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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릴레이 인터뷰] 시작부터 꿈이 달랐던 락스 송용준

[카트 릴레이 인터뷰] 시작부터 꿈이 달랐던 락스 송용준
프로게이머들의 꿈은 대부분 그 종목에서 한 획을 그은 레전드 선수처럼 되는 것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페이커’ 이상혁이 모두의 이상향이고 카트라이더 리그에서는 문호준이 그들의 롤모델일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 시작부터 다른 선수가 있습니다. 이 선수는 처음부터 문호준이 아닌 다른 선수를 보며 프로게이머의 꿈을 키워왔습니다. 제2의 문호준이 아닌, 제2의 최영훈이 되고 싶다며 조금은 다른 삶을 꿈꿨습니다.

현실적인 것인지, 아니면 그 이상 노력을 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사뭇 궁금해 졌습니다. 어떤 선수든 처음부터 누군가의 그림자나 2인자를 꿈꾸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이죠. 사실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철저하게 2인자가 되고 싶었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는 주인공은 락스 송용준입니다. 남들과는 다른 생각을 가진 이 선수, 과연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 것일까요? 이재혁, 배성빈, 박도현 등과 함께 카트라이더 리그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인 ’01 라인’인 송용준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함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DES=우선 독자 여러분들께 자기 소개 한번 해주세요.

송용준=안녕하세요. 사실 이렇게 인터뷰 하는 것이 처음이라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이렇게 독자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어 기분 좋네요. 락스 송용준 입니다. 반갑습니다.

DES=잘 지냈어요?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해서 속상했을 것 같은데.

송용준=속상했죠. 아무래도 결승이라는 압박이 있었나 봐요. 제 실력에 비해 너무 못했어요. 정말 너무 아쉽고 (이)재혁이한테 미안한 마음이 커요. 다음 시즌부터는 꼭 상위권을 사수해서 (이)재혁이와 함께 달릴 수 있게 하려고요. 저만 실력 발휘가 됐다면 2대0으로 이길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너무 아쉽습니다.

지금은 대학 공부에 집중하고 다이어트도 하고 있어요. 게임도 조금씩 하면서 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더 노력해서 지난 시즌 같은 실수는 하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DES=송용준 하면 이재혁을 빼놓을 수가 없잖아요. 둘이 마치 영혼의 단짝 같은 느낌이랄까.

송용준=헤어질 수 없는 사이죠(웃음). 2017년 초 듀얼레이스 시즌2부터 함께 해왔으니 햇수로는 벌써 4년이 됐네요. 4년 동안 같은 팀을 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그래서인지 이제는 서로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사이가 됐던 것 같아요.

DES=이재혁과는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됐나요.

송용준=지금은 이재혁 원맨팀이라는 이야기도 듣곤 했는데 2017년 당시에 (이)재혁이는 같이 팀할 선수가 없었어요. 같은 길드였던 인연으로 재혁이가 ‘나 좀 껴주면 안될까’라고 부탁했고 그때 처음 같은 팀을 하게 된 거죠. 사실 그때는 저와 실력이 비슷했는데 지금은 ‘넘사벽’이 됐죠.

DES=오갈 곳 없는 이재혁을 받아준 것이 송용준 선수였네요.

송용준=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운명이라는 것이 이렇게도 바뀔 수 있다니까요. 지금은 (이)재혁이가 저와 함께 해주고 있는 거죠(웃음).

DES=요즘 보면 손발이 잘 맞는 느낌이에요. 처음부터 그랬나요?

송용준=박인재 감독님을 만나고 수많은 연습을 한 결과인 것 같아요. 같이 한 시간도 있고요. 요즘 앞으로 달려 나가다가도 뒤에 재혁이가 보이면 저도 모르게 아웃으로 빼줘요. 그럼 재혁이가 인코스로 들어와서 바통터치를 해죠.

DES=그냥 1위로 계속 달리고 싶은 욕심은 없나요?

송용준=예전에는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거의 습관처럼 비켜줘요. 개인전이 아니라 팀전이잖아요. 내가 그렇게 해주면 재혁이는 우리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결국 1위를 해주기 때문에 믿고 바통터치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만약 재혁이를 믿지 못했으면 불가능한 일이겠죠.

재혁이에게 양보하고 나서는 내 세상이죠. 다른 팀 선수들을 못나가게 막기도 하고 재혁이가 1위로 잘 질주할 수 있도록 뒤에서 저는 제 역할을 하는 셈이죠. 이젠 그 플레이가 몸에 배서 그런지 편하게 경기하고 있습니다.

[카트 릴레이 인터뷰] 시작부터 꿈이 달랐던 락스 송용준

DES=최영훈 선수가 릴레이 인터뷰 다음 주자로 지목했잖아요. 어땠어요?

송용준=사실 친분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깜짝 놀랐죠. 다만 예전에 카트라이더 선수들에게 설문을 한 적이 있는데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저는 최영훈이라고 적었거든요. 아마도 그것 때문에 저를 지목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DES=정말 놀랍네요. 사실 대부분 제2의 문호준을 꿈꾸며 카트라이더 프로게이머를 시작하잖아요. 처음부터 최영훈이 목표였던 거에요?

송용준=정말 멋있었어요. 일단 잘 달리고, 잘 막고, 아이템전도 잘하고. 게다가 경기마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뽑아내잖아요. 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고요. 처음부터 저는 1인자보다는 2인자 역할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2의 최영훈이 되고 싶다는 욕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DES=처음부터 철저하게 최고의 2인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니 신기하네요.

송용준=저는 앞으로 잘 달리는 선수보다 팀을 위해 뒤에서 막아주고 몸싸움 해주는 모습이 더 밋었어 보였어요. 뭔가 뒤에서 경기를 조종하는 느낌이잖아요. 요즘 1위를 하는 선수보다 그런 선수들이 하이라이트를 더 많이 가지고 가는 상황이고요. 메타가 변한 느낌이랄까요.

