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재와 김윤중이 4일 서울 송파구 비타500 콜로세움에서 열린 ASL 시즌 17 24강 D조를 각각 조 1, 2위로 통과했다. D조는 시즌 개막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이른바 '죽음의 조'였다. 꾸준히 ASL 본선 무대를 모습을 보였던 정영재, 김윤중, 이제동에 더해 오랜만에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대회에 나서는 전태양이 한 조에 묶이며 누가 올라가도 이상하지 않은 조라는 평가를 들었다.
쉽지 않은 난이도의 D조를 가장 먼저 통과한 이는 시즌 15 챔피언 정영재였다. 정영재는 '라데온'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 전태양의 센터 배럭을 빠르게 발견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이후 힘 싸움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승리했다. '블리츠 Y'에서 펼쳐진 승자전에서는 이제동을 꺾고 올라온 김윤중을 맞아 초반부터 바이오닉 병력을 활용해 이득을 봤고, 끝까지 우위를 지키며 승리, 조 1위로 24강을 통과했다.
세 시즌 연속 16강에 진출한 정영재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오늘 전체적으로 제가 노렸던 게 잘 통해서 쉽게 올라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사실 우승하고 뭔가 우승할 때처럼 게임 잘되지 않더라. 창피한 경기력만 피하기 위해서 경기력에 중점 두고 준비하도록 하겠다"는 말로 16강 각오를 다졌다.
정영재의 뒤를 이은 D조 16강 주인공은 ASL 초대 챔피언 김윤중이었다. 승자전에서 아쉽게 패한 김윤중은 패자전에서 이제동을 제압하고 올라온 전태양을 상대했다. '레트로'서 열린 D조 마지막 경기에서 전태양의 견제를 침착하게 견디며 멀티를 늘려간 김윤중은 물량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고 4시즌 만에 ASL 16강에 복귀했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 나선 김윤중은 "진짜 오랜만인 것 같다. 사람들이 조지명식 가서 재밌게 좀 해주라고 말했는데, 네 시즌 만에 이뤄지니까 너무 좋다"고 진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팬들이 제가 예전보다 스타를 많이 하지 않으니까 포기를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어쨌든 올라갔으니까 그런 만큼 열심히 하겠다"고 16강 각오를 밝혔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이제동의 16강 진출은 좌절됐다. 김윤중과의 힘 싸움에서 밀리며 첫 경기를 패한 이제동은 전태양과의 패자조에서 견제에 휘둘리며 2패로 탈락했다. 오랜만에 스타크래프트 대회에 출전했던 전태양은 최종전까지 가며 분전했지만, 끝내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