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우가 28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진행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V' 결승전에서 대만의 '게이머비'를 4대3으로 제압했다. 풀세트 접전까지 가는 명승부였다. 1979년생 동갑내기 게이머들은 아시안게임 가장 높은 무대에서 명승부를 펼쳤고, 마지막 승자는 김관우였다. 김관우의 금메달은 한국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첫 번째 금메달이다.
경기 후 믹스트존을 지나가면서 짧게 소감을 밝힌 김관우는 "아직 경기가 더 있으면 좋겠다. 더 계속 싸우고 싶은 생각뿐이다"는 말을 남겼다. 이후 시상식을 마치고 다시 한번 믹스트존으로 들어와서는 "재밌었다. 게임을 왜 하겠는가. 재밌으려고 하는 거다"라는 금메달 소감을 밝혔다.
앞서 언급했듯 결승전은 풀세트 접전이었다. 김관우는 "그전에 싸워보고 이겨봤던 상대기 때문에 제 실수를 줄이면 조금은 여유 있게 이기지 않을까 싶었는데, 상대도 확실히 준비를 많이 해왔다"며 "그런 상황에서 저도 빠르게 이해하고 거기에 대항하는 움직임을 준비하느라 힘들었지만, 이기게 돼서 다행이다"고 설명했다.
김관우는 금메달을 따는 과정에서 단 한 번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았다. 패자조에 가지 않고 오직 승자조에서만 승리를 쌓아가며 시상식 가장 높은 곳에 자리했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그의 주 캐릭터인 베가가 함께했다. 김관우는 "베가를 한 것은 '스트리트 파이터 V'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였다. 7년 정도 됐다"며 "다른 캐릭터도 시도는 해봤지만, 베가 만큼 저에게 좋은 느낌을 주는 캐릭터가 없었다"고 베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관우의 금메달에는 전국 '스트리트 파이터'의 숨은 고수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한다. 전국 각지의 격투 게임 고수들은 한국e스포츠협회가 마련해준 연습실에 찾아와 김관우의 연습 상대가 돼주었고, 지방에 살아서 오기 힘든 이들은 온라인으로 접속해 연습을 도왔다고 한다. 김관우는 그들에 대한 감사 인사 또한 잊지 않았다.
이번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최고령 금메달리스트인 동시에 한국 e스포츠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긴 김관우. 그는 "정말 영광이다"라며 "한국 e스포츠 최초의 금메달로 남을 텐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국에서 금메달이 더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한국 e스포츠를 더 지켜봐 달라"는 말을 남겼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