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를 지휘하고 있는 강동훈 감독이 서포터 역할을 해본 적 없는 선배들과 함께 훈련을 해야 했고 대회에서도 제 몫 이상을 해준 원거리 딜러 '에이밍' 김하람을 극찬했다.
kt 롤스터는 8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 위치한 롤파크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20 서머 4주 1일차 선두 DRX와의 경기에서 2대1로 승리하면서 DRX의 전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특히 kt는 서포터 '투신' 박종익이 고열과 장염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했기에 톱 라이너 '스맵' 송경호가 서포터 역할을 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선두를 잡아냈다.
강동훈 감독은 박종익의 최근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음을 전했다. 6월말에 열린 담원 게이밍과의 경기 전날 38도를 넘겼고 구토와 설사를 계속하면서 병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받았던 박종익은 아픈 몸을 이끌고 경기를 치렀다. 이후 컨디션이 나아지는 듯했지만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40도에 육박하면서 2차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참다 못해 병원에 입원했다고.
강 감독은 "박종익이 그렇게 컨디션이 좋지 않음에도 연습을 꾸역꾸역 해냈고 경기도 소화했다"라면서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지만 마음은 경기장에 와 있을 박종익의 책임감을 높이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박종익이 입원하면서 kt 선수단에게는 위기가 찾아왔다. 로스터에 등록된 서포터 포지션의 선수가 없었던 것. 강 감독은 "포지션당 2명씩 로스터에 등록된 톱 라이너, 정글러, 미드 라이너 선수들 모두가 서포터를 해봤고 오늘은 톱 라이너 2명 가운데 하나를 서포터로 출전시키기로 결정했다"라면서 "전략 노출의 염려가 있기에 자세한 이야기를 드릴 수는 없지만 선수들 모두가 고생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전승을 달리던 DRX를 꺾는 과정에서 가장 크게 기여한 수훈갑을 뽑아 달라는 요청에 강 감독은 '스맵' 송경호와 '에이밍' 김하람을 꼽았다. "홀로 라인에 서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톱 라이너들이기에 거의 해보지 않은 서포터 역할을 맡겼을 때 내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송경호가 맡아줬고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해냈다"라며 높이 샀다.
강 감독은 "송경호가 100점이라면 김하람에게는 그보다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라면서 "연습 과정에서 서포터가 익숙지 않은 선배들에게 일일이 가르쳐줬고 경기장에서도 송경호와 계속 대화를 나누면서도 상대에게 대미지를 다 넣었다. 하단의 야전 사령관이면서도 행동대장 역할을 해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종익이 없는 상황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부담감을 가진 선수들에게 강 감독은 '쫄지마 정신'을 강조했다. 박종익이 병원에 입원하기까지 컨디션이 들쭉날쭉했기에 예정된 연습 경기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숙소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태에서 DRX와 경기를 해야 했던 강 감독은 "상대가 1위라고 해서 우리가 100% 진다는 생각은 가지면 안된다. 그런 정신으로 경기장에 가느니 차라리 기권패를 하는 게 낫다"라면서 "우리는 프로이기에 상황이 어떻든 경기를 치러야 한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준비한 것을 보여주고 쫄지 말고 싸우고 오자"라고 주문했다고.
다음 경기에서 샌드박스 게이밍과 대결하는 강 감독은 "박종익의 퇴원 여부는 병원에서 결정해준 대로 따를 것"이라며 "DRX를 꺾으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이 생겼기에 분위기를 잘 만들어서 연승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종로=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