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중 대표는 과거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LoL 챔피언스)에서 동시통역으로 일을 시작했다. 군 제대 이후 오버워치 리그 뉴욕 엑셀시어에서 매니저 역할을 했던 그는 현재 오버워치 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파반' 유현상과 함께 리오 컴퍼니를 만들어 에이전시로 활동 중이다.
리오 컴퍼니가 지향하는 건 다른 에이전시와 다른 '에이전시+매니지먼트'다. 선수들의 계약만 도와주는 게 아닌 연예 기획사처럼 전반적인 부분을 관리해주는 역할을 지향하고 있다. 최근 만난 김덕중 대표는 "장기적으로 선수들과 함께 성장하며 은퇴 후 고민을 같이 나누려고 한다"고 말했다.
Q, 인터뷰에 앞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리오 컴퍼니 대표로 있는 김덕중이라고 한다. 우리 회사는 현재 에이전시랑 매니지먼트 업무를 하고 있다.
Q, e스포츠는 팀 MVP(해체)부터 시작한 거로 들었다. 어떻게 연을 맺게 됐나?
A, 팀 MVP 소속은 아니었고 일을 조금 도와줬을 뿐이다. 처음으로 e스포츠에서 일을 시작한 건 예전 OGN에서 하던 LoL 챔피언스(현재 LCK)에서 동시통역을 하면서부터다. LoL이 메인이었지만 타 대회 결승전 등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 자막 작업도 많이 했었다. 당시 OGN이 오버워치 대회를 열면서 해외 팀을 많이 초청했는데 문제가 생기면 경기 부스 안으로 들어가서 일도 도와줬다.
나이가 어리다 보니 인사를 열심히 했고 관계자들도 좋아해 줬다.(웃음) 개인적으로 궁금한 부분은 꼭 질문했었다. 그러면서 e스포츠가 뭔지 조금씩 알게 됐다. 직접적으로 e스포츠에 들어온 건 군 복무를 마친 뒤 학교를 다닐 때 오버워치 리그 뉴욕 엑셀시어로부터 제의받은 매니저 일이었다.
Q, '매니저(Manager)'라는 의미가 e스포츠에서는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오버워치 리그에서 '매니저'는 어떤 직업을 뜻하는가?
A, '매니저'라는 의미가 e스포츠에서 다양하게 쓰이고 있는 건 사실이다. 팀을 관리하는 감독을 지칭하기도 하며 제가 한 '매니저'의 경우 선수와 게임단의 중간이며 단장(General Manager) 바로 밑이라고 보면 된다. GM을 보좌하면서 게임단의 문제점이나 팀에서 필요한 요구사항을 맞춰주는 역할을 많이 했다. 주된 업무는 선수 관리였다. 뿐만 아니라 팀의 콘텐츠 촬영을 많이 했는데 거기서 시너지 효과가 많이 났다.
Q, 뉴욕 엑셀시어에서 1년 동안 활동했는데 배운 점은 무엇인지.
A, 제가 합류했을 때가 오버워치 리그 시즌 3이 열리던 2020년이었다. 사실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더 잘됐을 거다. 뉴욕은 운 좋게 홈 스탠딩을 했는데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참고로 뉴욕의 홈 스탠딩 이후 코로나19가 심해지면서 대회가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선수단만 관리하다가 현장을 뛰어다니면서 이것저것 조율을 많이 했다. 또한 기회가 돼서 라이브로 현장에서 동시 통역도 했었다. 팬들과 소통을 하는 게 어떤 건지 알게 된 계기가 됐다.
Q, 1년 만에 뉴욕을 나와서 매니지먼트 일을 하려고 한 이유는?
A, 왜 일을 잘하다가 팀을 나왔는지 주위 사람들도 궁금해한다. 뉴욕도 저한테 연장 계약을 제시했었다. 그렇지만 제가 e스포츠 시작이 리그오브레전드(LoL)다 보니 그쪽에 도전을 하고 싶었다. 엔드박스(뉴욕을 운영하는 회사)에는 LoL이 없었고 다 FPS 종목만 있었다. 팀을 나와 LoL 팀을 알아봤는데 LCK 프랜차이즈가 맞물리면서 직원을 뽑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생각한 거보다 기회를 잡지 못해서 학교로 돌아가려고 했다.
Q, 그런데...
