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프릭스의 최연성 감독이 독특한 시즌 목표를 밝혔다.
최 감독이 지휘하는 아프리카 프릭스는 9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 위치한 롤파크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2020 스프링 1주 5일차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를 2대1로 꺾으면서 2연승을 이어갔다.
KeSPA컵 2019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LCK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아프리카 프릭스이기에 팬들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최 감독은 들뜨지 않았다.
"2승을 했다고 해서, 지금 순위가 높다고 해서 기뻐하기에는 이릅니다. 스프링 시즌은 이제 시작됐고 우리 팀에게는 16경기가 더 남아 있으니 눈 앞에 주어진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더 연구하겠습니다."
최 감독은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1년 내내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을 쏟고 있다. 1년이라는 장기 레이스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팀에는 크든 작든 문제가 항상 발생할 수 있고 이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는 일이 감독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로스터에 들어있는 10명의 선수와 2명의 코치들이 한 팀을 이루고 있다 보니 다종다양한 문제들이 시즌에 생기더라고요. 선수들에게 큰 그림을 제시하고 동기 부여하는 일도 감독의 역할이지만 발생한 문제들이 경기력에, 마인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소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 감독은 아프리카 프릭스의 2020 시즌 선수 구성에 꽤 만족하고 있다. '미스틱' 진성준, '플라이' 송용준 등 경력이 많은 선수들이 합류하기도 했지만 이전부터 아프리카에서 함께 했던 '스피릿' 이다윤, '기인' 김기인 등이 팀의 DNA를 다른 선수들에게 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칭 스태프가 선수들에게 하나가 되라고 강조하기도 하지만 이전부터 뛰던 선수들이 영입된 선수들에게 우리 팀의 특성, 운영 방식에 대해 직접 알려주면서 동화 속도를 앞당기고 있습니다. 선수가 선수에게 이야기해주기 때문에 위화감 없이 잘 받아들이고 있죠."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기에서 정글러 '스피릿' 이다윤이 보여준 파이팅 넘치는 경기력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선수 스스로 '왜 이 상대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지'를 찾는 모습이야말로 코칭 스태프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동기 부여 방식이라는 것.
"코칭 스태프가 기술과 운영 방식을 알려주고 상대 팀의 약점을 찾아주는 일은 당연히 하고 있지만 선수가 자기에게 동기 부여할 이유를 만들고 그것에 자극을 받는 것만큼 팀에 긍정적인 일은 없죠."
2020 시즌을 깔끔하게 출발한 최연성 감독의 목표는 하나된 팀을 만드는 것이다. 내부에서 훈련할 때에는 경쟁자가 되어 치열하게 다투지만 공식 경기에서는 출전한 선수들을 위해 벤치에 앉은 선수들이 내 경기처럼 관심을 갖고 뜨겁게 응원해주며 이겼을 때 같이 즐거워하고 졌을 때에는 같이 눈물을 흘릴 수 있는 팀을 원하고 있다.
"스프링 우승, 롤드컵 진출 등의 목표는 모든 팀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을 겁니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2020년 목표를 10명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팀으로 잡았습니다. 우리의 목표가 달성된다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믿습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