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영 대표는 GC 부산을 이끌면서 PC방 대회부터 시작해 챌린저스까지 뚫고 2017 오버워치 APEX 시즌4를 우승하면서 APEX 최초 로열로더를 달성했다. 박 대표는 당시 에어부산과의 스폰서십도 유치하면서 경기가 있는 날 부산과 서울을 비행기로 왕복했다.
이후 지금 형태의 오버워치 리그가 생기면서 팀을 나온 박신영 대표는 블리자드의 운영 문제로 오버워치 지역과 대륙별 대회가 쇠퇴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말대로 현재 오버워치 리그 인기가 크게 줄었으며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뛰어난 경기력으로 유명세를 떨친 선수들도 해외에 나가거나 은퇴를 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국내 오버워치 황금기에 있었던 박신영 대표가 바라보는 오버워치 리그는 어떨까. 햇빛이 뜨거웠던 여름에 박신영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먼저 자기소개 부탁한다.
A 마크오 e스포츠 비즈니스와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박신영이라고 합니다. e스포츠 관련 선수와 팀 매니지먼트를 했고 현재는 더 다양한 e스포츠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2015년도 10월에 마크오를 창립해 7년차다. 삼성갤럭시가 2014년 월드 챔피언십을 우승했던 현장을 보고 'e스포츠는 앞으로 미래 비즈니스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 하에 회사를 뛰쳐 나왔다.
Q e스포츠 관련 사업에 대해 자세하게 말해줄 수 있는지.
A e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홍보 및 굿즈 제작 등을 하고 있다. 해외 파트너사들과 협업할 수 있는 것들을 알아보고 e스포츠 관련 컨설팅도 한다. 지자체에서 e스포츠 사업을 진행할 때도 컨설팅을 한다.
Q 예전에 오버워치 팀도 만들어 운영했다고 들었다.
A 독자적으로 팀을 만들어 매니지먼트를 해보자는 의견이 있어 '팀 블라섬'이라는 이름으로 오버워치 팀을 준비했다. 이후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시와의 MOU를 통해 팀 매니지먼트를 진행하고 그 당시에 없었던 부트 캠프도 만들면서 2016년 8월 이름을 'GC 부산'으로 바꿨다. 기존에 있던 블레이드앤소울 팀까지 맡으면서 오버워치, 하스스톤 총 3팀을 맡아 운영하게 됐다.
Q 오버워치 팀에서 같이 생활한 선수들은 누구인가.
A '클로저' 정원식, '프로핏' 박준영, '제스처' 홍재희 등과 같이 생활했다. 당시 같이 있던 친구들 모두 런던 스핏파이어로 이적했고 런던에서도 그랜드 챔피언십을 이기고 다들 뿔뿔이 흩어졌다. 현재 워싱턴 저스티스 코치 '호큐리' 이호철하고 서울 다이너스티에 있는 박창근 감독도 있었다.
Q 팀을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부분도 있을 거 같다.
A 금전적인게 컸다. 오버워치 팀 기준으로 서울과 부산을 비행기를 타고 다녔다. 당시 에어부산과도 스폰서십을 유치했다. 하지만 지역 기반 팀의 운영비와 기타적인 비용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조금 힘들었다. 외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했을 때도 한계점이 있었다.
Q 지금도 오버워치에 대한 열정이 커 보인다.
A 오버워치는 다른 종목보다 훨씬 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도 있지만 '고인물'이 많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운영적인 이슈가 조금 있을 뿐,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그래픽을 가졌다고 생각하고 시스템적으로도 완벽하다. 운영적인 이슈만 보완한다면 다시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해 끈을 놓고 있지 않다. 오버워치2가 나오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나(웃음).
Q 그렇다면 오버워치 팀을 운영하면서 겪은 최고의 순간이 언제인가.
A 2017년도에 PC방 대회를 거쳐 챌린저스를 뚫고 APEX 본선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서는 러너웨이를 꺾고 최초 로열로더를 차지했는데 그 순간이 가장 기억난다. 이후 글로벌 대회에서 우승했고 이듬해 18년도에 오버워치 리그가 탄생을 하면서 주축 선수들과 코치진이 런던 스핏파이어로 이적했다.
Q 선수와 코치진이 다른 팀으로 넘어갈 때 마음이 어땠나.
A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슬펐다. 내가 돈만 있었으면 한 시즌 더 붙잡고 싶었는데 많이 아쉽다. 당시 완성된 시장이 아니었고 금전적인 부분도 충분히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적에 대한 적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
Q 그렇다면 최악의 순간은 언제인가.
