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30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 센터 주 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준결승에서 A조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경기 한 때 3위까지 내려가는 등 불안한 모습을 잠시 보이기도 했지만, 침착한 경기력으로 모든 랩에서 1위를 차지, 총 50분 37초의 랩타임으로 A조 1위를 차지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으로 들어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국가대표 선수들의 표정에는 여유가 묻어났다. '티지' 김동현은 "주 경기장에서 해봤는데 생각보다 많이 떨리지 않았다.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했다.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했다. '비니' 권순빈은 "중국까지 찾아와 준 한국 팬들에게 감사하다. 경기장에서 딱히 긴장하거나 한 것 없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스포르타' 김성현은 "떨린 것은 없었다. 오히려 팬들이 와 줘서 도움이 됐다. 오늘 1등으로 마무리해서 기분 좋다"며 "그런데 아직 100% 전력투구를 한 것이 아니다. 결승전 잘 준비해서 오면 금메달 딸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반면, 컨디션 문제로 마스크를 끼고 나온 드라이버 '씨재' 최영재는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생각보다 조금 더 많이 떨렸던 것 같다. 준비한 게 잘 안 나온 것 같아서 결과는 굉장히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한국은 몇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운전 과정에서 차가 뒤집히기도 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고, 순간적으로 3위까지 순위가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집중력 있게 경기에 임하며 모든 랩에서 1위를 차지했다. 윤상훈 감독은 "실수가 나온 부분이 있는데,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실수다"며 "그리고 아직 저희가 100% 전력은 보여드리지 않았다. 내일 결승에서 100%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대만, 홍콩과 스크림을 가장 많이 했는데, 당시 대만 같은 경우에는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으로 느껴졌었다. 뭔가 숨기고 있는 것은 알고는 있었다"며 "확실히 본 경기에서는 본인들 실력을 보여주니까 순간적으로 3위까지 내려가는 장면이 나왔던 것 같다. 여기에 더해 중국도 아직 본실력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도 내일 100% 전력투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현재 마지막 남은 한국 e스포츠 종목이다. 앞서 열린 3개의 종목에서는 모두 메달 수확에 성공했다. 주장 '파비안' 박상철은 "저희 말고 다른 e스포츠 종목들이 모두 메달을 따서 기쁘다. 거기에 맞게 저희도 메달은 따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연습한 대로 계속하면 내일 금메달도 문제없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윤 감독 역시 메달을 약속했다. 그는 "김관우 선수의 40대 노장 투혼, 롤의 황제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것을 보고 저희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꼭 메달을 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현은 "지금까지 연습한 것이 헛되지 않도록 내일 좋은 모습 보여주면서 꼭 금메달 딸 수 있게 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