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글로벌 방송은 한번 부침이 있었다. 해설자들이 1년 이상 활동하지 않고 자국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많았다. 그렇지만 LPL 글로벌 방송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변화를 줬으며 다양한 콘텐츠로 승부를 걸기 시작했다. LPL 글로벌 방송은 코로나19 때문에 글로벌 해설진을 중국으로 부를 수는 없지만 1대1 인터뷰를 추가해 글로벌에 내보내기 시작했다.
LPL 글로벌 방송 인터뷰를 담당하는 이는 '웬디'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시야안(夏安)이다. 웬디는 영어뿐만 아니라 한국어도 능통한데 한국 선수 인터뷰를 할 때는 통역사 없이 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데일리e스포츠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웬디는 LCK에서 활동하는 박지선 통역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박지선 통역은 내가 일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해 주는 사람"이며 "이번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서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LPL에서 인터뷰어이자 통역사로 활동 중인 웬디라고 합니다.
Q, LPL 스프링부터 인터뷰어로 활동 중인데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A, 예전부터 리그오브레전드(LoL) 대회를 많이 봤는데 매번 '캔디스' 유슈앙의 호스팅이 인상 깊었다. 그는 내 롤 모델이며 그의 이야기는 나를 e스포츠 업계에 들어오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2019년 여름에 공식 호스트 모집을 봤고 이력서를 제출했다. 이후 5~6번의 면접을 거쳐 LPL에 들어갈 수 있었다. 입사 후에는 LCK 중국 방송에서 경기 후 인터뷰 동시통역과 아카데미 리그에서 캐스터로 활동했다. 지난해부터 호스트와 번역 업무에 집중하고 싶어서 LPL 글로벌 방송에서 동시통역을 하게 됐다. 또한 올해 초부터 LPL 글로벌에서 1대1 인터뷰가 추가되면서 인터뷰어로도 활동하게 됐다.
Q. 영어뿐만 아니라 한국어도 능통해서 놀랐다. 어떻게 공부를 했는가? 한국어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A, 케이팝 팬이다 보니 대학교에서 일부 한국어 과정을 선택 과목으로 수강했다. 2018년 여름에는 성균관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냈다. 당시 수강 신청을 좋게 해서 그런지 거의 매일 경기장에서 LCK를 볼 수 있었다. 그 후 e스포츠 업계에서 일하고 싶다면 중국어, 영어뿐만 아니라 한국어까지 마스터하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한국어 공부에 더 힘을 쏟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한국어 능력, 특시 말하는 표현은 자신 없지만 (한국어) 실력 향상을 위해 계속 노력할 거다.
Q. 그렇다면 영어는 어떻게 공부했는가?
A, 2012년부터 'SM1'이라고 불리는 장학생 프로그램(scholarship program)에 입학해 싱가포르에서 공부했다. 싱가포르에서는 4년 동안 공부했으며 이후에 홍콩 대학교에 가서 계속 학업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이번 여름에 1등으로 철학 전공을 무사히 졸업해서 LPL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Q, LPL에서 한국 선수를 통역사 없이 인터뷰하던데 어려움은 없는가? 또 가장 인상 깊었던 한국 선수는 누구인가?
A, 먼저 '도인비' 김태상(FPX), '루키' 송의진(IG), '스카웃' 이예찬(EDG) 등 일부 선수들은 원어민 수준의 중국어를 구사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터뷰를 할 때는 큰 어려움이 없다. 그렇지만 통역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둘 다 제 모국어가 아니기에 확실히 약간의 긴장감은 필요할 거다.
인상 깊었던 선수는 '도인비' 김태상이다. 그는 모든 스태프에게 친절하며 현장에서도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도인비'는 항상 일관되고 성실하며 유익한 답변을 해준다. LPL 스프링에서 처음 인터뷰했을 때는 제가 긴장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다음 인터뷰를 하기 전에 긴장을 풀어주려고 노력했으며 그의 말은 나에게 큰 힘이 됐다.
Q, 인터뷰할 때 특정 게임단 선수 아이디가 들어간 머리띠를 착용하더라. 콘셉트인가?
A, 제 머리띠의 일부는 경기장에서 팬들에게 빌린 거다. 일부 팬들은 나의 버릇을 잘 알고 있어서 멋진 머리띠나 다른 팬 용품을 빌려주곤 한다. 징동 게이밍(JDG) 같은 일부 팀 스태프는 무대 뒤에서 "오늘 새로운 팬 제품이 있어 선수에게 시도해봐"라고 한다. 정말 감사하며 대부분의 머리띠는 재능있는 팬들이 만든다고 생각한다. LPL 팬은 최고다.
Q, LPL에서 3개 국어(한국어, 중국어, 영어)를 하는 인터뷰어는 아이리스(希然)가 대표적이다. 아이리스에 대한 생각과 함께 도움을 받는 게 있나?
A, 우리는 자주 경기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며 일부 콘텐츠를 어떻게 하면 더 잘 번역할 수 있을지 방법에 대해 논의한다. 아이리스는 경험이 풍부한 인터뷰이며 통역사이며 그에게 많은 걸 배웠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친한 친구다. 성격과 습관이 비슷해서 퇴근 후에 매운 음식을 같이 먹거나 수다를 떨곤 한다. LPL 글로벌과 중국어 방송이 경기장 안에서 같은 라운지를 사용하기에 아이리스와 같은 날 작업을 할 때는 엄청 시끄럽다. 하하하.
Q, 한국에서는 인터뷰어로 박지선 통역이 대표적이다. 박지선 통역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A, 박지선 통역의 번역은 매우 전문적이며 저도 통역 기술을 배우고 연습하기 위해 그의 LCK 글로벌 방송 통역 부분을 많이 들었다. 롤드컵 등 국제 대회서는 작업 속도가 매우 타이트한데 LCK 방송을 위해 인터뷰까지 진행하는 박지선 통역이 정말 존경스럽다. 방송 후에도 그는 글로벌 방송 쪽을 위해 번역을 도와주기도 한다. 그런데도 박지선 통역은 모든 일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다. 박지선 통역은 내가 일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해주는 사람이다. 저는 그에게 "올해 롤드컵서 꼭 보고 싶어요. 더 많은 현지 음식을 같이 먹어요"라는 말을 하고 싶다.
Q, 앞으로 e스포츠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A, 사실 저는 평소에 목표를 많이 세우는 성격이 아니다. 일단 LPL 글로벌 모든 인터뷰에 집중하고 싶다. LPL을 보는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즐기는 데 개인적으로 더 많은 글로벌 팬에게 이 느낌을 전하고 싶다. 나는 더 많은 팬이 LPL의 문화를 이해하고 성실한 선수를 더 많이 알 수 있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인터뷰에 초대해줘서 감사합니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