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프릭스의 정글러 '스피릿' 이다윤은 릴리아를 사용할 것이라 예고한 적이 있다. 9주 1일차인 13일 T1과의 대결을 앞두고 여러 인터뷰에서 T1과의 경기에서 릴리아가 풀린다면 사용하겠다라고 공개했지만 그 경기에서는 쓰지 않았다. 포스트 시즌 진출을 놓고 살얼음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팀이 1대1로 세트 스코어를 추격 당하면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타이밍에 비장의 카드인 릴리아를 꺼내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다윤은 15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 위치한 롤파크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20 서머 9주 3일차 샌드박스 게이밍과의 1, 3세트에서 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으로 선정됐다.
이다윤은 "다음 주에 kt 롤스터와의 경기가 있기 때문에 오늘 샌드박스 게이밍에게 패하면 안되는 상황이었는데 2세트를 내주면서 엄청나게 긴장했다"라면서 "3세트 초반에도 릴리아가 잡히면서 불안했지만 김기인의 도움 덕분에 릴리아의 강점을 살려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3세트에서 릴리아를 선보인 이다윤은 "릴리아는 한 번도 죽지 않고 게임을 끝내야 하는 챔피언인데 3세트가 시작한 지 3분 만에 죽으면서 어렵게 끌려갈 것 같았다"라면서 "경기 내내 마음이 무거웠는데 김기인의 레넥톤이 상대 선수들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면서 내가 진입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준 덕분에 POG까지 받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2세트에서 톱 퀸과 미드 럭스 등 특이한 챔피언 조합을 선보인 이유를 묻자 "연습할 때에는 성과가 괜찮았는데 상대 밴픽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오류가 있었다"가면서 "코칭 스태프가 밴픽을 주도하지만 선수들이 의견을 조금 더 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음 경기에서 kt 롤스터와 진검 승부를 벌이는 이다윤은 "kt가 팀 이름처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데 포스트 시즌과 정반대 쪽을 롤러코스터를 보내버리겠다"라고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