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은 29일 온라인으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2020 스프링 6주 5일차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기에서 2대1로 승리하며 10승 고지에 올랐다. 1, 2세트 노틸러스, 3세트 라칸으로 교전마다 활약을 펼치며 팀을 보좌한 이상호는 젠지 e스포츠와의 일전을 앞두고 맞대결 각오를 전했다.
이번 경기 승리에 대해 이상호는 "2대0으로 이기고 싶었는데 2대1로 이겨서 아쉬운 경기"라고 기쁨보다는 아쉬움을 먼저 드러냈다. 이상호는 이어 "경기력도 별로 좋지 않았다. 2세트 패배한 것도 그렇고 3세트 때도 너무 경기를 길게 끌고 간 것 같아 아쉽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T1의 새로운 천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9 서머 파죽의 9연승을 달리던 T1에 제동을 건 데 이어 지난 1라운드에서도 패배를 안기며 T1의 발목을 잡았다. 이날 경기 역시 T1이 승리하긴 했지만 한화생명의 끈질긴 저항에 부딪혀야했다. 3세트에서는 승기를 굳혔다고 생각한 순간 억제기 앞에서 4킬을 내주며 아찔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상호는 한화생명만 만나면 유독 고전하는 이유를 묻자 "일단 한화생명이 잘하는 팀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상호는 "한화생명이 변칙 플레이를 잘 하는 팀인데 만날 때마다 한화생명이 잘하는 것과 우리 폼이 떨어지고 하는 게 맞물려서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이상호는 올해 들어서 경기력이 흔들리며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2라운드 들어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팀을 지키고 했다. 이상호는 스스로에게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잘 할 때는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는데 못 할 때는 못해서 기복이 있는 편"이라고 자평을 내린 이상호는 최근 경기력이 좋아졌다는 말에 "실수를 최대한 줄이려 생각하며 노력하고 있다"는 겸손한 답을 내놓았다.
T1의 2라운드 연승에는 신예 톱 라이너 '칸나' 김창동과 정글러 '엘림' 최엘림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1라운드부터 T1의 상단을 든든하게 지킨 김창동은 물론 2라운드 데뷔전을 치른 최엘림까지 신인답지 않게 단단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호에게 데뷔 선배로서 신인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준 것이 있냐고 묻자 이상호는 "딱히 내가 선배라고 말하기는 뭐해서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며 웃었다. 신인들이 떨지 않는 것이 T1의 내력이냐고 농담 섞인 질문을 던지자 이상호는 "나는 신인 때 엄청 떨었는데 두 선수는 안 떨더라"며 "내가 도움 주는 건 없고 대회 무대 체질인 것 같다"며 밝은 웃음을 터뜨렸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리그에 컨디션 관리나 경기 감각을 살리는 데 어려움은 없을까. 이상호는 "다른 팀들도 다 같은 상황이라 최대한 시간 잘 활용해서 연습할 때 하고 쉴 때 쉬며 컨디션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숙소에서 치러져도 대회인 만큼 긴장을 놓치지는 않았다. 이상호는 "긴장이 안 되거나 하기 보다는 원래 연습하던 자리에서 경기를 해서 그 부분은 좀 편하다"고 덧붙였다.
다음 경기는 젠지 e스포츠와 맞붙는다. 8연승으로 단독 선두 자리를 사수하고 있는 젠지는 T1에게 선두로 올라가기 위해서 꼭 꺾어야하는 상대이다. 이상호는 "젠지는 굉장히 강팀이고 계속 이기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고 젠지의 전력을 높이 평가하며 "도전자 입장에서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겸허한 각오를 밝혔다. 특히 젠지와의 하단 대결에 대해서는 "굉장히 탄탄하고 안정적으로 하는 하단 듀오라서 잘 뚫어내야 할 것"이라고 전의를 다졌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이상호는 "아직까지 경기력이 들쑥날쑥하지만 승리를 계속 챙겨서 다행인 것 같다"며 팬들에게 "계속 응원해주시면 더 깔끔하게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해 올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