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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릴레이 인터뷰] 위기를 기회로, 비상 꿈꾸는 샌드박스 박현수

[카트 릴레이 인터뷰] 위기를 기회로, 비상 꿈꾸는 샌드박스 박현수


최영훈을 보며 프로게이머를 꿈꿨던 선수가 또 한 명 있습니다. 락스 송용준이 지목한 선수, 바로 샌드박스 게이밍 박현수입니다. 최강 2인자가 되겠다는 꿈으로 프로게이머를 시작한 그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실 박현수는 지난 시즌까지 팀에서 2인자도 아닌, 4인자로 불렸습니다. 최강 러너 박인수부터 개인리그 우승자 출신 김승태, 개인리그 준우승자 유창현까지 쟁쟁한 선배들 밑으로 들어간 박현수는 자신의 실력과는 상관없이 4인자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다른 팀에 가면 곧바로 2인자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박현수이기에 샌드박스에서의 4인자 역할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박현수에게 기회가 찾아 왔습니다. 유창현이 휴식을 선언하면서 팀 전력에 차질이 생긴 것입니다. 팀에게는 위기지만 박현수에게는 하늘이 준 기회일 수밖에 없습니다. 유창현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운다면 박현수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영훈이 롤모델이었지만 이제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고 고백한 박현수. 과묵하지만 할 말은 다하는 박현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송용준이 픽한 4인자 박현수의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DES=안녕하세요,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을 것 같아요.
박현수=안녕하세요, 샌드박스 게이밍의 박현수입니다. 숙소에서 정말 연습만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웃음).

DES=샌드박스에 깜짝 합류한 신인 느낌이었잖아요. 샌드박스에는 어떻게 들어오게 됐나요.
박현수=긱스타에 있을 때 (박)인수 형에게 연락이 왔어요. 감독님께 인수 형이 연락해서 현수를 데려가도 되겠냐고 물어봤다고 하더라고요. 감독님과 이야기한 다음에 제게 팀을 할 마음이 있냐고 이야기했죠.

DES=박인수의 '픽'을 받은 거네요?
박현수=연습이나 경기에서 보여준 게 많아서 전부터 저를 관심 있게 봤나 봐요(웃음). 좋다고 했죠.

DES=박도현에게 문호준이 있다면 박현수에게는 박인수가 있는 건가요(웃음).
박현수=그 때는 약간 박인수의 남자 이미지였죠(웃음). 뒷이야기가 있는데요, 첫 데뷔전에서 인수 형을 상대로 만났거든요. 그날 스피드전을 엄청 잘했는데 인수 형이 경기 끝나고 "현수야, 너는 두 시즌 지나면 엄청 좋은 팀에 가 있을 거다"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정말 두 시즌 뒤에 샌드박스를 가게 됐죠. 그 때는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정말(웃음).

DES=사실 샌드박스의 제안을 받고 고민도 많이 됐을 것 같아요. 화려한 팀원들과 함께해야 하는 게 부담도 됐을 거고요.
박현수=부담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겠죠. 인수 형에게 연락이 4월 1일 날 와서 만우절이라 거짓말인가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승철이 형이 부담감을 느껴서 팀을 나간 걸 봤잖아요. 내가 '버스를 탄다'는 식의 이야기를 들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아서 고민 정말 많이 했어요.

DES=그럼에도 샌드박스에 들어오게 된 이유가 있다면요.
박현수=여러 고민도 있었지만 들어가서 잘 배우자는 마음으로 샌드박스에 들어오게 됐어요. 스피드전은 인수 형한테, 아이템전은 창현이한테 많이 배웠죠.

DES=샌드박스에 실제로 들어가 보니 어땠어요?
박현수=형들이 정말 잘 챙겨줘요. 첫 대회를 나갔을 때는 그저 신기했는데 인수 형이랑 승태 형이랑 엄청 챙겨줬어요. 창현이는 오히려 처음에 제가 챙겼고요(웃음).

DES=스피드전과 아이템전을 다 준수하게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인데, 워낙 팀원들이 쟁쟁하다보니 팀에서 4인자라는 아픈 평가도 있어요.
박현수=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 2019 시즌2때 8강전에서 '승철이 형과 비슷한 포지션이다, 버스를 탄다' 그런 이야기를 엄청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학교를 다니면서도 엄청 연습을 했고 그게 4강 때 터지면서 결승전에서 1.5인분을 했죠.

