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선언했다가 돌아온 뒤 예전만하지 못한 성적으로 인해 비난을 들어야 했던 원이삭은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이면서 최고의 테란을 꺾고 최고의 자리로 가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원이삭은 "예전에는 많이 거만했던 것이 사실이고 GSL 4강 정도는 당연히 와야 하는 무대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라면서 "2018년 복귀하기로 마음을 먹은 뒤 나를 많이 내려 놓았지만 대회에서 성적을 내지 못할 때마다 비난에 욕설까지 들어야 했고 그만 하려는 생각도 들었지만 주위 분들이 나를 응원해주면서 지금의 자리에 다시 설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24강과 16강을 연이어 넘으면서 SK텔레콤 T1, 요이 플래시 울브즈 시절의 열정이 살아났다"라는 원이삭은 "조성주라는 최고의 테란을 상대로 원이삭 스타일로 경기를 풀어가려고 했고 힘든 싸움 끝에 승리해서 정말 기분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세트부터 3세트까지 점멸 추적자 전략을 고수한 원이삭은 "컨트롤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점멸 추적자는 기적을 만들 수 있는 유닛이라고 생각하는데 조성주의 대처가 날카로워서 2, 3세트를 내리 패했다"라고 분석했다.
조성주가 두렵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원이삭은 "즐기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기에 두려운 선수가 없다"라고 밝히면서 "숙소 생활을 할 때 내가 추구했던 것이 프로게이머라면 지더라도 멋진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이제 조금씩 되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4강에서 전태양을 만나는 원이삭은 "개인적으로 프로토스는 예술적인 종족이라고 생각하는데 전태양을 상대로 보여줄 것이며 같은 팀 소속인 박령우의 복수도 내가 해주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