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LCS 챔피언십서는 북미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경험한 김찬호는 아이슬란드에서 열린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참가했지만 그룹 스테이지서 3승 3패를 기록하며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 김찬호는 지난해 12월 T1 연습실에서 진행한 부트캠프에 참가했다. 오는 14일 개막하는 2022 LCS 락-인을 앞두고 북미로 돌아간 김찬호는 한국에서 진행한 인터뷰서 "다시 한번 좋은 성적을 거둬 2022 롤드컵에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해 12월 T1 연습실 근처에서 진행했습니다.
Q, 한국서 전지훈련 중인데 최근 근황에 관해 알려달라.
A, 롤드컵 이후 한 달 정도 한국서 휴식을 취했다. 현재는 부트캠프를 진행 중인데 10일 정도 됐다. 슬슬 (게임에 대한) 감을 찾아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Q, 100씨브즈가 현재 T1 연습실에서 부트캠프 중인데 어떤 인연이 있었나?
A, 최근의 인연은 2021 롤드컵서 같은 조였다는 거다.(웃음) 우리가 에드워드 게이밍(EDG)을 잡아준 덕분에 T1이 재경기 없이 조1위로 8강에 진출했다. 당시 T1이 우리에게 고마워했던 기억이 난다. 거기서부터 인연이 시작된 거 같다.
Q, 대부분 해외팀이 부트캠프를 하러 한국에 오면 호텔에서 진행한다. 100씨브즈는 T1에서 하는 게 다른데 차이점은 무엇인가?
A, 제가 한국에 있을 때는 다른 팀(kt 롤스터)에 있어서 T1에 있는 게 어색한 게 사실이지만 새로운 기분이 들고 재미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팀에 소속돼 있는 기분이라고 할까.
Q, 현재 부트캠프 스케줄은 어떻게 되는가?
A, 12시까지 나와서 한 시간 정도 손을 푼다. 점심을 먹은 뒤 오후 4시까지 스크림(연습경기)을 한다. 이후 개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다가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스크림을 한다. 두 번째 스크림이 끝나면 저녁을 먹는다. 계속 먹으면 살찔 거 같아서 조절하고 있다. 스크림이 다 끝나면 자율적으로 솔로 랭크를 돌린다. T1에서 밥을 정말 잘 준다.
Q, 코로나19가 심해지면서 작년부터 해외에서 선수 개인이 들어와 연습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팀은 오랜만이다. 개인적으로 부트캠프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A, 2021 롤드컵을 앞두고 독일 베를린에서 부트캠프를 진행했다. 당시 비자 이슈 때문에 5명이 모두 들어오지 못해 스크림을 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모두 들어와서 연습 중인데 재미있다. 솔로랭크를 할 때도 북미서는 핑(Ping)이 50인데 한국은 8이다. 기다리는 큐 시간도 적다.
북미서는 사람 없는 시간에는 한 시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고 원하지 않는 포지션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한국서는 제가 점수가 낮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아무리 길어도 10분이면 게임이 잡힌다. 라이엇 슈퍼계정을 받고 배치를 하면 골드에서 플래티넘서 잡힌다. 팀원들한테 이야기를 들어보면 거기서부터 잘한다고 하더라. 한국 부트캠프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Q, 2021시즌을 돌아보면 100씨브즈가 LCS 서머서 우승을 차지했고, 롤드컵까지 진출했다. 개인적으로 총평을 한다면.
A, 결정적으로는 팀이 LCS 챔피언십서 우승을 차지한 게 컸다. 2021 스프링 시즌은 선수들과 친해지며 팀으로서는 '준비 단계'라고 생각했다. 서머 시즌에 들어 복한규 감독님과 미드 라이너 '아베다게' 펠릭스 브라운이 들어오면서 팀의 정체성을 찾기 시작했다. 승리하고 패하면서 팀이 돈독해진 거 같다.
Q, 북미는 팀 리퀴드와 클라우드 나인(C9)이 지금까지 강한 모습을 보였다. 개인적으로 팀이 우승할 거로 생각했는가?
A, LCS 챔피언십서 팀 리퀴드는 결승전으로 직행했고, 우리는 패자조로 내려가 클라우드 나인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결승전서는 한 세트 정도는 내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팀이 말도 안 되는 폼을 보여줘서 개인적으로 깜짝 놀랐다.
Q, 2021 롤드컵을 이야기해보자.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큰 대회일 거 같다.
A, 베를린 부트캠프서 비자 이슈 때문에 정글러 2명이 모두 합류하지 못했다. 스크림을 아예 못했고 유럽 서버에서 솔로 랭크만 했다. 그 때부터 LCS 챔피언십 결승전서 보여줬던 폼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그 폼을 복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개인적으로 듣기에 우리가 연습을 시작했을 때 다른 팀은 연습한 지 한 달 정도 됐다고 하더라. 그때 탑 그레이브즈, 미드 트린다미어 등 메타도 변하는 시기였다. 다른 팀은 챔피언 사용법과 대처 능력이 있었지만 우리는 따라가는 단계에서 탈락해 많이 아쉽다.
Q, 북미로 간지 만 7년이 됐다. 소통 등 많은 부분서 문제없을 거 같은데.
A, 처음에 북미 갔을 때 고생을 많이 했다. 어리기도 했고 성격이 소심해 먼저 나서기 힘들었다. 가뜩이나 영어가 안돼서 사소한 부분서 어려움이 많았다. 예를 들어 음식을 시킬 때나 산책을 나갈 때도 도움을 받아야 했다. 이제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똑같이 사람 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한 거 없이 잘 적응하고 있다.
Q, '후히' 최재현이 미드서 서포터로 포지션을 변경해 활동 중이다. 개인적인 생각을 듣고 싶다.
A, (최)재현이 형이 우리 팀에 있었을 때 미드 라이너였는데 골든 가디언스로 가면서 서포터로 변경했다. 로밍 형 미드 라이너였다고 생각했는데 시야적인 부분서 이해도가 높다. 원거리 딜러 'FBI' 이안 후앙과도 오래 해서 그런지 호흡 적인 부분도 좋다. 게임 외적으로도 신경을 잘 써준다. 엄마 같은 스타일이다.
Q, LCS도 차기 시즌을 앞두고 로스터가 많이 바뀌었다. 경계되는 팀을 꼽는다면?
A, 팀 리퀴드가 강력한 거 같다. 선수별로 네임밸류를 보면 다 잘한다. 다른 팀은 무섭지 않다.
Q, 그렇다면 만나보고 싶은 선수는?
A, 클라우드 나인으로 간 '서밋' 박우태 선수와 만나면 재미있을 거 같다. 영어를 잘하는 게 아니라고 들었는데 내가 처음에 왔을 때 겪었던 고생을 할 거다. 잘 적응해서 한국 선수의 위상을 높였으면 한다.
Q, kt 롤스터에서 같이 활동했던 '스코어' 고동빈과 '마파' 원상연이 젠지 e스포츠 감독, 코치가 됐다.
A, 처음에 들었을 때 깜짝 놀랐지만 같이 생활했을 때 각자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코칭스태프로도 잘할 거로 생각한다. 아무래도 코칭스태프로서는 나이가 어리기에 선수들과도 부담감 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스코어' 감독님은 원거리 딜러를 하다가 정글러로 포지션을 바꿨는데 정글러는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포지션이다. 엄청 똑똑하며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Q, 개인적으로 2022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A, 당연히 성적이다. 좋은 성적으로 우승해서 롤드컵에 다시 한번 출전해 2021시즌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