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은 16일 여수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펼쳐진 2023 한중일 e스포츠대회(ECEA) 2일차 진행된 배틀그라운드 종목서 결선에 진출했다. 한국팀은 1경기 일본, 2경기 중국을 상대로 맞아 두 경기 모두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윤상훈 감독과 '비니' 권순빈은 모두 결승 무대에 대한 확신에 찬 모습이었다. 윤상훈 감독은 오늘 경기에 대해 "예선전에서는 스크림 상황이나 구상한 작전이 모두 나왔다. 내일도 좋은 경기력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권순빈 역시 "8명이서 준비한 게 많다. 내일 열릴 결승전에 대해서도 중국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는 일반적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는 다르게 8명이서 한 팀을 이루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윤상훈 감독은 이에 대해 "아시안게임과 다르게 대인 사격이 가능한 모드다. 그부분에 있어서 재미면이나 적응면이 아시안게임보단 쉽다. 그래도 일반 대회와는 다르게 8명이 게임하다보니 다른 점도 있었다. 서로 오사격이 나오지 않고, 또 움직임이 겹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예선에선 그 부분이 실수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게임을 플레이하는 권순빈 역시 "일단은 네 명이서 리그와 다르게 8명이서 경기하게 되는데, 한국-중국-일본은 옷과 낙하산을 맞춰서 색깔로 구분할 수 있게 했다. 이름표가 안뜨다보니 연습상황에서 팀원을 죽이는 경우도 있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나왔다. 전략적으로 팀원들끼리 알아볼 수 있는 신호 같은 것을 짜서 적응할 수 있었다"는 차이점을 설명했다.
경기를 치르는 한국 팀의 주된 목표 중 하나는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설욕전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팀은 중국에 밀려 은메달을 거뒀다. 물론 은메달 역시 좋은 성적이지만, 한국 팀은 이번 대회에서 중국을 꺾고 설욕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오늘 경기를 마친 윤상훈 감독과 권순빈은 모두 설욕에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강하게 품었다.
윤상훈 감독은 중국과의 대결에 대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는 다르게 중국 역시 최선의 경기력을 내고 있다. 중국과 스크림 역시 많이 치뤄봤는데, 교전을 걸어보기도 했고 후반 교전도 해봤다. 선수들이 글로벌 대회를 다녀온 지 몇 일 되지 않은 상황이라 교전 감각이 글로벌 수준까지 올라왔다. 난잡하게 상황을 만들어 교전을 해도 이기는 상황이 나왔다. 처음에 한 명씩 안 잘리고 후반까지 몰고 가면 무조건 이긴다는 마인드가 있었다. 8명이 한 곳을 뚫으면 상대가 절대 막을 수 없다. 후반까지 끌고가는 경기가 주효했다. 내일도 감히 예상하자면 크게 어렵지 않게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또 권순빈 역시 지난 아시안게임과 이번 대회를 비교하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같은 경우 과녁을 쏘는 모드로 플레이했다. 점수를 먹는 팀이 이기는 게임이고, 전략 전술이 반을 차지한다. 사람을 쏘는 게임이 아니다보니 연습이 많이 된 팀이 이길 수 있는 게임이었다. 이번 한중일 대회는 대인 사격이 가능하다보니 게임 안에서 유동적 판단이 중요하고, 그것은 우리가 우위에 있다. 내일 한국이 많이 잘하지 않을까"는 예측을 내놨다.
물론 대회에서 어려운 점 역시 존재했다. 가장 큰 적은 시차 적응과 컨디션 관리다. 튀르키예에서 펼쳐진 PMGC에서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컨디션 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윤상훈 감독은 이에 대해 "12일 오후 10시에 한국에 도착해서 13일 아침 7시에 여수로 출발했다. 12시간 비행을 한 상태에서 선수들 컨디션이 좋지는 않다. 그래도 한중일 e스포츠대회에서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들이 자부심이나, 아시안 게임의 설욕전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다. 경기 일정이나 스크림 상황이 아시안 게임이나 일반 대회와는 다르게, 경기 수도 적고 스크림도 제한적이다. 그러다 보니 호텔에서 휴식하는 시간도 많아 컨디션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권순빈 역시 "한국 선수들은 평소에 모든 일상이 훈련이다. 터키나 말레이시아를 다녀와 바로 열리는 한중일 e스포츠대회에 참여해서 피로하긴 하지만, 훈련으로 적응된 상황이다. 연습에 진심인 상황이라 컨디션적으로는 최상이다"라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윤상훈 감독과 권순빈은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윤상훈 감독은 "사실 배그 모바일 선수들이 세계 대회를 많이 진출했고, 항상 약자로 분류됐다. 로드 투 아시안게임에서도 4등이었다.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마음가짐과 열정이 경기 결과가 바뀐다는 것을 모두 느꼈다. 그 때 인터뷰했던 내용이 이 선수들이 소속 팀으로 돌아가면 다른 결과를 낼 것이라 말했고, 이번 세계 대회에서도 그것을 보여줬다. 앞으로도 이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대회인만큼 꼭 종합 우승을 한국이 했으면 한다. 우리가 그 발판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권순빈 역시 "아무래도 한국은 배그 모바일 안에서 이미지가 쎈 편은 아니었다. 세계 무대에서도 한국 팀이 강하다는 것을 알릴 정도로 성적을 잘 거두고 싶고, 그러다보니 욕심도 있다. 어떤 대회든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여수(전남)=허탁 기자(taylo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