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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가 만난 사람] 정인호 해설, "발로란트 e스포츠? 이제 스타가 나와야죠"

[김용우가 만난 사람] 정인호 해설, "발로란트 e스포츠? 이제 스타가 나와야죠"
워크래프트3 손오공 프렌즈의 감독 겸 선수로 활동했던 정인호 해설은 지난 2003년 선수 은퇴 이후 MBC 게임의 제의를 받고 해설자로 전향했다. 이후 오버워치, 스페셜 포스, 도타2, 액션토너먼트 사이퍼즈,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철권 등 다양한 종목을 중계했다. 정인호 해설은 여러 종목 중계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종목마다 출중한 해설 능력을 선보이며 많은 팬의 호평을 받고 있다.

정인호 해설은 2020년 출시된 발로란트로 전향해 '빈본' 김진영 해설과 함께 발로란트 리그 해설을 맡고 있다.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발로란트 국제 대회인 발로란트 챔피언스 서울서도 활동 중이다. 한국서 처음으로 열리는 발로란트 챔피언스를 해설 중인 그는 대회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젠지e스포츠.
젠지e스포츠.
◆ 우승 후보였던 젠지의 탈락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 퍼시픽 스테이지2와 마스터스 상하이서 우승을 차지했던 젠지e스포츠는 이번 대회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젠지는 그룹 스테이지서 팀 헤레틱스와 센티널즈에게 패하면서 퍼시픽 팀 중 가장 먼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국제 대회 참가가 많은 게 큰 이유인 거 같다. 젠지가 지난 2월에 열린 킥오프서 패자조부터 결승까지 거의 풀 세트로 올라갔다. 젠지로선 계속 우승하다보니 조합에 대한 변화 이유를 못 찾았을 거다. 반면 챔피언스에 출전하는 팀들은 분석력이 좋기 때문에 젠지의 습관을 파악한 뒤 카운터를 잘 쳤다. 분석이 됐는데 팀은 대회서 평소보다 경기력이 안 나왔다. 여러가지가 겹치면서 어려운 경기를 한 거 같다."

젠지가 탈락하면서 한국 팀 중 유일한 희망은 DRX가 됐다. DRX는 챔피언스 서울을 앞두고 '버즈' 유병철, '마코' 김명관과 함께 신인이라고 할 수 있는 '폭시나인' 정재성, '베인' 강하빈, '플래시백' 조민혁을 주전 라인업에 등록시켰다.

"지금 라인업이 '좋다, 안 좋다' 이야기를 하는 건 애매하다. DRX가 그렇게 리빌딩을 한 이유는 여러 국제 대회를 경험했을 때 전략 등의 문제가 아니라 판을 만들어놓고도 교전서 지는 경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대회 탈락을 많이 하면서 내부적으로 전략이나 팀 게임은 가르치면 되기에 에임(aim, 게임 내에서 조준점을 의미)이 좋은 선수를 발굴하자가 최대 목표였을 거 같다."

정인호 해설은 DRX가 3명의 선수를 1군으로 올렸지만 100% 라인업은 완성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완성보다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보는 게 맞을 거라는 이야기. 다만 DRX가 그룹 스테이지서 우승 후보인 프나틱을 잡았지만 플레이오프서는 센티널즈에게 패한 게 팀 헤레틱스와의 경기서 어떤 영향이 미칠지는 잘 모르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참고로 경기 전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팀은 18일 벌어진 패자 8강전서 팀 헤레틱스에 1대2로 패해 탈락했다).
[김용우가 만난 사람] 정인호 해설, "발로란트 e스포츠? 이제 스타가 나와야죠"
◆ 발로란트 챔피언스 중계 '영광'
2021년 독일 베를린에서 처음 시작한 발로란트 e스포츠 최고의 대회인 발로란트 챔피언스는 튀르키예,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거쳐 올해 한국서 진행 중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과 똑같은 발로란트 챔피언스가 한국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온라인으로만 중계하다가 오프라인으로 중계하는 것에 대해선 중계진으로서 영광이라고 했다.

"VCT 퍼시픽이 2년째 서울에서 열렸다. 중계를 하면서 든 생각은 모니터로 봤던 선수들을 현장서 소통하는 것이 굉장히 의미있다는 것이다. 이번 챔피언스 서울서 한국 팀이 결승은 아니더라도 경기가 열리는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까지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 팬들도 티켓팅을 열심히 하고 있고 제작진도 열심히 하고 있기에 많은 팬에게 조금 더 동기부여가 됐으면 한다. 지금 불안한 상황이지만 발로란트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소중한 추억일 거다. 중계진도 '열심히 하자'라는 이야기를 자주하고 있다."

