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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S] 박령우 "모든 걸 쏟아 부을 생각…상대는 상관없었다"

박령우.
박령우.
"올해 열심히 준비한 만큼 어제 다 쏟아 붓고 갈 생각이어서 누가 올라오든 상관없었다."

박령우는 현지시간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된 스타크래프트2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 결승전에서 'Reynor' 리카르도 로미티를 4대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박령우는 인터뷰를 통해 "올해 열심히 준비한 만큼 어제 다 쏟아 붓고 갈 생각이었다"며 결승전에 누가 올라와도 자신이 있었다고 밝혔고 무서운 선수가 있냐는 질문에 "어제까지만 해도 많았는데 이제는 없다"는 답변으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박령우와의 일문일답.

Q WCS 우승을 차지한 소감은.
A 3년 만에 결승에 오르게 됐다. 기쁘기도 하지만 3년 전에 우승을 못했던 게 더 아쉬웠다.

Q 3세트 특이한 전략을 선보였다.
A 앉은 자리에서 리카르도 선수가 보였는데 멘탈이 무너진 모습이었다. 3세트 준비한 전략이 통하면 무조건 우승이라고 생각했지만 막혀서 아쉬웠다.

Q 대회에서 가장 어려운 선수는 누구였나.
A 16강이 가장 어려웠다. 한국 랭킹 1위라는 부담이 너무 심했고 힘들었는데 8강부터는 마음 편하게 해서 크게 어려운 상대는 없었다.

Q 2년 연속 해외 선수가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선수와 외국 선수들 간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하나.
A 예전에 비해 해외 선수들이 실력도 늘고 열심히 해서 이기기 어려워졌다. 저그 선수들이 특별히 잘하고 테란이나 프로토스 선수들은 아직 조금 부족한 것 같다.

Q 중하반기 내내 저그가 강세였다. 현재 패치 상황이 저그에게 유리하단 평가는 어떻게 생각하나.
A 당연히 저그가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원래 이런 거 없었어도 잘했다. 16년 저그가 암울할 때도 잘해서 밸런스에 상관없이 잘할 수 있었는데 밸런스 덕에 이겼다고 부각된 것 같아서 아쉽다.

Q 리카르도 로미티 선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나 피드백이 있나.
A 우선 리카르도 선수가 정말 괴물같이 성장할 것 같아 피드백은 하지 않겠다(웃음). 다만 'Serral' 주나 소탈라 선수는 멘탈이 굉장히 튼튼한데 리카르도 선수는 경기 내에서 멘탈적인 부분이 잘 보여서 개인적으로는 상대하기 더 쉬웠다.

Q 리카르도가 주나 소탈라보다 더 잘하게 될 거라 생각하나.
A 어제 한정으로는 리카르도 선수가 더 잘했다. 단 상성이 있는 것 같다. 주나 소탈라 선수처럼 단단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상대하기 어려운데 리카르도 선수는 상대를 잘 하는 것 같다.

Q 주나 소탈라가 결승에 올라왔으면 어땠을 것 같나.
A 어제는 오히려 주나 소탈라 선수와 붙고 싶었다. 올해 열심히 준비한 만큼 어제 다 쏟아 붓고 갈 생각이어서 누가 올라오든 상관없었다.

Q 블리자드가 향후 스타2에 대한 업데이트를 발표했는데 경기나 게임적인 부분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A 대회가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 항상 망한다는 소리가 많았지만 내년에도 카토비체도 열리고 꾸준히 대회라 열린다. 많은 분들이 힘쓰는 것을 보고 나도 더 열심히 해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블리자드 팀에서 메일로 밸런스를 물어보고 했는데 하반기에는 그런 게 없었다. 그런 부분 때문에 저그가 좋아지지 않았나 싶다. 밸런스 피드백을 많이 물어보면 지금보다 훨씬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올 시즌 많은걸 이뤄냈다. 내년 시즌 목표가 있다면.
A 우선 가장 기본적인 목표는 우승 상금이 억 단위인 대회를 다 우승한 선수가 없는데 모두 상위권에 가봤던 만큼 올해는 꼭 그 대회들을 다 우승해보고 싶다.

Q 구글 딥마인드 기반 AI 알파스타가 궤도에 올랐다. 붙어보면 어떨 것 같나.
A 너무 하고 싶다. 사람이 RTS에서 기계적인 플레이를 추구하는데 그걸 깨부수는 게 재밌다. 또 전략을 굉장히 많이 쓰는 선수로 사람들이 알고 있는데 내 전략들이 통하는지 궁금하다.

Q 글로벌 파이널에서 만나기 무서운 저그 선수가 있었나.
A 어제까지만 해도 많았는데 이제는 없다(웃음).

Q 평소에 담담한 모습인데 이번 우승을 하고 굉장히 기쁜 모습이었다. 트로피를 들어 올린 순간 어떤 기분이었나. 또 우승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고 싶은 선수가 있나.
A 스타2 프로게이머 입장에서 가장 큰 대회는 블리즈컨이다. 프로는 결과로 말한다고 열심히 했지만 빨리 탈락하면 열심히 안 하는 선수가 되는 게 너무 싫어서 정말 우승하고 싶었다. 사실 결승전에서 스코어가 앞설 때도 덤덤했는데 우승하고 나니 그런 것들이 쏟아져 나오더라. 어제는 포커페이스를 넘어설 정도로 기뻤다.

우승하고 나니 많이들 연락 오더라. 이래서 사람들이 성공하려고 하는구나 생각했다(웃음). 박령우를 이기려면 변현우가 있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빨리 제대해서 대회에서 만나고 싶다. 지금 내가 어떤 선수인지 보여주고 싶다.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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