찬 분위기라는 것?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주신 게임단주님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웃음). 퍼시픽이라는 이유만으로 저희를 나쁘게 보지 마시고 좋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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