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의 세계는 되게 냉정하다
김광희의 LCK 서머 성적은 2승 19패에 KDA 1.4다. 갑자기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이유에 대해 그는 인게임적인 부분도 있지만 게임 외적인 부분이 영향을 준 게 컸다고 했다. 그러기에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만약에 그 경기서 승리해 연승을 이어갔다면 팀 분위기나 방향성이 달라졌을 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프로 세계가 되게 냉정하잖아요. 결국 증명하지 못하면 당연히 뒤처질 수밖에 없죠. 서머 연습 과장 자체는 괜찮았는데 첫 경기(OK 저축은행 브리온)서 부진한 뒤 교체됐어요. 당시에는 분했고 아쉬움도 많았어요. 프로로서 자존심도 많이 상했는데 내가 잘해야 다시 주전으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마음 추스르고 연습에 몰두했습니다."
◆ 킹존에 있을 때가 가장 즐거웠다
중국 3부리그서 데뷔한 김광희는 지금은 사라진 일본 LJL 라스칼 제스터를 거쳐 2017년 롱주 게이밍(현 DRX)에 합류했다. '칸' 김동하의 백업 멤버로 있던 김광희는 두 차례 정규시즌 1위를 경험했다. 이후 킹존 드래곤X를 거쳐 젠지e스포츠로 이적한 김광희는 2년 연속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진출했고 2021년에는 4강에 올랐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있었던 킹존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때 같이했던 선배들도 너무 좋았어요. 2017년, 2018년에는 '프레이' 김종인, '고릴라' 강범현, '칸' 김동하, '비디디' 곽보성(kt 롤스터), '커즈' 문우찬, '피넛' 한왕호가 있었잖아요. 2019년에는 처음으로 주전이 됐는데 그때 한 팀에 있었던 기간이 저한테는 너무 즐거웠습니다."
2019년 주전으로 참가했던 리프트 라이벌즈서 열정적인 팬들의 응원을 경험했던 그는 2020년과 2021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롤드컵은 코로나19 때문에 무관중으로 진행된 것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지만, 아쉬움은 많이 남는다고 했다.
◆ '라스칼'의 미래
김광희는 DRX와의 2년 계약이 11월에 끝난다. 프로게이머 생활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서 미래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그는 시즌 중에는 경기에 집중해야 하기에 큰 틀에서만 생각했지만, 이제는 쉬면서 깊게 생각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군대 이슈가 없다고 가정하면 스스로가 만족할 만한 준비 과정을 거치겠죠. 준비 과정이 만족스럽고 좋은 성적을 낼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팀이 있다면 일단은 선수 생활을 더 하고 싶어요. 아니라면 코치 쪽으로도 도전을 하고 싶습니다. 코치를 하더라도 1년만 하고 군대를 가야 하는 거기에 먼저 갔다 온 뒤 새롭게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스칼' 김광희는 최근 예전 킹존 드래곤X 멤버들과 만난 사진을 공개했다. 그중에는 '데프트' 김혁규가 있었다. 김광희와 김혁규는 2019년 킹존서 한솥밥을 먹었다. 2019년부터 시작된 인연이 5년 째 이어지고 있다. 김광희에게 김혁규의 존재는 무엇인지 물었다.
"저를 의지할 수 있는 형이죠.(웃음)"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