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FM의 미드를 책임지고 있는 '아리아' 이가을은 지난 2018년 KeG 광주에서 데뷔해 2019년 일본 게임단 크레스트 게이밍 액트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1년 동안 활동하며 'LJL 최고 미드 라이너'로 평가받은 이가을은 올 시즌 앞두고 DFM에 합류했다. 팀을 LJL 스프링서 우승시킨 이가을은 MSI에 출전했지만 아쉽게도 럼블 스테이지 진출에는 실패했다. 현재 일본으로 돌아가 자가격리 중인 이가을은 서머 시즌서 우승해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서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Q 현재 일본에서 자가격리 중이라고 들었다.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자가격리를 하고 있어서 밖에는 못 나간다. 숙소에서 LoL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도 하면서 쉬고 있다.
Q MSI 일정을 마무리한 소감은? 시원섭섭할 거 같다.
A 대회 기간에는 괜찮게 한 경기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국제대회가 처음이다 보니 많이 긴장했고 결과도 아쉬웠다. 롤드컵에 가기 위한 계단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남은 기간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할 거 같다.
Q 첫 국제대회 출전이었다. 개인적으로 배운 점은 무엇인가?
A 월드 클래스 수준의 미드 라이너를 상대한 게 좋았다. 대회 압박감도 있었지만 다음부터는 줄어든 상황서 할 수 있을 것이다.
Q DFM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면서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팬이 많아졌다. 그런 걸 좀 실감하는가?
A 직접적으로 실감 못 한다. 간접적으로는 커뮤니티에서 가끔 언급된다는 건 알고 있었다.
Q 자기가 생각해도 잘한 경기와 아쉬웠던 순간을 뽑는다면.
A 잘했던 경기는 승리했던 클라우드 나인(C9) 전이며 아쉬웠던 경기는 패했던 질레트 인피니티와의 대결이었다. 그 경기를 이겼으면 최소한 타이브레이크(재경기)까지는 갔을 것이다. 그 경기를 잡았으면 상위 라운드 진출도 생각했을 건데 첫 경기다 보니 긴장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Q MSI서 다양한 지역의 미드 라이너, 팀과 대결했다. 인상 깊었던 팀과 선수는 누구였나?
A 담원 기아 '쇼메이커' 허수 선수였다. 아무래도 네임드 때문에 라인전부터 무섭고 압박감도 있었다. 조이를 했을 때는 유리한 상성이었으며 신드라는 정석적인 라인전을 못해 아쉬웠지만 할 만했으며 그때 이후로 자신감을 찾았다.
Q 일본에서 처음으로 데뷔했다. KeG 출신(광주)으로 알려져 있는데 프로를 일본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다.
A 학교 다닐 때 출전했는데 운 좋게 올라갔다. 고3 여름쯤에 에이전트 쪽에서 연락왔는데 거절했다. 프로게이머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게임이 좋아서 한 거라 프로게이머 자체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10월쯤에 솔로랭크 점수도 높았고 자신감도 생겨서 일본 크레스트 게이밍 액트에 입단했다.
Q 원래 '루나'라는 아이디로 알려졌다.
다른 지역에서도 그 아이디를 사용하는 선수가 많았다. 그런 게 싫어서 '아리아'로 변경했다.
Q 2020년 LJL 서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LJL 최고의 미드라이너'로 평가받았다. 그런 평가가 본인에게 부담되지 않았나? 또 기록을 살펴보니 르블랑에 강점을 보이더라.
A 일단 그렇게 봐준다는 거 자체가 좋다. 어느 정도 부담감이 없지 않지만 그만큼 사람들이 나를 인정해준다는 것이기에 나쁘지 않다. 르블랑의 경우 대회서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많이 사용했고 승률도 좋았다. 르블랑이 나쁘지 않으면 언제든지 꺼내 들 자신 있는 챔피언이다.
Q DFM에 입단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일본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였다. 일본 팀에서 한국인 3명까지 로스터 구성도 가능한데 그건 어떻게 생각했나?
A 로컬 제도(외국인 선수가 현지 선수로 인정받는 것)가 엄청 큰 메리트라고 생각했다. 그 멤버라면 롤드컵에는 무조건 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직은 해봐야겠지만 높은 경기력으로 롤드컵에 가서 더 높은 목표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Q 2020년 롤드컵에서 만났던 '세로스'는 기자와의 인터뷰서 일본 팀이 성공하기 위해선 DFM과 경쟁할 수 있는 팀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년 스프링 시즌을 보면 V3, 센고쿠, RJ 등 다양한 팀이 나왔는데 경쟁팀은 어디라고 생각하는지
A 경쟁팀이라면 스프링 결승전에 오른 V3라고 생각한다. 다만 미드 라이너인 '에이스' 무기타 고토지는 라인전을 강하게 하는 거보다 팀원들을 잘 도와주는 스타일이라서 크게 압박감을 느낀 적은 없었다.
Q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LJL에서 까다롭다고 생각한 미드 라이너는?
A '내현' 유내현(크레스트 게이밍 액트)이다. 메이지 챔피언을 못 해서 연습하고 있을 때 한 번 꺼내 들었는데 솔로킬을 당했다. '깡'으로 딜을 교환하는 것에 대해 매우 까다로운 선수다.
Q LJL이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다른 지역과 격차가 있는 게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A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다. 용병을 의존하는 거보다 현지 선수들이 잘해야 한다. 다만 새로운 선수가 나오지 않는 한 아직은 아닌 거 같다.
Q 스프링서 우승했지만 중요한 건 서머 시즌이다. 어떻게 준비할 건가?
A 팀원들과 이야기해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강하게 하면서 상대방을 찍어 누르면서 해야 할 거 같다.
Q 서머 시즌부터는 '갱' 양광우가 주전으로 출전한다면 5명 중의 3명이 한국인이 된다. '어차피 우승은 DFM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던데 본인 생각은?
A 우리 팀이 질 거라는 생각은 안 한다. 좋은 경기력으로 우승하고 싶다. 서머 시즌서는 이 멤버로 게임을 하다 보면 의식되는 팀은 없을 것이다.
Q 만약에 서머도 우승을 차지해서 롤드컵에 간다면 다시 한번 국제대회에 나갈 수 있다. 남은 시간 동안 본인이 보완해야할 점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A 꼼꼼하게 하는 플레이? 시야를 대충 잡을 때가 있어서 그런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처음보다는 나아졌다. 지금 일본어를 배우고 있으며 팀원들도 나를 배려해주면서 하기에 언어적인 부분은 문제없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다.
Q 예전부터 DFM의 선수 지원은 유명했는데 본인은 체감하는가?
A 어느 정도 실감 난다. 서머 시즌서 우승한 뒤 회식했는데 고깃값으로 30만 엔(한화 약 311만 원)이 나왔다고 들었다. 단체로 가서 처음 먹어봤는데 팀원들은 자주 가는 곳이라고 하더라.
Q 2021시즌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A 당연히 LJL 서머 우승이다. 롤드컵에 간다면 조별 탈락이 아닌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사람들이 많이 알 수 있었으면 한다.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응원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SNS에 달린 답글도 잘 보고 있다. 정말 감사드린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