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X가 28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 2023 퍼시픽 결승전에서 DRX를 3대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PRX는 그동안 DRX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왔었다. 하지만 지난 플레이오프 승자조에서의 승리를 시작으로 이번 결승전에서도 웃으며 그동안의 아픔을 씻어내는 것에 성공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알렉스' 코치는 "두 팀 모두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며 "DRX가 대단한 게 어제, 오늘 모두 5세트를 해서 체력적, 스케줄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이렇게까지 경기를 한 것에 대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함께 멋진 명승부를 연출한 상대편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먼저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DRX가 마스터스를 위해 숨기는 게 있다는 의구심을 지우지 못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이어서 "저희가 운이 좋다면 좋은 것 같다. 그럼에도 우승해서 기쁘고 모두를 대표해서 VCT 퍼시픽이 만족스러웠던 시즌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시즌을 마친 소감을 함께 전했다.
이어서 '알렉스' 코치는 결승 준비 과정을 이야기했다. 그는 "T1, DRX 중 누구와 만날지 몰라서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는 했지만, DRX에게는 준비할 시간이 반나절밖에 없어서 그런 부분이 저희에게 유리했던 것 같다"며 "'프랙처' 준비를 많이 했는데, '버즈' 유병철이 어디 있는지 찾아다니는 게 귀신을 쫓는 느낌이어서 어려웠다. '어센트'는 새로운 조합을 시도했고 이길 줄 알았는데 DRX가 반격을 해서 놀랐다. 나머지 3개의 맵은 평소에 하던 대로 했고 잘 풀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결승전에서 PRX는 모든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결승전 MVP에 대한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던 상황. 주인공은 '썸띵' 일리야 페트로프였다. VCT 퍼시픽 직전 팀에 합류한 '썸띵'은 적응 기간을 거친 후 경기력을 완벽하게 끌어올렸고, 그 흐름을 결승까지 이어간 결과 파이널 MVP를 수상했다. 그는 "MVP가 돼서 좋다"며 "제가 받을 줄 몰랐고 다른 선수가 받을 줄 알았기 때문에 살짝 놀랐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였던 '포세이큰' 제이슨 수산토 역시 결승에서 맹활약했다. 그는 DRX를 상대로 다양한 측면에서 준비했음을 털어놨다. 그는 "DRX 플레이에 대처하는 것에 집중했고 저희 페이스로 끌고 가려고 사이트 안에서 난전을 유도했다"며 "DRX가 약한 부분이 어딨는지 찾는 데 집중하기도 했고, 상대가 맵 컨트롤을 어떻게 하는지 보면서 어떤 각에서 효과적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했다"고 경기 내적인 움직임을 이야기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PRX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먼저 두 번의 세트를 내줬음에도 흔들리지 않았고 끝내 역전을 일궈냈던 PRX의 '알렉스' 코치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선수들을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많은 대회를 치르면서 이런 부담이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며 "경기 임하기 전에 팀 분위기와 흐름이 좋았고, 뒤로 갈수록 맵 픽도 저희 쪽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해서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경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