발로란트 e스포츠 출범 이후 대회는 2023년부터 퍼시픽(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메리카스(북미, 캐나타, 라틴, 브라질), 중국으로 나뉘었다. 단일 지역으로 인정받은 중국의 경우 챔피언스 서울서 에드워드 게이밍(EDG), FPX, 트레이스 e스포츠, 빌리빌리 게이밍(BLG) 4팀이 참가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퍼시픽에 속하다보니 참가 팀이 다른 지역보다 적은 게 사실이다. 올해는 T1이 탈락했고 젠지와 DRX만이 티켓을 따냈다.

"사실 냉정하게 봤을 때 젠지가 올해 잘한 거지, 발로란트 권역별로 봤을 때 한국이 강한 지역은 아니다. 올해 젠지가 올라왔고 리빌딩에 들어간 T1도 내년에는 경쟁력을 가질 거로 예상되지만 중계진 입장서는 이 거에 대해선 말할 단계는 아닌 거 같다. 대회 주최 측에서 잘 해결해줄 거로 믿는다."
[김용우가 만난 사람] 정인호 해설, "발로란트 e스포츠? 이제 스타가 나와야죠"
◆ 발로란트 e스포츠의 인기? 순기능 때문.
2020년 출시된 발로란트 초창기 때는 '과연 e스포츠로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이 많았다. 한국 e스포츠는 오랜 시간 동안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스타1)와 리그 오브 레전드를 거치면서 특정 종목만이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e스포츠 역사상 FPS 종목은 성공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의구심은 더 커졌다.

하지만 발로란트는 시간이 지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PC방 순위서도 10.65%(18일 기준)로 리그 오브 레전드(39.80%)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더불어 아마추어 선수들을 육성하는 아카데미 관계자에 따르면 발로란트와 LoL 수강생 비율이 4대1이라고 한다. 발로란트가 인기를 얻기 시작했을 때인 2023년 초 아카데미서 발로란트 강사를 구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 건 유명 일화다.

"예전 어린 친구 사이서는 게임이 유행을 타면 자연스럽게 다 같이 하는 문화가 있었다. 지금 조카들에게 물어봐도 그런 문화가 존재한다고 하더라. 확실히 어린 친구 사이서 발로란트가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PC방 점유율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그리고 여성 팬덤이나 직관을 오는 분들의 확대는 한국 팀들이 대회서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 크다."

정인호 해설은 게임 내적으로 발로란트는 운적인 요소가 없으며 다양한 각도의 그림이 나오기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뻔한 게임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보는 입장서 재미있게 경기를 관전할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오버워치 등 타 종목에서 활동하던 선수들이 발로란트로 전향하면서 팬덤이 자연스럽게 흡수된 것도 크다고 강조했다. 결론을 놓고보면 특정 종목이 e스포츠를 할 때 필요한 순기능이 잘 돌아갔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인호 해설의 생각이다.

◆ 스타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발로란트가 e스포츠로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외부적으로 노출이 적다는 건 단점이다. 포털 사이트를 보더라도 발로란트보다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노출이 더 많다. 스타1 시절 '황제' 임요환(현 T1 스트리머)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었고 LoL에서는 T1 '페이커' 이상혁이 아직도 건재하다. 하지만 발로란트에서는 무언가를 휘어잡을 수 있는 스타 플레이어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발로란트를 상징할 수 있는 프로게이머가 나와야 한다. 국제 대회가 정말 어렵지만 우승을 한 번 더 해서 리그도 펌핑이 됐으면 한다. 또한 외부적으로는 일반 유저를 위한 프로모션이나 이벤트 이런 것을 많이 했으면 한다. 중계진 입장서 바라는 건 우리 머리에 남을 만한 역사적인 결승전이 나왔으면 하는 것이다. 젠지가 마스터스 상하이서 우승했지만 챔피언스서 정상에 오른다면 스포츠 적으로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가장 중요한 건 '페이커'처럼 모범이 될 만한 스타성 있는 프로게이머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정인호 해설은 챔피언스 서울서 젠지와 페이퍼 렉스 탈락, DRX의 위기 등 팬들이 서운해하고 속상해할 거지만 남은 경기도 많이 응원해줬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끝으로 그는 만약에 잘 안되더라도 언제 올지 모르는 챔피언스 대회이기에 현장에 와서 즐겨줬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끝으로 정인호 해설은 "발로란트 e스포츠에 대한 팬들의 성원은 잘 알고 있다"며 "저희 중계진들도 열심히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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