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개 팀이 참가하는 LCK 프랜차이즈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최소 연봉(6천만 원) 제도가 도입됐고, 2군 리그인 LCK 챌린저스 리그(LCK CL)를 만들어 유망주들에게도 기회를 줬다. 프랜차이즈 전에는 미래에 대해 불안해했던 LCK 팀들은 프랜차이즈에 들어간 뒤 안정감을 찾으며 향후 3~5년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데일리e스포츠는 창간 13주년을 맞아 프랜차이즈 두 번째 시즌을 맞은 LCK 이정훈 사무총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정훈 사무총장은 삼정 KPMG을 거쳐 2012년 라이엇게임즈에 합류해 e스포츠 운영팀장을 역임했다. 현재 독립법인으로 나온 LCK에서 사무총장으로 활동 중이다.
A, 작년에 무관중 경기 이후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여러 가지 성과에 대해 자랑했다. e스포츠는 개념적으로 온라인이 가능한 스포츠이기에 그런 특징을 이용해 잘 진행했다. 감사하게도 큰 사고도 없었다. 여전히 팀들도 그렇고 리그 차원에서도 오프라인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팬들이 경기장에 있는 것과 선수들의 동기부여에도 많이 차이가 있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팬들의 함성이 그리웠다. 스포츠라고 한다면 팬들과 호흡하는 게 필요한 데 그런 것에 목말라 있다 보니 사정이 나아지면 오프라인으로 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시국이라서 여러 가지 결정을 보수적으로 접근했다. 롤파크가 실내 경기장이며 다른 곳에 비해 협소하다 보니 방역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다른 스포츠 종목의 경우 제한적으로 관중을 받고 있기에 지침에서 어긋나지 않는 한에서 유관중을 시도하게 됐다.
야구의 경우에는 정원의 10%(현재는 30%)를 받고 있는데 우리는 적은 수이긴 하지만 10%에서부터 시작해보자고 했다. 기존의 발표대로 3주 차부터는 20%(80명)로 상향했다. 그렇게 하면서 중간에 불미스러운 사고가 나서 중단되면 안 되기에 방역 조치에 만전을 기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 2, 3중 조치로 준비를 많이 했다.
Q. 4대 리그를 기준으로 코로나19 시국에서 관중을 받는 곳은 중국 다음으로 LCK가 유일하다. 1년 6개월 만에 관중이 들어간 롤파크를 봤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알고 싶다.
A, 사실은 e스포츠 경기장의 특징은 경기 전에 '하나, 둘, 셋, 파이팅!'의 함성이 특징적인데 '그런 걸 다시 볼 수 있구나'라는 설렘이 있었다. 저희도 2019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지역 선발전 이후 처음으로 관중을 받았다. 2020년에는 롤파크서 했지만 무관중으로 했고, 이후에는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1년 6개월 만에 관중을 받은 거다. 경기 시작 전에 관중이 하나둘씩 들어오는 데 감격스러웠다.
다른 한편으로는 400명 꽉 찬 모습을 보고 팬들이 줄 서서 팬 미팅을 기다리는 모습을 조만간 봤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팀들을 만나 선수들에게도 물어봤는데 롤파크에서 경기를 하는 걸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베테랑, 신인 선수를 막론하고 전부 다 롤파크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자신이 '프로 e스포츠 선수'라는 걸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많이 기대하고 있었다. 개막전에 갔는데 굉장히 설렜다. 아 정말 지금 대회를 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준 순간이었다.

A, 그 부분은 저희도 인지하고 있다. 유관중으로 했을 때부터 가장 먼저 암표상을 생각했다. 정원의 10%(40석)다 보니 암표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티켓을 오픈한 당일에 암표 사이트를 발견했다. 9천 원짜리 티켓인데 15만 원에 올라와 있었다. 경기 당일에는 50만원까지 뛰었다. 'LCK가 인기 있구나'라고 실감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건 반드시 근절하기 위해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Q. 이번 주(2주차 기준)부터 롤파크 관중이 40명에서 80명으로 늘어난다. 고척돔 기준으로 정원의 20%인 80명으로 늘렸는데 자리 배치 등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는가? 7월 1일부터 새로운 거리 두기가 적용되면 120명까지 직관이 가능하다고 한다. LCK도 관중 수를 늘릴 단계적인 계획을 갖고 있는가?
