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우가 26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 보조 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V 승자조 경기에서 대만의 강호 '게이머비'를 제압하고 승자 결승에 진출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한 김관우는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으로 들어오는 김관우의 표정에는 여유가 묻어났다. 함께 자리한 강성훈 감독은 "중계를 안 한 것이 아쉬울 정도의 명승부였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실제로 김관우와 '게이머비'의 경기는 함께 시작한 경기들 중 가장 늦게 끝났을 정도로 치열했다고 한다. 그는 "굉장한 접전이었다. 1세트를 지고 시작했는데, 내가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했다"며 "그래서 두 번째 세트부터 그 부분을 보완해 나갔다. 그러면서 상대 선수가 답답해하는 것을 느꼈다. 그 부분을 잘 파고들어서 승리를 가져왔다"고 경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김관우는 앞선 경기를 마친 후 인터뷰에서도 '게이머비'를 가장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침내 실제로 상대했던 김관우는 "제가 예상했던 것과는 또 다른 픽을 가져왔다. 원래는 루시아를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루크를 골랐다"며 "하지만 루크에 대해서는 완전히 익숙한 상태였다. 오히려 편안한 마음이었다"고 '게이머비'와의 경기를 돌아봤다.
그는 첫 세트 패배 후에 대한 질문에 "처음에는 상대가 점프에서 오는 공격인 이른바 '대공'을 제대로 커트하지 못했다. 제가 하는 캐릭터인 베가의 약점이기도 하다"며 "그 부분을 상대가 집요하게 파고들길래 그쪽을 더 신경 썼다. 상대가 거기에서 답답해하면서 다른 쪽으로 풀려고 했는데, 그 부분까지 제가 역이용했다"고 설명했다.
대만의 강자 '게이머비'를 제압한 김관우는 동메달을 확보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기뻐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관우는 "아직은 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 제 앞에 있는 경기만을 생각하려고 한다. 다 끝나고 나서 기뻐할 생각이다"고 힘줘 말했다.
김관우의 다음 상대는 대만의 '올킹'이다. 그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선수인 만큼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방심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 김관우는 "오래전부터 안 선수다. 그리고 오래 안 만큼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은 알고 있다"면서 "그 부분을 신경 써서 이미지 트레이닝하면서 단단히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관우는 1979년생으로 한국 나이로 올해 45살의 노장이다. 그는 "e스포츠의 장점인 것 같다. e스포츠도 반응 속도 등의 신체 피지컬이 상관이 없진 않지만, 인종 간의 피지컬 차이 등에서 더 적게 영향을 받을 것 같다"며 "그리고 경험으로 더 얻을 수 있는 지식이 있는데, 그걸 활용하고 큰 무대에서도 실력을 낼 수 있는 노련함이 영양분이 돼서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승자조에서 승리하면 은메달까지 확보하게 되는 김관우. 그는 남은 경기를 앞두고 "그동안 연습했던 것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필기 해놓은 것도 있다. 그걸 보고, 자기 전에도 한 번씩 떠올리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최대한 노력해서 좋은 결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