남들은 제2의 문호준이 더 멋있어 보일지 몰랐지만 저는 최영훈이라는 사람이, 그의 플레이가 더 멋있어 보였습니다. 남들의 시선보다는 내 만족이 더 중요했고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그렇게 목표를 잡았죠.

DES=최영훈 선수가 들으면 뿌듯할 것 같아요. 제2의 자신을 꿈꾸는 선수가 있다는 것은 굉장히 보람된 일이거든요.

송용준=아무래도 그렇겠죠(웃음). 철저하게 이재혁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2인자의 삶을 살겠다고 생각했고,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고 생각하고 노력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영훈 선수를 이제는 뛰어 넘어야죠.

스피드전은 이제 어느 정도 따라왔는데 아이템전이 아직은 부족해요. 최영훈 선수를 뛰어 넘기 위해서는 아이템전을 더 갈고 닦아야 할 것 같아요. 이번 비시즌 동안 아이템전을 연습해 업그레이드 할 생각입니다.

DES=갑자기 궁금한 것이 생겼는데 예전에는 이재혁과 실력이 비슷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이재혁이 훨씬 잘하고 있는데 왜 그런 차이가 생긴 거에요?

송용준=당연히 노력과 연습의 차이죠. 당시 저는 카트라이더가 제 전부가 아니었어요. 다른 게임도 하고 공부도 하고. 처음부터 프로게이머를 하겠다는 생각도 없었어요. 그저 티비에 나오는 것이 좋았죠. 연습도 리그 할 때만 반짝 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그냥 놀았고요.

하지만 그 시기에 재혁이는 노력을 했죠. 카트라이더가 자신의 전부인 것처럼 연습하더라고요. 아마도 그 1년의 차이가 지금의 재혁이와 저의 위치를 만든 것 같아요.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죠.

DES=어느 순간부터 송용준 선수도 열심히 하기 시작했잖아요.

송용준=듀얼레이스X 이벤트전부터였던 것 같아요. 나는 카트라이더를 가장 잘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때부터 열심히 노력하기 시작했고 운 좋게 박인재 감독님을 만나게 됐어요. 이미 1년의 기간 동안 재혁이와 벌어진 차이를 현저하게 느꼈죠. 하지만 그것 때문에 제 꿈이 바뀐 것은 아니에요. 다행히 제 꿈이 제2의 최영훈이었기에, 노력으로 따라갈 수 있는 상황이었죠.

DES=박인재 감독을 만나고 이재혁도, 송용준도 달라질 수 있었고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에요.

송용준=제 인생은 박인재 감독님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뉩니다. 사실 듀얼레이스 시즌3 때만 하더라도 박인재라는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어요. 선수였는지도 몰랐거든요(웃음).

지금은 거의 부모님과 동급이죠. 정말 우리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일일이 나열할 수도 없어요. 가끔 보면 ‘나는 절대 저렇게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거든요. 정말 대단하세요.

DES=어떤 점이 가장 대단해요?

송용준=사실 비밀이에요. 감독님이 공개한 사실만 말씀 드리면 경기뿐만 아니라 연습 때도 엑셀과 데이터를 뽑아 매일 확인하고 업데이트 하세요. 그걸로 맵 밴픽부터 시작해 선수들이 탈 카트 등 모든 것을 정해주시죠. 개개인 피드백도 잊지 않으시고요. 정말 체계적으로 트레이닝 받고 있습니다.

DES=그래서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은데.

송용준=감독님과 함께 하면서 프로게이머가 이렇게 힘든 것인지 처음 알았어요. 그동안 내가 경험한 것은 프로게이머가 아니었구나, 그냥 아이들 장난이었구나, 깨달았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최고가 될 수 있는지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솔직히 속으로 욕도 많이 했어요(웃음). 이렇게 해서 되겠냐는 회의도 많이 들었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이렇게 성장해 있더라고요. 팀이 3위에 입상하고 저 역시 개인전 결승에 가면서 감독님이 옳았다는 것을 깨닫고 그때부터는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말을 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 드려요. 지금까지 저를 이끌어 주시고 아껴주시고, 스피드전과 아이템전 모두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

DES=팬이 많이 늘었어요. 기분이 어때요?

송용준=저에게 팬이라니, 정말 놀랍습니다(웃음).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인데 그게 현실이 됐더라고요. 너무 신기하고 너무 행복하고 너무 놀라워요. 내가 이런 사랑을 받아도 되나 싶지만 어쨌건 정말 행복합니다.

DES=본인을 지목해준 최영훈에게 한마디 해볼까요?

송용준=저를 선택해 주셔서 감사해요. 솔직히 제 차례가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얼떨떨했죠. 제가 존경하는 프로게이머에게 인정 받은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해요. (최)영훈이형이 예전의 나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해줘서 더 기분이 좋았고요. 제 마음을 알아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DES=다음 주자로 누구를 지목할 생각이에요?

송용준=샌드박스의 박현수를 지목하고 싶습니다. 01라인이기도 하고 (박)현수가 정말 잘하거든요. 그런데 쟁쟁한 형들이랑 있다 보니 본인이 4인자라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주눅 들어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박현수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 보고 싶네요.

DES=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해요.

송용준=너무 감사 드립니다. 송용준이라는 이름을 알아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항상 감사 드려요. 앞으로도 카트라이더 리그, 락스 그리고 송용준 많이 응원해 주세요. 다음 리그 때는 현장에서 팬들을 꼭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카트 릴레이 인터뷰] 시작부터 꿈이 달랐던 락스 송용준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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