A, 정원의 10%라고 결정한 배경에는 여러가지 고려 사항이 있다. 사실 롤파크가 e스포츠 경기장으로서 규율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 관련 부처에 문의를 많이 했는데 공연장으로 본다면 10%가 아닌 더 많은 관중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항상 주장해 온 'e스포츠는 스포츠다'라는 것에 대해 자기모순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다른 부분은 고려하지 않고 기타 스포츠와 동일하게 하는 거로 정책을 잡았다. 만약에 다른 스포츠 종목이 30%를 허용한다면 언제든지 변경할 생각은 갖고 있다. 다만 티켓 판매와도 연동이 되고 있기에 당장 진행하는 건 어렵다. 다만 프로세스서 허용하는 한 다른 스포츠에 맞춰서 관람 인원을 조정할 예정이다.

A, 스프링 시즌 들어가기 전부터 리그와 팀의 마음가짐이 달랐다. 팀에서도 프랜차이즈를 많이 준비했고 어떻게 운영할지 리그와도 논의를 많이 했다. 기본적으로 달라진 부분은 프랜차이즈가 도입되기 2~3년 동안 설왕설래가 많았기 때문에 팀 입장에서 볼 때 장기적인 미래를 보고 준비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프랜차이즈에 선정된 이후 향후 3~5년의 계획을 세우고 접근하는 팀이 많아졌다는 게 느껴진다. 스프링 시즌에 주목할 점은 프랜차이즈 이후 걱정했던 부분 중의 하나가 챌린저스 리그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대비책을 두고 제도적인 보완책도 뒀다. 예를 들면 작년까지 챌린저스 리그에서 활동하던 선수, 프랜차이즈에서 탈락한 팀의 선수를 1, 2군 로스터에 등록하면 최소 연봉인 2,000만 원을 지원하는 '유망주 최저연봉 지원프로그램' 정책을 내놨다.
그 정책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선수가 프랜차이즈 팀에 흡수가 됐다.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지금은 2군 리그로 출범한 LCK CL의 경우 예전보다 시청률도 올라갔으며 관심을 받고 있다. 콜업/샌드다운 제도도 활발하게 이용해 LCK CL에서 뛰던 선수도 1군으로 올라와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런 부분은 스프링 시즌의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A, 플레이오프 방식에 대해서도 굉장히 오랫동안 논의했다. 전 세계 프로 스포츠의 플레이오프 안을 다 논의 선상에 올려놓고 고민했다. 저희가 4대 리그 방식을 봤을 때 LEC 등 다른 리그와 큰 차이점은 패자부활전의 유무다. 여기에 대해선 내부에서 철학적으로 굉장히 반대한 사람이 많았다. 팬 중에서도 그런 입장을 보인 거로 알고 있다.
그 내용은 아무리 플레이오프가 여러 팀이 경쟁해서 하나의 우승팀을 뽑는 거지만 적어도 플레이오프에서 한 번이라도 패한 팀이 우승하는 게 바람직하냐는 논란이었다. 저희가 봤을 때도 경기 수를 많이 늘리고 기회를 주는 건 좋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패배를 경험한 한 팀에게 최고의 자리를 준다는 건 빛바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플레이오프 방식이 덜 복잡해졌다. 이런 원칙은 아무래도 오래갈 거 같다. 패자 부활전을 플레이오프에 넣는 등 앞으로도 변경 여지가 없는 건 아니지만 앞에서 말한 그런 점을 고려해서 설계했기에 플레이오프 방식을 바꾸려면 팀과 팬들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한다.
Q. 프랜차이즈 계획이 나왔을 때 10개 팀에서 12개 팀으로 늘릴 수 있다고 언급했었다. 아직 이를 수 있지만, 그 시기는 언제라고 생각하는가?
(팀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선) 기존 팀의 의견도 들어봐야 하지만 전제 조건이라면 리그와 팀의 수익성이 어느 선까지 올라와야 한다. 10개 팀이 충분히 프랜차이즈 팀으로서 자체적으로 생존 가능한 환경이 되는 게 우선이며 무조건 팀 수를 늘리는 건 아니라고 본다. 여기에 대해 원칙론적으로 말한다면 늘릴 수 있다. 다만 여러가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