A, 그때 베어크루라는 곳에서 매니저 역할을 제안받았다. 저는 파트타임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거절했는데 그쪽에서 GM을 하면서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했다. 연고지도 없는 해외 게임단이라서 의심을 많이 했지만 '파반' 유현상 감독님도 계시고 선수단도 좋아서 팀 운영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팀에 합류해보니 아카데미 팀이 임금 체불을 당한 상태였다. 나가려고 했지만 GM 입장서 무책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자료를 모으면서 월급날을 기다렸는데 돈을 받지 못했고, 성명문을 낸 다음 나오게 됐다.
예전부터 스포츠 에이전시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그런 일을 당하면서 e스포츠에서 중간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선수가 팀에 들어갈 때도 계약적인 부분에서 미흡한 게 많았다. 그런 걸 보면서 에이전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시즌이 시작한 상황이라서 다른 팀에 들어가는 것도 불가능했다. 결국 '파반' 님과 손 잡고 리오 컴퍼니를 만들었다.
Q, 스포츠 에이전시와 e스포츠 에이전시의 차이점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A, 선수들의 계약 규모부터 차이가 난다. 기존 스포츠는 법 제도 안에 있어 에이전트 일이 e스포츠보다 수월한 것도 사실이다. 예전부터 전통 스포츠와 에이전시가 같이 성장했지만 e스포츠는 그런 게 없었다. e스포츠 에이전시는 기존의 스포츠에서 넘어오거나, e스포츠에서 오래 일하면서 인맥을 쌓은 다음 일을 하는 건 다른 부분이다. e스포츠도 빨리 공식 인증이 돼서 선수, 팀과 이야기할 때 당당하게 일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에이전시와 매니지먼트를 병행하는 건 다른 회사와 다른 부분이다.
A, 다른 스포츠에 비해 e스포츠에서는 계약 규모가 크지 않다. 예를 들어 EPL의 경우에는 계약 규모가 몇백억이며 에이전시도 공식 인증을 받아서 합법적으로 비용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e스포츠에서는 에이전트 비용보다는 선수 연봉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아서 운영하는 상황이다.
e스포츠가 아직 성장하고 발전하는 단계다 보니 규모가 크지 않다. 에이전시를 계속 해야 하지만 저희도 수익을 내야 했다. 개인적으로 게임단에서 선수 관리와 콘텐츠 제작을 한 경험이 있어서 K-POP의 연예기획사처럼 운영하는 게 좋을 거 같았다. 제가 생각하는 건 유망주를 많이 발굴해서 차근차근 같이 성장하는 걸 지향하고 있다. 매니지먼트 쪽은 선수가 은퇴한 뒤에는 무방비 상태이기 때문에 광고 계약, 개인방송 등을 관리해주려고 한다.
Q, 현재 리오 컴퍼니에 소속된 선수는 몇 명인가?
A, 10명이며 오버워치는 3명, 발로란트는 7명을 데리고 있다.
Q, 선수들을 접촉했을 때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다.
A, 오버워치 쪽은 에이전시에 대한 인식이 안 좋다. 이유인 즉 해외 에이전시한테 피해를 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에이전시라는 의미가 좋은 계약을 받아서 처리해주는 것도 있지만 그 외의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스포츠 게임단을 보면 기반이 잘 갖춰진 곳도 있지만 아직 성장하는 게임단도 있기에 선수 케어 부분에서 완벽하지 않다. 세밀하게 연락하고 관찰도 하는 등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해외 쪽에서는 그런 부분서 도움을 받는 게 어렵다. 선수들도 수수료를 줘가면서 에이전시를 두는 거보다 본인이 직접 하려고 한다.
그런 걸 보면서 에이전시는 계약 뿐만 아니라 관리 부분도 심층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직 은퇴 선수를 관리해주는 건 미지의 영역이며 선수들도 프로게이머 생활이 끝난다면 뭘 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나중의 일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부분을 같이 생각하고 관리해줘야 하며 리오 컴퍼니가 그 역할을 하려고 한다.
Q, 그렇다면 리오 컴퍼니가 지향하는 건 무엇인가?
A, 연예인 기획사처럼 장기적으로 계약해서 선수들과 같이 성장하는 것이다. 시대가 바뀌고 있기에 소속사 동시에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개념으로 갈 수도 있다.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회사를 운영해야 하며 선수 은퇴 이후에도 초점을 맞추려고 하고 있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