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우승후보이자 '신흥 강호'의 선두주자인 박인수는 올스타전에서 김승태, 김응태, 정승하를 선택해 덤앤더머라는 이름으로 출전했는데요. 1경기에서는 유영혁, 유창현, 한승철, 최윤서, 사상훈이 합류한 잘할걸에게 승리를 따냈지만 2경기에서 이재혁-송용준-박도현 등 '01라인'과 노장 강석인이 합을 맞춘 석인이네가족에게 패했습니다.
하지만 승패 여부가 박인수의 기분을 좌지우지하지는 않는 듯 보였습니다. 정규시즌 중단으로 아쉬운 팬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만든 올스타전이었기에 팬들에게 즐거운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그의 마음가짐과는 다르게 경기는 점점 진지하게 흘러가고 있지만 말입니다.
"사실 이벤트전이기에 즐거움을 목적으로 경기를 하자고 이야기 했는데 모두들 마치 정규시즌을 하듯 진지하게 하더라고요(웃음). 막상 경기를 하니 저 역시 진지하게 임하는 것 같고요. 아무래도 4강에 올라온 실력 좋은 선수들이 팀을 이뤄 경기를 하다 보니 재미있게 가려고 해도 자연스럽게 진지하게 가는 것 같아요."
재미있게도 새롭게 짠 팀이지만 선수들의 팀워크는 마치 기존 팀처럼 잘 맞습니다. 게다가 팀 밸런스도 너무 좋고요. 박인수 역시 1경기에서 마치 5년 정도 팀워크를 맞춘 것처럼 손발이 맞는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또한 마음 편하게 경기를 하다 보니 오히려 정규시즌보다 경기력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고퀄리티 경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무조건 이겨야 하는 정규시즌에서는 긴장을 많이 하는데 이벤트전의 경우 져도 상관이 없다 보니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해요. 그래서인지 방송 경기에서 실력 발휘가 잘 되지 않는 선수들도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고요. 저도 보면서 신기했어요."
정규시즌 연습이 끝난 뒤 다들 이야기 하지 않아도 컴퓨터앞에 앉는 선수들. 박인수 역시 12시 넘어서 새벽까지 남아 올스타전 연습을 하곤 합니다. 사실 이정도까지 진지하게 할 생각이 없었지만 막상 경기에 임하다 보니 지고 싶지 않은 프로 의식이 발동됐기 때문이랍니다.
"경기들이 너무 정규시즌 같아서 저도 놀라긴 해요. 게다가 오히려 선수들이 고루 섞이다보니 스피드전, 아이템전 밸런스가 너무 잘 맞아서 더 경기가 팽팽하기도 하죠. 즐겁게 하자고 이야기 하다가도 경기를 집중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정규시즌 모드로 돌아가요(웃음)."
정규시즌이 중단돼 아쉬운 팬들을 위해 만든 리그지만 실상은 선수들이 더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박인수 역시 경기를 하는 것이 너무나 즐겁다며 활짝 웃었습니다.
"팬들이 더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 역시 대충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할게요. 다음주에 있을 경기에도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