A GC 부산과 헤어지면서 기존에 있던 팀 블라섬으로 돌아왔고 그때 운영한 종목 팀이 오버워치와 펍지 배틀그라운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등이다. 생각만큼 실력에 대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오버워치 팀을 기준으로 정말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의 대리 이슈가 있었고 새롭게 선수들을 충원 과정에서도 성과가 안 나왔다. 좋아해 줬던 팬들에게 좋은 성적을 못 보여준 것이 아쉽다.
Q 현 오버워치 리그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가 궁금하다.
A 처음 기획됐던 걸 봤을 때는 개인적으로 좋은 리그라고 생각했다. 전례에 없던 새로운 모델이 만들어진 것이고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면서 스포츠로 가는 시발점이라 생각했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 모델도 생겼고. 다만 갑자기 너무 큰 모델이 들어오다 보니 운영을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터지면서 운영에 대한 이슈가 커졌다.
복합적으로 봤을 때 기존에 잘 운영됐던 APEX와 대륙 리그를 통합하면서 발생되는 이슈들을 적절하게 해결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또 한국 컨텐더스에 참가하는 팀 관점에서 보면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한계성이 존재하는데도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없었다. 그러면서 기존에 있던 팀들이 운영을 포기하며 많이 나갔다(대표적으로 러너웨이, 엘리먼트 미스틱). 솔직히 지금 있는 팀들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잘 되고 있는 운영 방향인지는 모르겠다. 현 상황에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Q 그렇다면 오버워치 리그가 어떻게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A 오버워치 리그 밑에 있는 지역 리그가 자생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그런데 오버워치 리그 팀들이 선수만 빼가니까 컨텐더스 팀 입장에서는 선수들이 계속 나가기 때문에 경기력을 보장할 수 없어지면서 보는 재미가 사라졌다. 경기 질적인 부분도 많이 떨어졌고. 그러면서 팬들도 자연스럽게 컨텐더스를 안 보기 때문에 지역 리그가 활성화될 수가 없다.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표현하면 안 되지만 이런 현실이 참 안타깝다.
아마 블리자드가 곧 나올 오버워치2를 기준으로 대회를 준비할 텐데 각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운영 방침과 함께 지역, 대륙별 리그를 별도로 창설하는 것을 고려했으면 좋겠다. 지역 리그가 활성화되면 주목도도 높아지고 오버워치 IP 자체의 인식도 좋아지지 않나. 그런 생각 없이 선수 빼가기만 하면 블리자드가 풀뿌리 형태를 망가뜨리는 것이다.
한국 지역 리그 팀들도 신사적으로 활동했으면 좋겠다. 일부 인성적으로 문제가 있는 선수를 아무렇지 않게 선발하고 암묵적으로 운영하는 팀들의 행동이 정말 팬들을 위해서 하는 것인지 한 번 생각했으면 좋겠다. 스포츠 정신에 위반되는 행동이다.
Q 만약 여건이 된다면 오버워치 팀은 언제 다시 만들 것인지.
A 부산에서 이승훈 대표, 박은술 대표와 동부산 쪽 관광단지 내 부동산 개발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 콘텐츠 부분을 지원하고 있는데 두 대표를 잘 보좌해 많은 분들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활동들을 통해 배운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오버워치2를 지켜보며 하나씩 준비할 예정이다. 실현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오버워치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여건이 된다면 반드시 다시 도전할 거다.
Q 마지막으로 오버워치와 e스포츠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오버워치2를 기준으로 모든 게 진행될 거라 예상한다. 오버워치 리그도 이에 맞춰서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하부 리그들을 어떻게 조직해 주는지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게 오버워치2 흥행 여부에 따라서 해외 투자와 팀 매각 등의 이슈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오버워치 리그가 어떻게든 달라질 것 같다.
국내 e스포츠에서는 LoL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고 또 프랜차이즈화가 되면서 투자 유치도 많이 하고 있다. 또 최근 지역 연고제로 프로 e스포츠 팀이 부산 지역에서 활동하게 됐는데 그게 정말 팬 베이스로서 가치 있는 문화를 형성해 활동할 수 있는 그림을 만들 수 있을까 우려된다. 하지만 이런 시도를 통해 장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든다고 한다면 성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와 팀 모델을 만들 수 있을거로 생각한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안수민 기자 (tim.ansoomin@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