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진에어 그린윙스(해체)를 거쳐 광동 프릭스에 합류한 조성호는 2020년 GSL 슈퍼 토너먼트 시즌2부터 3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등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은퇴 후 입대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 대회서도 상위권에 입상했던 조성호는 2022년에는 GSL 10시즌 연속 코드S 라운드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그렇지만 조성호는 갑자기 개인 방송을 통해 두 번째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군 입대를 했다. 조성호가 은퇴를 선언한 이유는 열정이 사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스타크래프트2 대회 상황을 보면 조성호의 생각은 당연했다. 나이도 있었고, 미래를 생각해야 했기 때문이다. 유럽, 북미서는 신인 선수들이 나오고 있지만 한국은 풀이 끊겼다. 그냥 '그들만의 대회'였다. 강원도 홍천에 있는 부대서 통신병으로 근무한 조성호는 지난 2월 휴가를 나와서도 스타2 관계자들에게 돌아올 가능성은 0%라고 했다.
그렇지만 군 전역과 함께 스타2 선수로 복귀를 선언했다. 조성호는 전역 이후 랭크 점수를 올리기 시작했다. 스타2 선수들이 군 전역한 뒤 예전 실력으로 돌아오기 위해선 1년 정도 꾸준하게 연습해야 한다고 한다. 예외가 한 명 있었는데 전역 이후 3개월 만에 GSL 본선을 뚫은 팀 팔콘스 이병렬이었다.
"(선수로서) 느낌이라는 게 있는데 아직은 아닌 거 같다. 솔로랭크는 6,600점까지 올렸다. 이 정도면 선수들과 랭크 때 매치가 잡힐 수 있다. 이기고 지고 하고 있다. 온라인 토너먼트는 계속 참가 중인데 우승은 못 했다."
◆ 깜짝 젠지e스포츠 입단
4월에 전역한 조성호는 6월에 새로운 팀과 계약했다. 그 팀은 바로 젠지e스포츠였다. 젠지는 창단 이후 한 번도 스타2 선수를 영입한 적이 없다. 조성호가 젠지의 첫 번째 스타2 선수다.
"젠지와 계약할 때 정말 만족스러웠다. 젠지라는 팀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 주위 사람들도 젠지에 들어갔다고 하니 놀라더라. 군에 갈 때는 여지를 안 남기고 갔는데 저도 스타2 선수로 복귀할 줄 몰랐다. 전역 직전에 복귀하는 걸로 마음을 먹고 팀을 알아보는 과정이 너무 빨리 됐다.(웃음)"
선수 복귀와 함께 조성호는 결혼 준비로 바쁘다. 조성호는 9일 미용업을 하는 여자 친구와 평생을 함께 살기로 했다.
"아내도 선수 복귀를 한다고 하니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줬다. 사실 배려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걸 이해해 줬고 좋게 생각해 줘서 기뻤다. 유부남 게이머라는 수식어보다 함께 할 가족이 생기다 보니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기는 거 같다."
군 전역 이후 2달 만에 젠지 입단. 그리고 2024년 마지막 대회였던 e스포츠 월드컵 한국 예선 참가까지.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이제 조성호에게 필요한 건 실력을 끌어올린 온라인, 오프라인 대회서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 EWC 시드 받고 싶어... 대회 오프라인 우승도 원해
"실력이 많이 죽었다. 끌어올리는 게 힘들더라. 3개월 정도면 예전 실력을 찾을 수 있을 거 같다. 선수를 하는 데 있어서 나이가 많이 비중을 차지한다는 생각은 종종 하지만 내 한계를 정하고 싶지 않다. 그런 생각을 한다면 너무 슬퍼지기 때문이다."
조성호가 복귀를 선언했을 때 아내 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좋아했다고 했다. 복귀한다고 하니 군대 갔다 온 다음 조금 더 선수 생활을 이어갔으면 생각했다는 뒷이야기를 들려줬다고 했다. 군대 갔을 때는 확고했는데 입장이 바뀌다 보니 너무 기뻐했다고.
스타2 올해 정규 대회는 끝났다. GSL의 폐지 루머도 있었지만, 모든 데 e스포츠 월드컵으로 묻혔다. e스포츠 월드컵은 내년에도 한다. 대회를 주관하는 ESL이 내년 플랜을 공개할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내년에도 e스포츠 월드컵이 스타2가 들어간다면 좋은 성적을 내서 시드를 받고 싶다. 그거보다 좀 더 어려운 목표를 잡는다면 대회 오프라인 우승을 하는 것이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