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X가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24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 퍼시픽 시즌 파이널에서 젠지e스포츠에 1 대 3으로 패했다. 천적이었던 페이퍼 렉스(PRX)를 최종 결승 진출전에서 '패패승승승'으로 꺾었던 DRX는 젠지와의 결승 1세트까지 따내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2, 3세트 승부에서 연장 끝에 패했고, 결국 이를 회복하지 못하고 네 번째 맵에서 무너졌다.
경기 직후 유병철은 쉽사리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경기 양상이었다. 경기 후 데일리e스포츠와 만난 유병철은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굉장히 많이 아쉽다. 두 번째, 세 번째 맵 다 저희 쪽으로 굳힐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기회를 잡지 못했던 게 너무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냉철하게 다음 대회를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서 유병철은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저희가 젠지보다 부족한 것이 팩트다"라며 "(챔피언스를 앞두고) 그런 부분을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DRX 입장에선 '바인드'와 '로터스'에서의 2, 3세트가 눈에 아른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두 세트 모두 연장까지 가는 승부를 펼친 가운데, DRX는 두 번 모두 경기를 끝낼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5명 모두 남은 상황에서 상대 3명을 정리하지 못하는 상황이 연달아 발생하며 결국 패했다.
유병철은 "젠지도 잘했고 저희도 좀 잘해서 치열한 양상이 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바인드' 연장 매치 포인트에서 5 대 3 상황이 있었고, '로터스' 연장서도 똑같이 5 대 3 상황이 있었다. 그런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이 패인이 됐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렇듯 아쉬움이 남는 결승전 패배였지만, 챔피언스를 앞둔 상황에서 볼 때는 분명 좋은 경험이었다. 유병철은 "저희가 리빌딩하면서 경험 있던 선수도 많이 나갔고, 패기 있는 어린 선수가 많이 채워졌다. 패기 있는 선수들에게는 경험이 조금 부족한 게 약간의 흠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그는 "그런데 이번 킥오프와 스테이지 1, 2까지 치르면서 경험치가 꽤 많이 충전됐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플레이오프 기간에 굉장히 많은 경험을 쌓았다"며 "그래서 저희 어린 선수들도 굉장히 자신감이 차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비록 패배했지만, 이 패배가 챔피언스를 위한 좋은 경험치가 될 거라고 믿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병철은 "퍼시픽에서 아쉽게 패배했지만, 이 패배로 액땜 한다 생각하겠다. 또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해서 챔피언스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항상 응원해 주는 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