DES=그동안의 설움을 한 번에 날려버린 결승전이었겠네요.
박현수=그래서 제가 우승하고 인터뷰에서 "저를 팀에서 4순위라고 하시는데 이번 결승전에서 보여드린 것처럼 잘합니다"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지금도 유효한 것 같아요.

[카트 릴레이 인터뷰] 위기를 기회로, 비상 꿈꾸는 샌드박스 박현수
DES=송용준 선수가 박현수 선수를 보면 자기를 보는 것 같다더라고요. 01라인이기도 하고 너무 쟁쟁한 선수들 아래서 고생하는 것 같아 무조건 지목해야겠다고 전부터 생각했다고 해요.
박현수=용준이 말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하긴 하지만 2인자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팀에서 스피드전이나 아이템전이나 지분을 많이 차지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DES=송용준 선수는 최고의 2인자가 되는 게 목표라고 하더라고요. 팀 내에서 역할은 비슷하지만 박현수 선수는 또 다른 목표가 있을 것 같아요.
박현수=용준이가 재혁이를 서포트 해주듯 저는 인수 형을 서포트 해준다는 점에서 비슷해요. 포지션이 스위퍼니까 목표는 인수 형을 잘 앞에서 달리게 해주고 뒤에서 커버해주는 거죠. 팀전에서는 그것만 잘하면 될 것 같지만 개인전은 조금 더 올라가고 싶어요.

선수가 되기 건 롤모델을 최영훈 선수였어요. 온라인에서도 막는 역할을 하면서 영훈이 형과 비슷한 플레이를 했죠. 영훈이 형이 롤모델이라 아이템전도 시작했어요.

DES=선수가 되고 난 후에는 변화가 있었나요?
박현수=프로가 되고 난 후에는 욕심이 생겼어요. 개인전에서는 최영훈 선수보다는 문호준 선수처럼 하고 싶죠.

DES=이번 시즌을 앞두고 유창현 선수가 팀을 나가게 됐어요. 팀적으로는 전력 손실이지만 박현수 선수에게는 기회일 수도 있거든요.
박현수=창현이가 나간다고 하고 솔직히 기회라는 생각보다는 부담감을 조금 더 느꼈어요. 그 자리를 메꿀 만큼 실력을 늘려야 하니까요. 지금은 아예 제가 창현이 포지션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야 2019 시즌2때 우리 모습이 나올 수 있으니까요.

부담감을 떨치고 지금이 기회라는 마음가짐을 다지고 있어요. 이번 시즌에는 창현이가 너무 잘해서 못 보여드렸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DES=유창현 선수의 이탈과 지난 시즌의 패배로 이번 시즌 샌드박스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편이에요.
박현수=처음에 창현이가 나가고 저희도 물론 전력 손실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연습하고 팀워크를 잘 맞추다 보니 손실이라고만은 생각하지 않아요. 두 달 밖에 팀워크를 안 맞췄으니 연습하면 더 늘 것 같고 승하 형이 들어오고 말을 되게 많이 해서 숙소 분위기가 많이 올라온 것도 영향이 있을 것 같고요.

DES=지난 시즌에는 어떤 점이 문제였던 것 같나요?
박현수=지난 시즌은 자극이 없었어요. 2019 시즌2에서 한화생명에게 한 번 졌잖아요. 그 패배가 자극돼서 엄청 열심히 연습했고 그래서 우승을 했죠. 그런데 그 상태로 시즌1이 열리고 8강 때도 계속 이기니 자극이 없어서 4강 때 무너졌어요. 8강 때 폼이 엄청 좋았는데 코로나19 휴식기간 동안 많이 떨어진 것도 있고요. 락스에게 지긴 했지만 약간 '어차피 조 1위 확정이니까 질 수도 있지'하는 생각도 있었어요.

DES=전 시즌에는 락스와 새로운 라이벌 관계가 생겨난 것 같아요.
박현수=락스 꼭 이기고 싶어요. 다시 만나면 이길 자신도 있고요.

