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의 김유민이 10일 서울 강남구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2023 FC온라인 eK리그 챔피언십 시즌 2 8강에서 에이블의 차현우를 2대0으로 꺾었다.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잠시 내려놓고 침착한 경기 운영을 보인 김유민은 베테랑 차현우를 상대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승리하며 4강에 진출, 지스타가 열리는 부산행 티켓을 확보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김유민은 "개인전 올라왔을 때 3~4위전, 결승을 부산에서 한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프로게이머를 한 이상 큰 무대에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그래도 16강 첫 경기만 잘하자는 마음이 컸다"며 "이번에 운도 따랐고, 제 할 것을 잘해서 기분이 좋다"는 말로 4강 진출 소감을 전했다.
김유민은 공격적인 스타일의 선수로 유명하다. 다만 그런 공격성으로 인해 그동안 다소 침착함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베테랑 차현우를 맞아서 침착한 수비를 기반으로 기회를 차분하게 살렸고, 결국 1, 2세트 통틀어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으면서 4강에 안착했다.
김유민은 "상대가 현우 형으로 결정됐을 때, 팀원들이 제가 공격적인 스타일의 유형이다 보니까 현우 형이 자신의 템포를 살릴 것이라고 조언을 많이 했다"며 "그래서 최대한 그 템포에 휘말리지 않게 제 템포를 가져가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고, 그런 쪽으로 준비를 잘한 것 같다"고 경기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김유민은 공식 경기 1위에 오르는 등 소위 '공경 패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그에 비해 프로 대회에서는 최정상급에서 경쟁하지는 못했다. 이번 시즌도 1라운드 팀전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팀전 마지막 날 극적으로 개인전 티켓을 획득했다. 이에 대해 질문하자 김유민은 미소 지었다.
그는 "이번 시즌 팀전을 하면서 이렇게 악플을 많이 받아본 적이 없다"며 "그때 좀 오히려 이걸 반등 삼아서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저도 프로게이머이기 때문에 최종적인 목표가 대회 우승이다. 그런 상황에서 공식 경기 잘하는 것도 어쨌든 잘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신경 쓰지 않고 대회 준비만 열심히 했다"고 강조했다.
차현우를 꺾고 4강에 오른 김유민은 전리품 제도를 통해 에토, 셰우첸코, 페드로 세 명을 가져왔다. 시그니처 선수인 에토를 포함해 셋 모두 김유민의 스타일을 살릴 수 있는 선수들이다. 김유민은 "전리품으로 세 명을 정했을 때 무조건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16강 드래프트 워스트로 뽑혔는데, 이 세 선수를 가져오면 절대 워스트라는 말은 나오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뽑았다"고 힘줘 말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