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X가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24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 퍼시픽 시즌 파이널에서 젠지e스포츠에 1 대 3으로 패했다. 첫 세트를 따낸 DRX는 두 번의 연장 패배 후 마지막 4세트 역시 내주며 우승에 실패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편선호 감독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짙게 묻어났다. 그럼에도 선수들을 독려했다. 편 감독은 "패배하게 돼서 굉장히 아쉽다. 하지만 선수들이 충분히 잘해줬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그는 "1, 2주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결승에 올 거로 생각한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랬던 시기와 비교하면 정반대 상황이 된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승으로 마무리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해 아쉬운 건 사실이다"라고 경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DRX 입장에서 이날 경기 가장 아쉬웠던 순간을 꼽자면 아무래도 두 번째 맵이었던 '바인드'일 수밖에 없었다. 1세트 승리 후 두 번째 세트 역시 좋은 흐름을 가져갔지만, 중요한 순간에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결국 라운드 34까지 가는 장기전 끝에 눈앞에서 승리를 놓쳤다.
편 감독은 "마지막 집중력 싸움이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패배가 그렇듯 사소한 실수로 승부가 갈린다"며 "우리 선수들은 챔피언스에 진출한 16팀 중 가장 어리다. 그만큼 어리고 미래가 창창하지만, 그만큼 경험이 적다. 젠지보다 조금 부족한 부분이 그런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바인드'에서의 패배를 돌아봤다.
DRX는 2024년을 앞두고 리빌딩을 시도했다. 스테이지 2 개막 직전에는 팀의 레전드 '스택스' 김구택과 결별하기도 했다. 이런 큰 변화에도 DRX는 성장을 거듭했고, VCT 퍼시픽 스테이지 2에서 결승까지 오를 수 있었다. 편선호 감독은 지금까지의 결과를 놓고 봤을 때 리빌딩에 대한 만족감을 보였다.
편 감독은 "리빌딩이라는 건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한다. 그런 결정을 하면서 때로는 과감함도 필요하다"며 "미래를 모르는 상태에서 그런 결정을 하긴 쉽지 않지만, 선수들이 해온 과정을 봤을 때 내부적으로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리빌딩 과정에서 역할도 많이 바뀌었는데, 선수들이 잘 적응해 줬다. 생각보다 실력이 빨리 올라왔다.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이 대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편 감독은 "퍼시픽이 작년보다 경쟁력 있어졌다. 경쟁력 있는 정도가 아니라 퍼시픽 우승팀은 국제대회 우승도 가능하다고 보고, 퍼시픽 탑 4에 드는 팀은 국제대회에서 탑 6 정도라고 본다. 그 정도로 발전했다"며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이 과정을 돌이켜봤을 때 성장세만 놓고 보면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편 감독은 챔피언스 각오를 밝혔다. 편 감독은 "이 패배가 큰 경험이 될 거로 생각한다. 챔피언스가 바로 시작하기 때문에 패배의 아픔도 금방 잊힐 거로 생각한다"며 "이 정도 성장세면 챔피언스서 최소 4강 이상 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궁극적인 목표는 우승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