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게임이 주류였던 일본에서 발로란트가 인기를 얻기 시작한 건 일본 게임단 제타 디비전 때문이다. 지난 2022년 4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VCT 스테이지1 마스터스서 제타 디비전은 패자 1라운드부터 시작해 패자 결승까지 오르는 '소년만화'를 써내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지난해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벌어진 발로란트 : 재팬 스테이지2 챌린저스 결승전서는 1만 3천 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지난 6월 오사카 에디온 아레나에서 벌어진 발로란트 챌린저스 스플릿2서도 많은 팬이 경기를 보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일본 e스포츠 관계자들도 "현재 인기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보다는 발로란트이며 국제 대회에 많은 팬이 찾는 건 일본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대회이기에 우리라도 가서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서는 최상위 리그인 VCT 퍼시픽서는 많은 팬이 방문했지만, 발로란트 챌린저스 스플릿은 무관심 속에 진행됐다. 디플러스 기아가 우승을 차지하며 태국에서 벌어질 예정인 어센션에 참가한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 챌린저스 스플릿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했지만 무관중 경기로 진행했다.
이렇게 최상위 리그만 신경쓰고 하위 리그는 '그들만의 리그'로 진행된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국 내에서 발로란트 e스포츠에 득이 될 건 아무 것도 없다. 현재 발로란트를 배우기 위해 아카데미를 찾는 사람과 LoL을 배우기 위해 찾는 사람의 비율은 4대1이라고 한다. 발로란트의 경우에는 선수 출신 강사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은 오래 전부터 e스포츠서 특정 종목만 인기있고 다른 종목은 죽는다는 모습을 오랜 시간 동안 보여줬다. 하지만 발로란트가 이를 깨트렸다. 발로란트가 인기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선 VCT 퍼시픽도 중요하지만 챌린저스를 어떻게 키울지 고민해야 한다. 무턱대고 VCT 퍼시픽의 흥행만을 믿어서는 안된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