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패배한 T1의 윤으뜸 감독이 팀의 경기력에 대해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T1은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 2023 퍼시픽 결승진출전서 DRX를 상대로 2 대 3으로 패했다. 이 날 T1은 1세트 3 대 9로 뒤진 상황에서 역전을 일궈내고, 4세트서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를 따내는 등 분투했으나 결국 패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최종 성적은 3위.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어텀' 윤으뜸 감독은 "선수들이 자랑스러운 경기"라는 말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아직 보완해야 할 점도 많이 드러났지만, 탑 레벨 팀인 DRX를 상대로 이 정도의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점검할 수 있었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기와 시즌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역시 이어졌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리빌딩한 T1은 최종 성적 3위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도쿄 마스터즈와 챌린저스 출전권까지 따낸 상황. 특히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이 빛을 발했다. 이 날 경기에서도 패배했지만, 소규모 교전에서는 오히려 우위에 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으뜸 감독은 "우리와 DRX는 추구하는 플레이 방식이 정 반대다. 우리가 원하는 팀 컬러와 플레이 방식으로 의미있는 성적을 냈다. 만들어진 지 별로 안 된 팀으로 이 정도 수준에 오른 것은 의미가 있다. 보완해야 할 점은 디테일이다. 스노우볼링적인 측면에서 DRX 선수들이 우리 선수들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에 있었다. 그 부분을 배웠기 때문에 개선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며 만족감과 함께 숙제를 동시에 제시했다.

윤으뜸 감독은 만족스러운 경기력의 비결로 '객관화'를 꼽았다. 그는 "우리가 패배한 것이 전략이나 리딩이 부족했던 것인지, 혹은 에임이나 운 때문에 진 것인지를 구분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추구하는 스타일은 교전이 바탕이 되있고, 저런 판단이 부족할 경우 게임 전체가 망가진다. 오늘 같은 경우 저런 판단이 깔끔하게 이루어졌고, 그래서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었다. 치열한 승부는 그 결과라고 본다"는 말로 오늘 경기 좋은 경기력의 비결을 설명했다.

상대인 DRX에 대한 분석 역시 풀어놨다. 그는 '제스트' 김기석의 출전을 예상했다고 밝히면서 "'폭시나인' 정재성은 타격대로서 팀의 스타일에 맞추려고 노력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레벨만큼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 팀에 '사야플레이어' 하정우라는 최고의 플레이어가 있기 때문에 더욱 더 비교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록//인때도 연습은 정재성과 했지만 성적을 내기 위해선 결국 다른 선수가 출전했다. 이번에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DRX가 추구하는 플레이스타일에는 김기석이 더 잘 맞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는 개인적인 견해 역시 덧붙였다.

이 날 패배한 T1의 다음 목표는 도쿄 마스터즈. 윤으뜸 감독은 도쿄 마스터즈에 대해 "도쿄에서는 3번 시드다보니 타 지역 높은 시드와 경기할 확률이 높다. 남은 기간 동안 연습한다면 강팀을 상대로도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는 "팀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많은 것을 얻는 것이 목표"라는 말로 도쿄 마스터즈에 나서는 T1의 목표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