DES=박현수 선수를 보면 모범생 느낌이에요. 말 잘 듣고, 성격도 차분하고(웃음).
박현수=맞아요. 저 말 진짜 잘 들어요(웃음). 제가 안 풀린다고 무너지면 팀에 피해를 주니까 최대한 차분하려 하고요.

DES=사실 또 그러다 보니 너무 욕심이 없는 느낌도 있거든요.
박현수=쉽게 만족하는 성격이 없잖아 있어요. 그런데 또 연습에서 지면 엄청 분하더라고요. 멘탈은 강한 줄 알았는데 시즌1때 연습 경기에서 너무 이기다보니 멘탈 나갈 일도 없었죠(웃음). 이기기만 해서 멘탈 케어 방법을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무너졌을 때 심하게 무너졌어요.

DES=연습 경기 승패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박현수=연습 경기 때 지면 되게 분하다. 아무래도 다른 팀이랑 붙는 거기도 하고 연습에서 지면 자신감이 엄청 떨어져서 그게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그냥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너무 의미 부여를 하고 않아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점에서 재혁이 같은 선수들이 대단하죠.

[카트 릴레이 인터뷰] 위기를 기회로, 비상 꿈꾸는 샌드박스 박현수

DES=01라인 이야기를 하면 보통 이재혁 선수 이름이 가장 먼저 나오잖아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박현수=물론 재혁이가 01라인에서 가장 앞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실력이 없다거나 실력 차이가 크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실력보다는 마음가짐 같은 심리적인 부분이 크죠. 이제는 01라인에서 제 이름이 앞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DES=카트 리그에서 점점 스위퍼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잖아요. 스위퍼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 같아요.
박현수=확실히 스위퍼가 빛날 수 있는 메타이다 보니 2020 시즌1에는 스위퍼들의 하이라이트가 많이 남았어요. 스위퍼가 중요한 만큼 4강 때 제 폼이 떨어져서 아쉬웠죠.

DES=앞에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박현수=재혁이나 인수 형같이 주행으로 압도적으로 보여지기 보다는 영훈이 형처럼 잘 막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러면서도 주행이 되는 선수였으면 좋겠고요. 때에 따라 러너도 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최영훈이 목표에요.

DES=그렇다면 이번 시즌에는 개인전에 신경도 많이 쓰이겠네요.
박현수=지금은 너무 스위퍼 이미지라 러너랑은 갈라졌는데 이번 시즌은 개인전에서 결승을 가서 러너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DES=지금까지는 개인전 성적이 다른 01라인에 비해서 아쉬웠잖아요.
박현수=이전까지는 팀전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어서 개인전 연습을 그렇게 많이 하지는 못했어요. 다른 01라인들과의 1%차이가 거기서 나온 게 아닐까요? 앞으로는 시간을 더 투자해서 둘 다 열심히 해보려 해요. 개인전에서 제 이름이 많이 불리도록 해야죠.

DES=개인전에 대한 각오가 남다를 것 같아요.
박현수=이번 결승전에서 79점 동점자가 세 명 나왔잖아요. 개인전 결승이 사실 팀전 결승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을 깨버리는 경기였어요. 개인전에 대한 욕심이 생겼죠. 이번 개인전도 죽음의 조지만 떨어질 생각은 없어요. 제 욕심을 마음껏 뽐내도록 하겠습니다. 처음 생긴 욕심인 만큼 열심히 할 거예요.

DES=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간인데요, 다음 인터뷰 상대로는 누구를 지목하시겠어요?
박현수=같은 01라인인 배성빈 선수를 지목할게요. 사실 2016년부터 성빈이랑 친했거든요.

DES=예상외의 친분인데요.
박현수=온라인에서 만나서 같이 게임을 하던 사이에요. 그 때는 비슷하게 둘 다 못했죠(웃음). PC방에서 같이 게임하던 우리가 여기까지 왔구나하는 감회가 있어서 성빈이를 지목할게요.

DES=배성빈 선수에게 한 마디 하자면?
박현수=그때 그렇게 못하던 우리가 지금 이렇게 1, 2위 팀에 들어와있네(웃음). 우리가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될 줄도 몰랐는데 참 신기하다. 앞으로 더 높은 곳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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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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